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메르스는 ‘정부에 대한 불신’을 남겼다.
그야말로 무방비다. 정부는 초반 불분명한 대처로 메르스 확산을 방지할 수도 있었던 시기를 놓쳤다. 이후 메르스 관련 대책을 속속 세우고 있지만 확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또한 현충일이었던 지난 6일에는 어이없는 긴급재난문자가 ‘스팸메시지’처럼 왔다. 내용은 ‘기본적인 위생관리’에 관한 것으로 국민이 진정 알고 싶은 ‘메르스 환자 발생병원’나 ‘지역’에 대한 정보는 없었다. 그나마 하루 지난 7일 정부는 해당정보를 발표했지만 부실한 긴급재난문자에 대해서는 누누이 회자될 것이다.
더불어 전 국민의 ‘비상(非常)한 관심’에 아니나 다를까 일부 정치인들은 이를 ‘기회’로 삼고 있다. 메르스 확진 병원을 방문해 누구는 ‘젊은 사람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누구는 ‘마스크 안 써도 괜찮다’며 국민들의 불안감 해소에 앞장들 서고 계신다. 호들갑이다.
불안감 해소에 가장 좋은 방법은 ‘일어난 현상에 대한 부정(不定)’이 아닌 ‘정확한 정보(제공)과 구체적인 대책’이다.
이어 외국인, 특히 ‘유커’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경제구조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나게 했다.
국내 내수경기침체로 유통업계는 최근 몇 년 새 ‘큰 손’으로 성장한 중국관광객 일명 ‘유커’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구조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국내 메르스 확진자들이 확산되기 시작하자 국내로 입국하려했던 외국인들의 항공편 예약 취소가 빗발치듯 이어지고 있다. 이 중 중국관광객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항공사 타격에 이어 호텔, 면세점 등의 매출하락도 이어지고 있다. 호텔에 근무하는 지인에 따르면 매출이 전월대비 40%가까이 하락했다고 한다. 이 수치는 매출을 총 4분기로 나눴을 때 한 분기의 매출이 아예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지난 11일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의 경제적 효과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번 사태가) 오는 8월 말까지 약 3개월가량 지속될 경우 국내총생산(GDP)손실액이 20조 922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물류서비스, 음식숙박업, 오락수요 등은 60%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대부분의 오프라인 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는 반면 ‘온라인’ 업계는 미소 짓고 있다. 지난 7일 이마트는 전 매장 매출이 전년대비 9.8% 줄어들었지만 온라인 쇼핑몰인 이마트몰 매출은 45% 상승했다. 더불어 소셜커머스 위메프는 생필품 관련 판매가 전년대비 300%까지 늘었다고 전했다.
이번 메르스 사태로 생필품 관련 온라인 상거래가 한동안 ‘정착화’ 될 것으로 예상돼, 많은 IT기업에 시장진출이나 매출확대의 기회를 남길 것으로 전망된다.
메르스는 이렇게 국내에 ‘고여 있던 썩은 물’과 ‘새로운 도약의 기회’들을 남겼고 남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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