[토요경제=전현진 기자]

오는 31일 개봉하는 영화 ‘베를린’은 배우 하정우, 한석규, 류승범, 전지현이라는 역대 최강 캐스팅과 류승완 감독의 3년 만의 스크린 컴백으로 주목 받고 있는 작품으로 국제적인 음모가 숨겨진 도시 베를린을 배경으로 각자의 목적을 위해 서로를 쫓는 추격전을 그린다.
지난 7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베를린’ 제작보고회는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한석규를 제외한 배우 하정우, 전지현, 류승범, 류승완 감독이 참석했다.
◇ 액션을 부르는 몸통 ‘하정우’
배우 하정우(35)는 영화 ‘베를린’ 촬영 현장에서 ‘액션을 부르는 몸통’으로 통했다. 하정우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와 ‘추격자’에서의 액션과는 다른 몸놀림으로 관객을 홀린다.
그는 “류승완 감독의 새로운 액션과 무술 때문에 처음에 걱정을 많이 했다”며 “이번 역할은 전문적인 프로 요원이기 때문에 액션을 처음부터 배워야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많은 액션 중 와이어 액션이 가장 힘들었다. 건물에서 창을 뚫고 뛰어내리고 전기 줄에 걸려서 떨어지고 유리 지붕 위에 뛰어내려야만 했다. 바이킹조차 타는 것을 싫어하는 터라 정말 공포고 힘들었다”며 “와이어 액션 촬영하는 날에는 도살장에 끌려가는 심정으로 세트장에 갔다. 내 몸을 더미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었다”고 덧붙였다.
영화 ‘베를린’은 한국 영화에서 이런 총격신이 있나 싶을 정도로 총격신의 수준도 높였다. 하정우는 “이번 영화를 통해 다양한 총을 접했는데 긴장이 많이 됐다. 좁은 공간 안에서 총격신이 이뤄지는 부분이라 화약이 어디서 터지는지 숙지를 하고 연기해야 했다”며 “실제로 화약을 두 번 맞았는데 아주 따끔했다. 새벽 취약 시간이었고 순간적으로 신경질이 올라왔다. 하지만 그것 또한 개런티에 포함된 부분이라 감수해야만 했다”고 너스레도 떨었다.
하정우는 무국적, 지문 감식까지 불가능한 ‘고스트’라 불리는 비밀요원 ‘표종성’이다. 베를린에서 자신의 존재를 철저하게 숨기고 활동하던 중 불법 무기거래에 실패함과 동시에 국제적인 음모와 배신에 휘말리게 된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조차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누구에게도 자신의 감정을 들키지 않고 배후를 밝혀내는 인물이다.
류승완(40) 감독은 “하정우가 초반에 액션 장면을 찍다가 다쳤다. 부상을 당한 날은 굉장히 심각했다. 해외에서 촉박한 상황이었기에 아픈데 참고 계속 촬영하겠다고 말하더라. 하지만 굳이 손을 걷어 올리며 손의 흉터를 보이는 신공을 펼쳤다. 결과적으로는 화약과 폭력을 가까이 하면서 살아가는 전문가의 모습을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 더 잔인해진 악역 전문 배우 ‘류승범’
류승범(33)과 류승완(40) 형제가 배우와 감독으로 또 만났다. 류승범은 류 감독과 ‘부당거래’(2010), ‘다찌마와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2008), ‘주먹이 운다’(2005), ‘아라한 장풍 대작전’(2004),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2000)를 함께했다.
류승범은 “류승완 감독이 날 이렇게 찾아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하다. 이 분마저 날 버리면 난 많이 힘들다. 이제는 감독님이 원하는 걸 알고 좋아하는 방향으로 연기를 개발하는 편이다. 호흡이 잘 맞으니 류승완 감독의 스크립트만 읽어도 캐릭터가 쉽게 잡힌다”며 “형제라고 해서 같이 가는 것처럼 오해를 안 했으면 좋겠다. 나도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고 감독님에게 예쁨을 받으려고 한다. 같이 간다고 해서 미워하지 말아 달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류승범은 최고 권력자 아들이자 피도 눈물도 표정도 없는 포커페이스 ‘동명수’다. 새 정권은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베를린을 장악하러 온다. 세계 최고 실력의 비밀요원 ‘표종성’(하정우)을 제거하기 위해 그의 아내 ‘연정희’(전지현)를 반역자로 몰아가며 숨통을 조이고 위협을 가한다.
류승범은 “이번 역할에 류 감독님이 많은 도움을 줬다. ‘사생결단’, ‘부당거래’에서도 착한 캐릭터는 아니었다. 하지만 전의 악역에 강한 한 방이 아닌 아프고 따갑게 괴롭히는 잽의 이미지로 접근했다면 이번에는 핵주먹 같은 느낌이다. 때려서 쓰러졌는데 다시 올려서 때리는 악역이다. 확인 사살까지도 카운터 펀치로 한다. 아주 조그만 개인의 탐욕을 위한 잔인함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 해보는 총격신에 대해서 “너무 재미있었다. 신나서 탄을 없애는 발사를 할 때도 내가 자처해서 쏜다고 했다. 가짜지만 내가 총을 쏘면 사람이 죽었다. 촬영 현장에서 친구들에게 문자가 오면 ‘나 오늘 네 명 죽였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제는 총을 쏘면서 눈도 안 감는다. 총격영화를 준비하는 분들, 캐스팅에 나를 고려했으면 좋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전지현(31)은 비밀요원 ‘표종성’(하정우)의 아내이자 베를린 대사관에서 통역관으로 일하는 ‘연정희’다.
전지현은 “‘도둑들’의 김수현보다 하정우와 호흡이 훨씬 좋았다”며 “현장에서 처음 뵙는데 진지하고 무거울 줄 알았다. 그러나 같이 작업해보니 유머러스하면서 가벼운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진지한 장면을 촬영할 때도 상황이나 현장에서 분위기를 무겁게 가져가지 않아도 가벼운 마음으로 좋은 모습을 뽑아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많은 걸 배웠다”고 밝혔다.
류승완 감독은 “전지현이라는 배우를 캐스팅한 게 의외였고 특별했다. 이 대본을 쓰면서 여주인공에 대한 이미지가 없었다. 비밀스럽고 음울하지만 아름다워야 했다. 하지만 전지현이라는 배우에게서 느껴지는 상징과는 달랐다. 미스터리한 비밀을 감추고 있는 역할로는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먼저 대본을 보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처음 지현이를 본 느낌은 수수하면서도 예뻤다. 이제껏 화면으로 봤던 느낌과 달랐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열의를 보여줬다. 우리 영화를 보면 이제껏 전지현의 모습과는 정말 다를 것이다. 또 이제야 말하는 건데 비밀리에 전지현이라는 배우를 외롭게 만들라고 지령을 내렸다. 그늘진 여자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찍히길 바랐다. 다행히 박찬욱 감독님이 편집본을 보고 ‘전지현 깜놀’이라고 표현해줬다. 전지현이라는 배우가 우리 영화에 함께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덧붙였다.
전지현은 “이 영화를 통해 류승완 감독님의 색깔을 잘 입은 것 같다. 영화 흥행을 떠나 굉장히 감사하다”며 “‘도둑들’과 다른 느낌이다. 상황이나 역할 등 기존과 다른 연기에 기대를 많이 해도 될 것 같다”고 자신했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