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들 상품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오랜 기간 우리와 함께해온 이른바 장수 상품들이다. 최근 특허청이 우리나라 상표법이 시행된 1949년 이후 등록된 상표 중 최고 장수상표를 뽑아 그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외를 통틀어 최고 등록상표로는 '샘표식품 주식회사'가 선정됐다. 1945년 5월에 상품으로 등록해 지금까지 무려 57년 2개월간 같은 상표를 사용해 온 것이다. 반세기 넘게 사용해온 상표답게 국민들 뇌리에 '샘표'하면 자연스럽게 '간장'이 떠오를 만큼 고유명사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1946년 충무로에서 창업한 샘표식품은 1954년 ‘샘표 간장’이라는 상표로 제품을 내놓았고, 여기서 샘표는 ‘샘물처럼 솟아라’라는 의미라고 한다. 가정에서 간장 담그는 일이 줄어들면서 샘표간장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50여년간 이어져온 샘표는 오늘날 세계 62개국에 수출되며 한국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 회사의 뒤를 이어 다수의 간장제조사들이 후발업체로 뛰어들었으니 가히 간장업계의 원조라 할만하다.
외국기업으로는 미국 펩시콜라 주식회사의 청량음료 사이다 등을 상품으로 등록한 상표가 56년 9개월의 역사를 뽐냈다. 이밖에 소주로 유명한 진로상표가 56년, 영국 시바스 홀딩스 리미티드의 상표는 50년, 화장품으로는 주식회사 아모레퍼시픽그룹이 52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50년 넘은 등록상표로 이름을 올렸다. 핸드백으로는 금강상표가 30년, 프랑스 루이뷔통 말레띠에 상표가 32년의 시간을 소비자와 함께 호흡했다. 자동차 부분의 현대자동차 주식회사 상표도 32년의 녹록지 않은 역사를 자랑했다.
이번에 선정되진 않았지만 상표법 시행 이전의 국내제품으로는 이보다 훨씬 긴 역사를 자랑하는 브랜드도 있다. 1897년에 출시된 동화약품의 '부채표 활명수'는 이미 100년을 훌쩍 넘겼다. 해태제과의 '연양갱'은 66년, 롯데칠성음료의 '칠성사이다'는 61년이나 된 상품이다.
유통시장에서 한 기업이 오랜 시간 고수해온 상표는 자연스럽게 브랜드파워를 갖추게 된다. 즉 소비자들로 하여금 그 제품을 구매토록 하는 일종의 소구력으로써 기능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수 십년간 한 이름을 지켜온 스테디셀러 상표가 나오기까지는 상표권자의 숨은 노력이 뒷받침하고 있다고 한다. 다름아닌 상표권자가 상품의 생산 및 광고 활동 외에도 따로 전담조직을 둬 상표를 지속적으로 철저히 관리한 노력의 흔적인 것이다.
그만큼 한 상품을 수 십년 넘게 지켜낸 기업의 옹고집 또한 높이 살만하다 하겠다. 그것은 단순한 시간의 개념을 넘어 소비자와의 약속을 지켜온 장인정신의 산물이자, 일종의 훈장과도 같은 것이다. 한결같이 같은 이름을 고수하고 꾸준한 품질의 제품을 내놓다 보니 어느새 소비자들에게도 친근한 이미지가 되고 신뢰의 상징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이같은 상품들은 단순한 식별의 수단 뿐 아니라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척도가 되고 있다.
특히나 수없이 많은 상품들이 쏟아졌다 거품처럼 사라지는 시대에 스테디상품들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그것은 기업이 근시안적인 마인드로 단순히 상품을 만드는데만 급급해 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오래도록 아끼고 사랑할 수 있을 상품을 만들라는 일종의 경종이다.
우리의 기업들이 시장에서 장수상표는 곧 브랜드파워가 되고, 그것이 기업의 경쟁력이자 가치임을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
<토요경제 이완재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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