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전 교수신문이 창간 20주년을 맞아 ‘우리 시대 公人에게 필요한 덕목은 무엇인가’라는 내용으로 전국의 대학 교수 55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적이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먼저 대표적 공인이라고 할 수 있는 대통령에 관해 물었다. 대통령에게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덕목은 무엇일까. 중요한 순서대로 세 가지를 골라달라고 했다.
교수들이 1순위로 가장 많이 뽑은 덕목은 ‘통찰력’(22.4%)이다. 한마디로 “현대 세계사의 흐름에 대한 문명사적 이해, 그리고 그 맥락 속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좌표에 대한 통찰력, 이를 바탕으로 한 ‘한국호’의 항진 방향에 대한 안목”(손동현 성균관대·철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순위로 많이 뽑은 대통령의 덕목은 통찰력에 이어 ‘소통능력’(15.3%), ‘신뢰’(14.0%), ‘정직’(8.9%), ‘갈등·이해관계 조정’(8.3%)이다. ‘소통능력’은 2순위와 3순위에서 가장 많이 선택했다. 소통 부재와 독단적 정책 추진은 이명박 정부 들어 계속해서 지적돼 온 문제점 가운데 하나다.
두 번째로 소통능력을 꼽은 교수가 많았다는 것은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해석된다. ‘갈등·이해관계 조정’ 능력은 1순위 선택에서는 다섯 번째에 그쳤지만 2순위, 3순위 선택에서 두 번째로 많이 거론됐다.
물론 이러한 교수들의 시각이 정답이라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이쯤은 되어야 한다’는 해석이 옳을 것이다.
그러나 이 조사에 제일 적게 나온 8.3%의 덕목, ‘갈등과 이해관계 조정’의 대목이다. 과연, 이 덕목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을 만한 것인가에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한마디로 순서가 뒤바뀌어도 한참 바뀌었다는 느낌이다.
그럼 갈등과 이해관계 조정이 왜 중요한가. 그것은 우리 모두의 삶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동 서간의 갈등, 세대 간의 갈등, 빈부격차의 갈등 등, 현실적으로 가장 시급한 덕목이자 대통령이 풀어야할 숙제인 것이다.
아마도 교수들의 조사 결론은 원론적인 덕목이였고 이 시대가 요구하는 군주의 덕목은 아니였나 싶다. 최근 대선 후 여권 주변에서 다시 특별사면설이 들리고 있다.
이와 관련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구상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정부가 특사를 구체적으로 검토할 수는 없겠지만, 이 대통령이 남은 임기 중 특사를 단행할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 당선인이 내세우고 있는 국민대통합이라는 국정 캐치프레이즈에도 부합할 수 있는 만큼 이 대통령이 박 당선인과 조율을 거쳐 특사 카드를 새 정부 출범 전 단행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실제로 청와대 측도 대선 기간 중 성탄절 특사설은 반박하면서도 “현 정부 임기 내 특사가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여지를 남겼다.
박 당선인 주변에선 특사설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특사는 현 정부의 몫인 데다 지금은 특사보다 더 중요한 업무가 산적해 있다”고 잘라 말했다. 지금은 논의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여건의 문제가 아니다. 특정인을 위한 정치적 사면은 그렇다 하더라도 일반인들에 대한 용서와 이해, 그리고 포용은 이뤄져야 한다. 용서와 포용이 없는 정권일수록 부패하고 독재화되는 것이다.
이점에서 ‘사랑과 포용은 용서에서 출발한다’는 진리를 박근혜 당선인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금이 박 당선인의 포용과 이해관계 조정을 시험, 실천할 때이다.
그들도 당신의 국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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