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미봉책만 늘어가는 메르스 사태

김재화 / 기사승인 : 2015-06-19 09: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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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김재화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메르스(MERS·중동기호흡증후군)로 인해 침체된 관광업계를 메르스 보험 영업으로 활성화 시키겠다고 발악하고 있다.


한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 관광객이 메르스 확진 시 3000달러(사망 시 최대 1억 원), 치료비 전액과 여행경비 및 보상금을 지원하는 이른바 ‘메르스 안심보험’을 발표했다. 문체부는 오는 22일부터 메르스 안심보험에 관한 보상 및 지원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정부는 국내 메르스 확진자를 위한 보상안 혹은 보험상품 개발 독려보다 관광업계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치사율 40% 메르스라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데 외국인들이 굳이 목숨 걸고 한국에 오고 싶어 할까. 보상금도 겨우 3000달러인데 말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 심정으로 문체부 관계자들이 외국인이라면 ‘메르스 안심보험’이라는 방어막을 믿고 한국을 방문하겠는가.


보험업계는 정부의 ‘메르스 안심보험’ 발표에 대해 “정부가 어떠한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방안”이라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지만 지난 18일 삼성·동부·현대·메리츠·LIG 등 총 5개 보험사가 문체부와 ‘안심보험’ 관련 시행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보험사들도 정부가 외국인에게 무상지원 하는 방안에 동의한 셈이다. 상품개발비 한 푼 들이지 않고 외국인을 상대로 보험 영업에 뛰어든 것이다. 돈을 보고 달려들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기업이 이익을 창출하는 건 당연히 해야할 일이지만 이익 말고도 더 중요한 것들이 있지 않을까.


각 보험사 홈페이지에서 경영전략이나 비전을 살펴보면 이익 외에 고객과의 신뢰라는 부분을 강조한 회사들이 대다수 존재한다. 하지만 이번 메르스 안심보험으로 빛을 보려는 보험사에게서는 그런 면을 찾아볼 수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메르스 관련 상품을 개발하기에는 자료가 부족하고 섣불리 개발했다가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연일 뉴스에 보도되는 내용 중 대부분이 메르스 기사다. 전 세계적으로도 주목하고 있고 세계보건기구(WHO·World Health Organization)도 한국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이런 상황일수록 정부의 허튼 소리가 쏙 들어가게끔 보험사들이 합심해 대책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신뢰는 이런 방식으로 얻는 것이다. 돈이 다가 아니다.


또한 정부와 보험사는 현재 메르스에 대한 대응 순서가 뒤바뀌었다는 점을 간파해야 한다. 힘겹게 외국인을 모셔왔는데 한 명 두 명 메르스에 걸려버리면 이후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먼저 국민과 메르스 확진자들을 진정시키는 게 급선무다. 높은 치사율 때문에 두려움에 떨고 있을 이들에게 희망과 위로의 한 마디 그리고 더 이상 감염이 널리 퍼지지 않게끔 이중삼중으로 확진자를 관리해야 한다.


지난 2003년 정부는 전 세계적으로 공포를 몰고 온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에 발빠른 초기대응으로 피해를 줄이는데 적극 노력했다. 덕분에 진원지인 중국이 가까웠지만 별 탈 없이 위기를 넘겼다. 현재 정부와는 상당히 다르다.


이미 엎질러진 물을 치우려고 하지만 방법이 산으로 가고 있다. 아무쪼록 사태가 왜 이렇게 커졌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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