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 대표팀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이미 예고한 바와 같이 오는 27일과 31일, 우즈베키스탄과 뉴질랜드를 상대로 갖는 우리나라 축구 A대표팀의 올 해 첫 국내 평가전에 차두리를 대표로 소집했다. 차두리에게 A매치 은퇴무대가 되는 셈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기 전 차두리와의 면담을 통해 국가대표팀 은퇴 의사를 재확인 했다며 대표팀을 위해 자부심을 갖고 활약했던 선수에게 은퇴경기를 치를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많은 선수들이 은퇴행사를 치렀던 것과는 달리 선발로 경기에 나서 경기를 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차두리는 A매치에 75경기를 소화하며 대한축구협회의 공식 은퇴식 개최 조건을 충족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관중석에서 내려와 꽃다발을 받고 은퇴하는 것보다 은퇴경기를 직접 뛰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며 직접 차두리의 은퇴경기 출전과 은퇴식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차두리는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는 결장하고 29일부터 대표팀에 합류해 31일 펼쳐지는 뉴질랜드와의 경기에 선발로 출전할 예정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차두리가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전반 종료 직전에 교체하여 관중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은퇴식은 이전의 선배들과 마찬가지로 하프타임을 통해 진행된다.
국가대표로서 은퇴경기를 치르고 대표팀에서 떠난 것은 황선홍 포항스틸러스 감독과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에 이어 차두리가 두 번째다. 황 감독과 홍 전 감독은 2002년 월드컵 4강의 위업을 함께 견인한 뒤, 2002년 11월 20일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은퇴경기와 함께 은퇴식을 치르고 대표팀을 떠난 바 있다.
실력을 인정받기 전, ‘축구 선수 차두리’ 보다 ‘차범근의 아들 차두리’로 먼저 유명세를 탔던 차두리는 지난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에 중용되기 시작했으며 섬세하고 정교한 플레이보다는 강인한 체격조건과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플레이 스타일로 많은 인기와 관심을 받았다.
2002년 월드컵 이후 TSV 바이엘 04 레버쿠젠에 입단하며 해외진출을 이루어낸 차두리는 처음의 포지션이었던 공격수가 아닌 측면 수비수로 자리를 옮기며 DSC 아르미니아 빌레펠트, SG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FSV 마인츠05, TuS 코블렌츠, SC 프라이부르크 등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를 중심으로 활약했다.
2010년부터 2년간 스코틀랜드의 셀틱 FC에서 활약하기도 했던 차두리는 포르투나 뒤셀도르프를 거쳐 지난 2013년 K리그에 모습을 나타냈고 FC서울에서 선수생활의 마지막 불꽃을 불태우고 있다.
대학생 시절 한일월드컵에 참가해 4강의 영광을 함께한 멤버로 기록됐지만 2006 독일 월드컵과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대표팀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1월 호주에서 펼쳐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국가대표로 합류하여 맏형임에도 불구하고 지칠줄 모르는 체력과 강인한 몸싸움, 그리고 특유의 스피드로 대표팀의 우측 측면을 담당하며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냈다.
한편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아시안컵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을 중심으로 대표팀을 꾸렸다. “국가대표팀은 선택받은 선수들만 들어올 수 있는 곳”이라며 “대표팀의 문턱이 높아야 한다”고 강조한 슈틸리케 감독은 특히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이동국(전북)과 김신욱(울산)을 선택하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동국의 경우 아직 부상에서 복귀한 후 소속팀에서도 많은 시간을 출장하지 않았다고 언급했으며, 지난 15일 포항과의 경기에서 골을 기록한 김신욱에 대해서도 “본인의 기량이 올라와서 한 득점이라기보다 골키퍼 실수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곧, 소속팀에서 자신의 진가를 확실히 보여준 선수에 한해 대표선수로서의 자격이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천명한 것이다. 이에 슈틸리케 감독은 공격진을 보강한다면 현재로서는 이동국과 김신욱 보다는 조영철(카타르SC)을 선발하는 게 맞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김보경(위건),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김은선(수원삼성), 이재성, 김기희(이상 전북현대), 윤석영(QPR) 등 6명은 새롭게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으며, 기존의 대표 선수들 중 이근호(엘 자이시), 이명주(알 아인), 정성룡(수원) 등 3명은 명단에서 제외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김보경과 지동원의 발탁 이유에 대해서도 소속팀에서 꾸준하게 기회를 잡으며 경기에 출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카디프시티에서 경기에 나설 기회를 잡지 못하던 김보경은 위건으로 이적한 뒤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지동원 또한 도르트문트에서 아우크스부르크로 팀을 옮기고 최근 6경기에 선발로 출장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유럽 무대에서 자신의 입지를 키워가고 있는 이들을 직접 선발하게 기량을 확인하기 위해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K리그에서 발탁된 김은선과 이재성 등에 대해서는 이미 이전부터 관심을 두고 있던 선수들이라고 전했다. 이들에 대해 K리그에서 지속적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고 평가한 슈틸리케 감독은 수비에서 보여준 김은선의 역할이 지난 시즌 수원이 거둔 성적에 원동력 중 하나였다고 평가했으며 이재성은 김민우(사간 도스)의 포지션을 대체할 수 있는 자원으로 활동량과 움직임이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평가전의 일정과 소집된 선수들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3월 27일 (금) 20:00 VS우즈베키스탄 (대전월드컵경기장)
3월 31일 (화) 20:00 VS뉴질랜드 (서울월드컵경기장)
GK :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김승규(울산)
DF : 장현수(광저우 푸리), 김창수(가시와),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곽태휘(알 힐랄), 김진수(호펜하임), 차두리(FC서울), 김기희(전북), 윤석영(퀸스 파크 레인저스)
MF : 기성용(스완지 시티), 박주호(마인츠), 손흥민(레버쿠젠), 김보경(위건), 한국영(카타르SC), 남태희(레퀴야SC), 구자철(마인츠), 이재성(전북), 한교원(전북), 김은선(수원)
FW :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이정협(상주상무)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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