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동산투기억제 대책 실효성 높이자

이경화 / 기사승인 : 2017-06-27 09:4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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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정부가 서울과 경기 등 일부 재건축 지역을 중심으로 과열 양상을 보이는 부동산 시장을 잡기 위해 지난 19일 ‘칼’을 들이댔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약 50일 만에 내놓은 첫 번째 부동산 대책이다. 역대 모든 정부에서 거의 매달, 매 분기 투기억제책을 내놨으나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 시작해 수도권 신도시로 확산된 부동산 폭등세는 그칠 줄 모른 채 치솟기만 했다.


이번 주택시장 안정대책은 최근 국지적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투기우려지역을 확대하고 그에 따른 최소한의 규모에서 주택담보대출 규제(주택담보인정대출(LTV) 70%, 총부채상환비율(DTI) 60%를 각각 10%포인트 인하) 강화에 나서는 등 내용면에서 예상보다 낮은 수위로 안정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분석이다. 대출·전매 규제 등 인위적인 수요 통제가 오히려 부동산 시장을 왜곡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정부 대책 이후 투기세력은 일단 ‘눈치 보기’에 들어가면서 시장이 주춤한 모습이다. 집값 불안의 진원인 강남 재건축 단지는 거래 문의가 거의 끊겼다. 23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전주 대비 절반 수준으로 반토막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아파트값 폭등세를 가라앉힐 것으로 기대하는 정부와는 달리 강남 아파트값이 잡힐 것인지에 대한 시장 반응은 회의적이다. 이미 정부의 잦은 대책으로 시장에 면역이 생긴 탓이다.


강남 재건축 시장의 투기를 잡으려는 정부의 의지마저 의심받고 있다. 강남 4구의 5월 마지막 주 아파트 가격 주간 상승률이 0.55%로 2009년 6월 이후 8년 만에 최고치였고 일부 재건축 아파트는 한 달 새 가격이 1억 원 넘게 뛰었다. 정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번에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미룬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정부의 6·19 부동산 대책에 대해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는 대책이라기보다 현 시장을 진정시키고자하는 수요 억제책으로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수요와 공급의 시장원리가 녹아있지 않아서다. 당장은 재건축에 제동이 걸리면서 진정기미를 보일지 몰라도 결과적으로 신규공급 차단에 따른 강남지역 공급부족을 가중시켜 추후 집값이 더 폭등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강남의 집값 문제를 부동산 대책만으로 풀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부는 우선 강남 집값 폭등에 대한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강남 못지않은 교육·교통·생활 인프라를 갖춘 대체 주거지 개발 등 구체적이고 더 중장기적 시계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집값·전월세 안정 등 내 집 없는 서민의 마음을 헤아린 실효성 있는 대책을 조속히 내놓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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