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지난해 갤럭시노트7이 충전 중 불이 붙는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내가 쓰던 스마트폰은 갤럭시S4였다. 최소 4년 가까이 쓴 ‘오래된 전화’였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어쩌다 보니 별 다른 고장이 나지 않아서 그렇게 오래 쓰게 됐다.
물론 오래된 갤럭시S4는 사소한 불편함이 적잖게 있었다. 액정이 조금 푸르스름해진 것 같았고 인터넷이 느려진 듯 했다. 배터리가 금방 닳았고 카메라도 잘 찍히지 않는 듯 했다. 하지만 사소한 불편에는 금방 적응해버린 탓에 별 문제없이 전화를 사용했다.
스마트폰이 충전하다 불이 붙는다고 한다. 기껏 오래 전화를 쓰면 뜨거워진다는 것 외에 불편을 모르고 살았던 나에겐 꽤 놀라운 소식이었다. 그런데 갤럭시노트7의 발화 소식은 마치 해외토픽 정도 보는 것처럼 멀게만 느껴지는 뉴스였다.
1년 가까이 시간이 흐르고, 친하지는 않지만 알고 지내던 지인으로부터 갤럭시A8이 충전 중 불이 붙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충전단자의 후면이 새까맣게 타버렸으며 자칫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첫 번째 제보자는 동생이 사용하던 스마트폰이 갤럭시A8이었다. 이 제보자는 동생의 안위를 걱정하며 몹시 놀랐었고, 몹시 분노했다.
며칠 뒤, 두 번째 제보자가 나타났다. 이 제보자는 새벽에 잠들어 있던 아들의 방에서 갤럭시A8이 불이 붙었다고 한다.
아들방의 이불과 베개가 타버렸고 아들은 응급실로 급하게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약간의 연기를 마시고 팔과 다리에 1도 화상을 입었다.
자칫 아들이 큰 화를 당할 수도 있었던 만큼 아버지의 분노는 상당했다. 그는 서비스센터를 거치지 않고 삼성전자와 정면으로 맞설 기세를 드러냈다.
‘안전’이라는 것은 산업이나 건설현장에서만 쓰이는 말은 아니다. 공산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에게도 안전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스마트폰의 안전에 대해서, 이전에는 크게 걱정해 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 스마트폰 때문에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것은 상상해보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쩌면, 스마트폰 때문에 사람이 죽거나 다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아끼는 동생, 사랑하는 아들, 혹은 다른 어떤 가족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다.
안전하지 않은 것은 자신을 해치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아프게 한다. 제품을 만들고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들은, 사랑하는 가족이 쓴다는 생각으로 제품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스마트폰이 아닌 다른 것이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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