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줌인] 부영그룹 CEO는 ‘파리목숨’… 2년 간 3명 교체, 평균수명 3개월

홍승우 / 기사승인 : 2015-08-28 16: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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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시우·최수강·안준호 전 대표들 임기 합쳐 고작 10개월 남짓

▲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뉴시스
[토요경제신문=홍승우 기자] 대표이사 평균수명 3개월. 부영그룹이 ‘대표이사의 무덤’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재계에 다르면 지난해 1월부터 최근 2년간 부영주택을 거쳐 간 전문경영인이 숫자는 3명. 야심차게 영입됐으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회사를 떠났다. 일각에서는 ‘단명(短命)’ 배경을 놓고 이중근 회장의 독단경영이 원인일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회장 눈 밖에 나면 바로 사표 제출


지난 2014년 1월 20일(등기일 1월 24일) 선임된 제주특별자치도청 본부장 출신 강시우 전 대표이사는 선임된 지 2개월만인 3월 28일(등기일 4월 11일)에 사임했다.


강 전 대표이사의 사임날 선임된 중앙건설 사장 출신 최수강 전 대표이사도 3개월을 미처 채우지 못한 같은 해 6월 10일(등기일 6월 11일)에 돌연 사임했다. 이후 줄곧 공석이던 대표이사 자릴 올해 5월 18일 호텔신라 부총지배인 출신인 안준호 대표이사를 부영주택의 수장으로 영입했다. 그에게 맡겨진 사업은 제주 부영호텔&리조트였다. 그러나 3개월 만인 지난달 27일 안준호 대표이사가 돌연 자리를 떠나 버렸다. 안 전 대표이사가 물러난 부영주택의 대표이사자리는 아직까지 공석이다. 강시우, 최수강, 안준호 전 대표들의 임기를 합쳐야 고작 10개월 남짓이다.


이에 대해 부영주택 관계자는 “개인적인 일로 사표를 제출하고 사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여러 가지 뒷말이 무성하다. 우선 안준호 전 대표가 ‘사임’이 아닌 사실상 ‘해임’된 것 아니냐는 설이 제기됐다. 제주도 부영호텔&리조트의 개장이 늦어지는 과정에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눈 밖에 났다는 것. 제주도 부영호텔&리조트는 당초 지난 5월말 개장할 예정이었으나 여러 문제로 개장이 늦춰지면서 지난달 30일에야 문을 열었다. 공식 오픈 행사는 오는 10월 예정이다.


덕유산리조트 대표이사도 다섯 번 교체


안 전 대표의 부재로 인한 제주도 부영호텔 경영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영주택 관계자는 “안준호 전 대표는 (제주도 부영호텔)개발사업에는 관련 없다”면서 “(안 전 대표를)영입한 이유는 호텔 경영부분에 풍부한 노하우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인정했다.


앞서 부영그룹은 지난 2013년에도 비슷한 사례가 종종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12년도에는 부영주택 대표이사만 7번 선임했다. 3월 지휘봉을 잡은 유수택 전 대표는 1개월 만에 물러났고 같은 해 4월 16일과 30일에 각각 선임된 류근욱(동부건설), 김재명(전북도 경제특보) 전 대표는 나란히 그해 6월 18일에 사임했다.


또 지난 2013년 4월 26일 선임된 정행석 전 영풍파일 사장도 부영주택 대표로 선임된 지 1개월 만에 사직했다. 구체적인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대신 건설경기 침체 여파로 지난 2010년 부도 처리돼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건설자재업체 영풍파일 등 2개 관계사(중앙물산, 중앙레미콘)와 함께 일괄매각을 추진하고 있었다.


현재 사임 한 대표자리 공석 중... ‘독이든 성배’
단명 주범은 이중근 회장 독단경영 때문
사측 “개인적인 일로 사표 제출한 것”


앞서 지난 2011년 4월 부영그룹의 품에 안긴 무주덕유산리조트의 대표이사도 다섯 번이나 바뀌는 등 각종 잡음으로 이 회장의 경영 능력에 생채기가 났다. 부영주택이 ‘CEO들의 무덤’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이들은 모두 외부에서 영입된 전문경영인이였다.


이에 대해 부영주택 관계자는 “외부에서 온 분들이라 사내문화 적응이 힘들 수도 있고 개인적인 사정이 있지 않겠나”라고 해명했다.


업계에서는 내부 마찰, 높은 업무 강도 등 온갖 추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중근 회장의 독단경영이 임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도 부영그룹 안팎에 적지 않은 실정이다.


실제 임원인사가 유독 잦았던 부영주택의 2012년도 매출액은 전년대비 67% 급증한 1조4849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 손실도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문책성 인사로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재계 한 관계자는 “부영그룹 자체가 CEO의 수명이 길지 않은 편”이라며 “그런 점을 감안해도 2~3개월 만에 떠난 CEO가 많은 부영주택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경영인 대부분 전직 공무원 출신


부영그룹을 잘 알고 있는 재계 한 관계자는 “부영그룹을 이끌고 있는 전문경영인(CEO)의 경우 두 가지 특징이 있다”면서 “하나는 전직 공무원 출신이 많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미래 사업을 위한 전문가 영입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길범(61) 무주리조트 사장과 김재홍(87) 대화도시가스 사장, 이영곡(64) 제주부영CC 사장은 모두 공무원 출신이다. 특히 함바비리에 연루돼 곤욕을 치뤘던 전 해양경찰청장 출신의 이길범 사장은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과 같은 건국대 동문이다. 광주시 기획관리실장을 역임한 김재홍 사장은 구청장, 시장, 군수 등을 지낸 지방행정 전문가로 해양도시가스 사장도 지냈다. 해군사관학교 출신 이영곡 사장은 해군 준장을 역임했다.


또 그룹의 주력인 부영주택에는 3명의 사장이 있다. 이삼주(78) 부영주택 사장은 한국토지공사 인사처장 출신이다. 1998년 부영에 이사 대우로 온 이후 14년 만에 용지·총무·영업 부문 사장 자리에 올랐다. 최상태(61) 부영주택 사장은 건설부문 사장으로, 광주대 토목과를 졸업한 삼환기업 전무 출신의 토목 전문가로 꼽힌다. 김시병(59) 부영주택 사장은 우리은행 부행장 출신의 전통적인 금융맨으로 재무·해외사업 사장을 맡고 있다.


일각에서는 부영그룹이 공무원 영입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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