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공천 폐지로 부패정치 뿌리 뽑아야”

유상석 / 기사승인 : 2012-11-23 17:5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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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109] 권문용 前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회장 ②

“대한민국은 단 하나의 예외를 제외하면 모든 것이 발전하고 있다. 그 예외는 바로 정치다. 정치 수준만 발전한다면 대한민국은 모든 면에서 선진국이 될 텐데…”


정치판에 직접 뛰어들지 않은 일반 국민들이 많이 내뱉는 탄식이다. 3선 강남구청장을 지낸 권문용 前시장ㆍ군수ㆍ구청장협의회 회장도 이런 지적에 공감했다.


권 회장은 “한국의 국운은 상승하고 있다. 앞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가 되는 것도 꿈만은 아니다. 다만, 한 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바로 ‘도덕적인 지도자’가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앞날을 가로막는 단 한 가지 요인은 바로 ‘부패정치’”라며 말문을 열었다.


◇ ‘부패정치’ 척결할 인물이 차기 대통령 돼야
권문용 회장의 지적처럼, 대한민국의 정치는 경제력의 눈부신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국제청렴성기구(TI)가 발표한 ‘2011 부패인식지수’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10점 만점에 5.4점을 차지, 183개국 중 43위를 차지했다. 부패인식지수는 공무원과 정치인의 부패정도를 나타내는 척도다.


권 회장은 “이는 아프리카나 남미 지역의, 독재체제를 갓 벗어난 국가에서나 나올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하며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한국과 어울리지 않는 정치 수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다음 대통령은 반드시 ‘도덕정치’의 기초를 다질 수 있는 사람, 부패정치를 척결할 사람이 선출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권문용 회장은 “박근혜ㆍ문재인ㆍ안철수 세 후보 모두 개헌을 이야기한다. 들어보면 세 후보가 하는 이야기는 모두 비슷한 내용이다. 국민에게 와 닿지도 않는다. 세 후보 중 누구라도 ‘부패정치 척결’을 공약으로 내세우면 국민에게 와 닿는 정치혁명이 될 텐데,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며 대선 후보들에게 쓴소리를 던졌다.


권 회장은 언론을 향해서도 고언(苦言)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후보들과 관련된 보도가 많이 쏟아지는데, 어느 언론도 ‘부패정치 척결’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누가 ‘재벌 때리기’를 더 세게 하는가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뭐가 문제인지’만 지적하고 ‘해결책’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는 언론의 보도에 안타까움을 느낀다”는 그는 “현상보도에만 치중하고, 본질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외면하는 태도는 독자에 대한 배신이다. 언론의 소명의식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말로 따끔하게 충고했다.


◇ 부패정치 척결하려면 ‘정당공천’ 폐지해야
권문용 회장이 지적한 부패정치의 근본 원인은 바로 ‘정당공천’제도다. 국회의원 후보를 정당이 공천하고, 지방자치단체장 및 의원을 사실상 그 지역구 국회의원이 공천하는 것이 낙후정치의 뿌리고 원흉이라는 것이다.


권 회장은 “정치에 입문하고자 하는 이들은 공천을 받기 위해 공천권자에게 잘 보이려하기 마련이고, 이 과정에서 돈이 오가게 된다. 즉, 매관매직(賣官賣職)이 공공연히 이뤄지는 것이다. 비싼 돈을 지불하고 원하는 바를 이룬 자들은 ‘본전’ 생각에 부정부패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 부하 직원에게 뇌물을 요구하기도 하고, 비자금을 조성하기도 한다. 또 이들이 더 높은 지위에 올라 공천권을 장악하게 되면 이런 악순환이 계속된다. 한국 정치는 망국을 향해 돌진하는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지적했다.


그래서 권 회장은 정당공천제도의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부패정치를 척결하기 위해서는 공천권을 정당이 아닌 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이로써 △진정한 민주주의 실현 △국민통합 △정치경쟁 도입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 회장은 “우선 대표 선출권을 당대표ㆍ정치 권력자ㆍ권력자의 측근 등이 아닌 국민에게 돌려줌으로써 그들이 국민의 권리를 남용하는 것을 방지해 진정한 민주주의를 완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진정한 민주주의는 지방자치의 바탕 위에서만 가능하다”며 “우리나라 정치판은 영남과 호남의 대결 양상을 보이는 탓에 지역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 지역감정도 따지고 보면 지방분권이 제대로 되지 않은 탓이다. 가령, 경상도 출신 인물이 대통령이 되면 경상도만 밀어준다. 전라도 주민들은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권력이 대통령에게 집중돼있는 상황이니 당연한 현상이다. 그래서 지방분권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각 지방정부는 해당 지역 발전에 전력을 쏟을 수 있게 되고, 지역 격차가 해소돼 자연히 국민 통합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국회의원이 지방자치단체장의 공천권을 장악하고 있는 현실에서는 현 권력자가 자신의 경쟁상대를 사전에 배제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며 “정당공천을 폐지해 부패의 고리를 끊어내고 정치경쟁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대통령 후보들의 정책 토론을 접할 기회가 많을 것이다. 다른 그 어떤 공약보다도 ‘부패정치 척결’을 약속하는 후보를 선택해 달라.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정치 낙하산’과 다름없는 각종 ‘정당공천제도’ 폐지를 다짐하는 후보를 뽑아 달라. 특히 국회의원에게 시ㆍ군ㆍ구청장 공천권을 주는 건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것과 다름없다. 매관매직을 뿌리 뽑을 ‘의지’가 확실한 사람을 선택해 달라”


권 회장이 독자에게 꼭 남기고 싶다는 부탁의 말이다.


부패정치 척결과 진정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계속 발로 뛰고 있는 권문용 회장. 그의 노력 덕분에 미래 대한민국의 ‘부패인식지수’는 정상에 이를 것으로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 권문용 회장은…
1943년 충남 연기(지금의 세종시) 출생. 경기고ㆍ연세대를 거쳐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학위 및 美 Authur.D.Little 대학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67년 제4회 고등고시 행정과에 합격한 이래 국무총리 기획조정실ㆍ경제기획원에서 공직 생활을 거치고,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 부이사장을 역임했다. 지난 1995년부터 2006년까지 3선에 걸쳐 서울 강남구청장을 지낸 그는 현재 前시장ㆍ군수ㆍ구청장협의회 회장 외에 연세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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