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과의 인터뷰를 위해 서울 소재 4년제 대학교 두 곳을 방문했다. 연말마다 그렇듯이 캠퍼스는 총학생회장 선거로 시끌벅적한 모습이었다.
총학생회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이들 중, A 대학교의 한 정ㆍ부회장 후보의 공약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학교 내 공간부족이 만성화한 상태로, 특히 도서관 열람실과 강의실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며 “당선될 경우, 책임지고 도서관 열람실과 강의실 수를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B 대학 총학생회 정ㆍ부회장 후보의 공약은 한 술 더 떴다. “등록금은 인상됐지만, 강의 수는 줄었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 까진 좋은데, “강의를 확대하기 위해선 교수의 수가 많아져야 한다. 교수 충원에 책임지고 나서겠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이 제기한 문제는 학생들이 직접 겪고 있는 문제로, 그 해결이 시급하다는 점은 인정할 만하다. 그러나 어떤 구체적인 방안으로 해결할 것인지, 과연 총학생회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부족하지 않았느냐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건물을 새로 짓지 않고서는 현실적으로 강의실이나 열람실의 확보가 어렵고, 총학생회가 인사권을 장악하지 않는 이상, 교수 충원은 불가능할 텐데, 총학생회가 자비로 건물이라도 짓고, 인사에 개입이라도 하겠다는 것인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점이기 때문이다.
표를 얻기 위한 인기 위주 선심성 공약은 사실 초중고 학생회장 선거 때부터 계속된 것이긴 하다. 학생회장 선거 때만 되면 후보들이 “에어컨이 없는 우리 학교에 에어컨을 설치하겠습니다”, “동성 친구들만 득시글거리는 이 학교를 남녀공학으로 만들겠습니다”는 따위의 공(空)약을 남발하지 않았던가.
대선이 2주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박근혜ㆍ문재인ㆍ이정희 세 후보의 TV 토론 생중계가 온 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다. 개인마다 지지하는 후보가 다르기에, 토론에 대한 평가 역시 각자 다르겠지만, 후보들의 토론이 정책과 공약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서로에 대한 공격 및 흠집내기 위주로 지나치게 흘러갔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대선 후보들이 ‘과거’보다는 ‘미래’를 놓고 토론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물론 그 미래는 ‘듣기만 좋은’ 미래가 아닌 ‘현실성 있는’ 미래여야 할 것이다. 달콤하지만 현실성도, 구체적인 방안도 없는, 그야말로 ‘대책 없는’ 공약만을 남발한다면, 한 나라를 이끌 대통령 후보들이 학생회장 후보들과 다를바 없다는비난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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