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삼성화재 … 또다시 지켜낸 '절대강자'의 위용

박상우 / 기사승인 : 2014-04-04 11: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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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7연패, 20년 감독 신치용의 조직력 배구와 흔들림 없는 용병 신화

[토요경제=박상우 기자] 외국인 선수 아가메즈가 결장한 현대캐피탈에게 1차전을 내줄때만 해도 흔들림이 감지됐다. 그러나 늘 그랬듯이 위기는 위기일 뿐이었다.


그리고 결국 마지막에 남는 것은 삼성화재였다. 1패 뒤 내리 2승을 따냈던 삼성화재는 지난 3일, 지난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NH농협 2013-2014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홈팀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0(25-18, 25-22, 25-22)으로 제압하고 최강의 자리를 지켜냈다.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7년 연속 왕좌를 차지했다. 이전까지 우리나라 프로스포츠에서 최다 연속 우승 기록은 WKBL 여자농구에서 신한은행이 갖고 있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07년 겨울리그부터 2011-2012시즌까지 6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프로스포츠의 신기원을 이룩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신한은행은 우리은행에게 우승을 내주고 연속우승을 마감했고, V-리그 남자부에서 삼성화재는 대한항공을 제압하고 신한은행의 6연패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리고 올 시즌, 드디어 새로운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삼성화재의 V-리그 제패는 통산 8번째다. 또한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모두 차지하며, 3시즌 연속 통합 우승의 기록도 함께 달성했다.


삼성화재는 올 시즌 베테랑 석진욱이 은퇴를 했고, FA 시장에서 '월드 리베로' 여오현을 라이벌 현대캐피탈에 내줬다. 지난 1월 대한항공과 류윤식, 황동일을 받고 강민웅, 전진용을 보내는 2대 2 트레이드를 이례적으로 시즌 중에 단행할 만큼 많은 변화를 겪어야 했다. 전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삼성화재를 이끌고 있는 신치용 감독마저도 어렵다는 말을 자주 꺼냈다. 그러나 결과는 통합 우승이었다.

여오현의 빈자리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이적해 온 이강주가 훌륭하게 채워냈고, 영원한 ‘현대맨’일 것 같았던 이선규도 삼성화재 특유의 조직력 배구에 녹아들었다. 또한 지난 두 시즌 동안 연속으로 리그 세터상을 수상한 유광우의 안정적인 볼 배급도 삼성화재가 정상을 지킨 원동력이었다.
무엇보다도 데려오는 외국인 선수마다 리그를 지배하는 알짜용병 효과가 어김없이 올해도 이어진 것이 삼성화재 우승의 가장 큰 이유다.

삼성화재는 지난 2005-2006시즌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 영입했던 미국 국가대표 출신의 윌리엄 프리디가 기대에 못 미치기는 했지만 브라질 출신의 레안드로를 시작으로 외국인 선수 성공 시대가 열렸다. ‘크로아티아 특급’으로 불린 안젤코 추크부터는 ‘용병 대박’의 역사가 시작됐으며 2009년부터 세 시즌을 활약한 캐나다 출신의 가빈 슈미트는 삼성화재를 ‘가빈화재’로 부르게 할 정도의 파괴력을 자랑했다.
그리고 지난해부터는 쿠바 출신의 레오가 가빈 못지않은 활약으로 위력을 떨치며 삼성화재의 통합 우승을 견인했다.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에 1188득점, 공격 성공률 58.34%으로 득점상과 공격상을 차지하고 정규리그 MVP와 챔피언 결정전 MVP를 독식했던 레오는 이번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134득점, 57.33%의 공격 성공률을 자랑하며 기자단 투표에서 28표 중 26표를 얻어 2년 연속 챔피언 결정전 MVP에 올랐다.
특히 삼성화재의 안젤코와 가빈, 그리고 레오 등은 삼성화재가 선발하기 전까지 다른 팀의 외국인 선수들에 비해 그다지 인지도가 높은 선수들이 아니었다. 오히려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 부분에서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대한항공은 네맥 마틴, 에반 페이텍, 마이클 산체스 등을 영입했고, 라이벌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활약한 리베르만 아가메즈를 비롯해, 맷 앤더슨, 헥터 소토, 미차 가스파리니, 달라스 수니아스 등 이름값에서 한 수 위인 슈퍼스타들을 끌어 모았지만 삼성화재를 넘어서지 못했다.

이번 챔피언 결정전을 계기로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선수’ 라는 수식어까지 얻게 된 삼성화재의 레오는 MVP를 차지한 뒤 “다른 리그는 갈 생각이 없다. 한국에서는 삼성화재가 아니면 다른 팀에서도 안 뛸 것이다. 삼성화재가 지금의 나를 만들어줬다”고 말해, 다른 팀들의 고심을 더욱 깊게 했다.
한편, 삼성화재 배구단의 창단감독으로 지난 1995년 사령탑에 올라 19년째 한 팀에서만 감독직을 수행 중인 신치용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팀의 우승 횟수와 동일한 수의 챔피언 기록을 갖게 됐다.
성적에 따라 당장 내일을 장담하지 못하는 프로 지도자의 세계에서 국내 최장수 감독의 기록을 경신해가고 있는 신치용 감독은 프로 사상 최초의 7연패에 대해 “영광스러우면서도 쑥스럽다”라고 말하면서, “부끄럽지 않은 팀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또한 “감독이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선수들에게 나쁜 것을 가르치게 된다.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더 우승을 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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