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영화는 큰 이자 낼 수 있을 것”

전현진 / 기사승인 : 2012-12-28 10:5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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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 첫 블록버스터 영화 ‘타워’ 도전

손예진은 ‘연애소설’, ‘클래식’, ‘외출’,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등 규모가 작더라도 드라마가 강하고 자신의 캐릭터 비중이 큰 작품을 골랐었다. 그러나 이번 영화는 수많은 캐릭터가 등장하고 드라마보다 볼거리가 상대적으로 큰 블록버스터 ‘타워’다.


지난 26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2월 25일 개봉한 ‘타워’는 시사회와 24일 전야 개봉 관객을 모두 더한 누적 관객이 55만2032명에 달해 흥행을 예고했다.


손예진은 가상의 108층 빌딩 타워스카이 푸드몰의 똑똑하고 친절한 매니저 ‘윤희’다. 김상경이 연기한 타워스카이 시설팀장 ‘대호’와 서로 호감을 품고 있는 것으로 그려졌지만, 두 남녀의 멜로는 거의 없다.


손예진은 “비록 내 캐릭터나 비중이 적다고 하더라도 지금 이런 대작, 2012년 대한민국 영화 기술의 최고치를 보여줄 수 있는 영화에 참여하지 못한다면 언제 또 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을 한 동시에 엄청난 흥행이 되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가졌던 것이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특히 “이제껏 CGV에 갔을 때 매표소 직원들이 ‘광해’, ‘늑대소년’ 등을 그린 티셔츠를 입고 있는 것을 보면서 부러웠다”면서 “그런데 얼마 전에 보니 CGV 직원들이 우리 ‘타워’ 티셔츠를 입고 있더라. 왠지 잘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며 즐거워했다.


순제작비 100억원을 상회하는 이 영화의 손익 분기점은 약 550만명이다. 손예진은 “지금까지 영화 15편을 하면서 폭발적인 흥행은 없었지만 손익분기점은 단 1편을 빼고 다 넘었다. 어쩌면 적은 이자이지만 안정성 높은, 한 마디로 은행 같은 배우였던 셈이다. 그런 내가 ‘타워’로 모처럼 과감하게 큰 이자를 내는데 도전하게 됐다”면서 ‘타워’가 부디 내게 가장 많은 수의 관객을 선물하는, 이제까지 했던 작품들과는 다른 의미로 내게 있어 가장 자랑스러운 영화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기존과는 다른 연기, 낯설었지만 새로운 시도였다”


103층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에서 일어난 화재 사건을 소재로 한 ‘타워’는 또 다른 가능성에 몸을 던진 작품이었다. 처음으로 도전하는 블록버스터 작품이자 그 동안의 작품들과 달리 여러 배우들과의 앙상블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타워’는 손예진에게 새로운 시도였다.


손예진은 “연기적으로 보여줄 것이 많은 캐릭터를 선택해왔다. ‘타워’에서는 ‘손예진이 왜 이렇게 안 보이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에 몰입하다 보면 그런 생각조차 없어질 것”이라며 장담했다.


이어 “전작들은 대부분 감정선이 중요했다. 촬영 끝까지 감정을 놓치면 안 된다는 긴장감 때문에 때로는 고통스러울 때도 있었다. 반면 ‘타워’는 여러 배우들과 함께 소통하고 호흡을 맞추는 게 먼저였는데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재난영화인만큼 몸을 써야 하는 액션 연기는 새로우면서도 낯설었다. 물에서 튀어 오르는 장면을 표현하기 위해 납덩이를 들고 내려갔다 올라오는가 하면 물탱크가 폭발하는 신에서는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물이 쏟아져와 카메라에서 갑자기 사라지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재난 상황에 대한 리액션도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손예진은 “그 동안 여성스러운 캐릭터를 많이 해서 제스처도 여성스러운 면이 있었던 것 같다. ‘윤희’가 평범한 여자 캐릭터인 만큼 어색하지 않게 행동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인물 개개인의 캐릭터보다 그들을 둘러싼 재난 상황이 도드라지는 작품이지만 배우 입장에서는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극중 손예진이 맡은 서윤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긍정적인 인물이며 재난영화의 전형적인 여자 주인공으로 어떻게 보면 개성이 없는 인물이다.


그녀는 “블록버스터에 나올 법한 캐릭터였기에 얼마만큼 매력적이고 다르게 만들 수 있을지를 늘 생각했다. 내면의 깊이를 보여줄 수도 없고 자칠 잘못하면 교과서적일 수도 있는 인물이지만 최대한 인물의 감정에 공감해서 편안하고 현실적으로 다가갔다”고 밝혔다.


생존자들이 엘리베이터 갇혀 있는 신을 촬영할 때는 실제로 죽음에 가까운 공포를 느끼기도 했다. 그녀는 “감독님 말에 따르면 18시간 동안 촬영을 했다고 한다. 대기 시간에도 웬만하면 엘리베이터 세트 안에 있었다”며 “마지막 탈출 직전 사투를 벌이는 장면이 있는데 나도 모르게 갇힌 공간 속 사람들의 호흡이 느껴졌다. 그 순간이 진짜처럼 다가왔다. 그때의 공포 때문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30대에 접어들면서 연기에 대한 여유 생겨…
손예진은 고등학교 시절 내성적인 성격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20대를 연기와 함께 보내며 조금씩 변화와 성장을 겪어왔다. 어릴 때는 생각이나 걱정도 많았던 그녀는 “지금은 조금 더 편안해졌다”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처음 연기를 시작했던 20대 초반에는 많은 것이 어색하고 힘들었으며 20대 후반에는 화면에서 보이는 자신의 모습에 싫증이 나기도 했다.


그녀는 “그때는 연기를 즐기지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때의 고통이 있어서 지금 편안함을 느끼면서 배우로 성장해가고 있는 것 같다”며 “그렇게 20대를 지나 30대에 접어들면서 한결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또 그녀는 “요즘은 스스로를 덜 힘들게 하자고 생각하는 편이다. 배우는 일이 끝났다고 해서 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없는 직업”이라며 “나를 너무 힘들게 하면 일도 잘 안 되고 지쳐 편해지려고 노력하고 생각도 많이 안 하려고 한다”며 웃었다.


그러나 연기에 대한 태도는 더욱 단단해졌다. 그녀는 “작품이 늘어날수록 기술적인 연기는 발전하지만 정체되기 쉽다. 스스로의 연기에 대한 잣대는 더 엄격하려고 한다”며 “이제는 20대 초반과는 다른 연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 나이 또래도 공감할 무르익은 느낌, 풍부한 감성을 보여주고 싶다. 어릴 때부터 꿈꿔온 감정들을 이제는 절절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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