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천·강남인강 신화 주역"

유상석 / 기사승인 : 2012-11-16 15:5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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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109] 권문용 前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회장 ①

“‘강남인강(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이요? 수험생들에겐 정말 고마운 존재죠. 최소한의 비용 만으로도 유명한 선생님들의 강의를 들을 수 있게 해주니까요. 덕분에 저도 많은 도움을 받았지요” 서울시내의 한 4년제 대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우현정(20) 씨가 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을 평가한 말이다. 그러면서 우 씨는 이런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강남구청은 어떻게 ‘강남인강’을 만들 생각을 하게 됐을까요? 지방자치단체에 불과한 강남구가 전국의 수험생을 위해 인터넷 강의를 실시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그래서 <토요경제>가 ‘강남인강’을 만든 인물을 만났다. 강남구청장 출신의 권문용 前시장ㆍ군수ㆍ구청장협의회 회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 ‘강남인강’으로 ‘교육평등’ 실현
권문용 회장이 ‘강남인강’을 만들게 된 계기는 장애인 학생을 둔 한 학부모와의 만남이었다. 권 회장은 “강남구청장 재직 시절 수서동 새마을 부녀회장이 한 중년 여성을 나에게 데려왔다. 이 여성은 ‘우리 아이가 학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이라는 신체적 한계도 있고, 집안의 경제적 사정도 어려워, 아이를 제대로 교육시킬 수 없는 현실에 처해 있다’고 도움을 요청해왔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비슷한 사정에 처해있는 장애학생 10여 명을 알게 됐고, 이들에게 질 높은 교육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대치동 학원연합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강남의 유명 학원에서 수강할 수 있게 해준 것이다.


그러나 장애학생들은 학원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다. 높은 학구열 덕분에 학원 수업 내용을 따라가는 덴 어려움을 겪지 않았으나, ‘가난한 장애 학생’이라는 이유로 다른 학생들에게 따돌림을 당했기 때문이었다.


권 회장은 “이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장애학생들을 위한 배려가 예상치 못한 변수 때문에 오히려 상처가 됐기 때문”이라며 “그 후, 국장 등 실무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 결과 우리 대한민국이 보유한 세계 제일 IT 인프라에 주목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터넷 동영상 강의를 개설해, 누구든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저렴한 비용으로 질 높은 강의를 들을 수 있게 해야한다는 결론을 이끌어낸 것이다.


‘저렴하기만 한 강의’가 아닌, ‘가격은 저렴하지만 질은 최고인 강의’를 만들기 위해 권 회장은 “최고의 강사만을 초빙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이 원칙을 관철하기 위해 그는 수능 강의의 소비자인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에 나섰고, 조사 결과를 토대로 각 과목별 최고의 실력을 갖춘 강사 명단을 만들었다.


그 후, 권 회장은 각 강사들을 상대로 직접 섭외에 나섰다. 이름 높은 ‘스타 강사’들이 권 회장의 진심어린 설득에 흔쾌히 응했다. 강사들은 “교육에 종사하면서도, ‘돈만 바라보고 일한다’는 자책감에 시달려왔는데, 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에서 강의할 기회가 생겨, 이런 마음의 빚을 지울 수 있게 됐다”며 입을 모았다.


‘강남 인강’을 만든 후,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에 대해 권문용 회장은 “강남구민은 물론, 전국의 수험생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보람을 느낀다”며 “특히 흑산도 결손가정 자녀들과 소년원 청소년들에게 도움을 준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강남구의 자매결연 지자체인 전남 신안군 흑산도의 조손가정 학생 10인과 고봉산업정보학교(옛 서울소년원) 재소 청소년 2인에게 강의와 교재를 무료로 제공했다. 이들 12인의 학생들은 모두 대학 진학에 성공했다.


권 회장은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는 헌법 제31조 ①항을 언급하며 “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을 통해 평등권의 실질적 실현을 이뤄내게 돼 기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 양재천 복원, 자연 복원의 ‘모범 사례’
‘강남인강’ 외에 권문용 회장의 업적을 하나 더 꼽는다면 단연 ‘양재천 복원’이다. 권 회장은 강남구청장 재직 당시, 강남구에 녹지가 부족하다는 점을 항상 안타깝게 여겼다.


‘녹지를 되찾자’고 항상 다짐하던 그는, “대모산 등산을 다녀오던 어느 휴일, 오수로 뒤덮인 양재천을 보고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의 기억을 되새겼다.


양재천을 시민의 품으로 되돌리기 위해 그는 하천을 뒤덮고 있던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구석구석에 작은 고무댐을 만들었다. 이 고무댐은 물을 걸러낼 뿐만 아니라, 댐 내부에 생긴 이끼가 오염물질을 갉아먹어 물을 정화하는 역할도 한다는 것이 권 회장의 설명이다.


양재천의 악취가 사라지자 사람이 몰리기 시작했고, 양재천을 찾는 시민을 위해 강남구는 산책로를 조성했다. 이 산책로는 숲이 되고, 숲이 넓어지자 곧 녹지가 됐다. 지금은 잉어와 다슬기가 살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한 환경을 자랑하는 양재천은 초등학교 교과서에 ‘자연 복원의 모범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권문용 회장은 “양재천 복원은 청계천 사업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수준으로 인공하천을 만든 청계천과는 달리, 양재천은 자연 하천 위를 덮고 있던 콘크리트를 걷어낸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 “청계천 조성에 1000~2000억의 막대한 예산이 들었고, 완공 이후에도 막대한 유지비가 들어가고 있는 것과는 달리, 양재천 복원 사업엔 200억 정도가 필요했을 뿐이다. 그 200억 중, 삼성이 ‘1사 1하천 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100억을 지원했기 때문에, 강남구가 실제로 소비한 돈은 100억이다. 자연하천이기 때문에 청계천과 달리 별도의 유지비가 필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권 회장은 “‘강남인강’을 통해 양질의 교육을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교육의 평등, 기회의 평등을 실현해내고, 양재천 복원사업을 통해 강남에 녹지를 조성, 시민의 휴식처를 제공한 것이 내 인생 최고의 보람이자 자랑거리”라고 자평했다.


강남구청장으로 재직하면서 성공적인 교육혁명과 환경혁명을 이끌어온 권문용 회장은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국민에게 더 큰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다”는 희망을 드러냈다. (※다음 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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