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안이한 판단∙허술한 대응 ‘화 키웠다’

김태혁 편집국장 / 기사승인 : 2015-06-08 08:4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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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김태혁 편집국장] 메르스에 대한 보건당국의 전망이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3차감염자가 발생하고 격리대상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국내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감염병이 나타났지만 다른 나라의 사례만 맹신한 채 제대로 대응하지 않은 탓이다. 격리대상자는 3일 현재 1천312명으로 늘어났고, 200개 이상의 학교가 휴교를 결정했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국민적 불안감을 잠재울 어떤 대응책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오죽하면 대권주자 안철수는 “과연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맡길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까지 날을 세웠다.


안철수는 “메르스에 대응하는 정부를 보며 국민은 극심한 무기력을 느끼고 있을 것”며 “지난해 세월호 참사를 막지 못한 대통령과 정부의 무능이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또 재연될까 걱정”이라고 했다.


또한 안철수는 “대통령의 무관심은 정부의 무능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메르스로 인한 국민의 불안과 혼란에는 안이한 판단과 허술한 대응,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한 정부 책임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실제 보건당국은 메르스 확산을 막을 기회를 여러 차례 놓쳤다. 초기 격리대상자에 대한 허술한 관리로 인해 2·3차 감염자가 발생했고, 환자 신고를 묵살 외면했으며, 첫 환자와의 접촉자 파악에도 소극적이었다. 최초 환자가 발생한 이후 내놓은 대책과 예방도 모두 오판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보건당국조차 스스로 메르스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고, 이것이 총체적 부실대응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정부 또한 메르스 대책에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정부의 메르스 대응책으로 거론된 학교 휴업을 두고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상반된 주장을 폈다. 교육부가 메르스 경보단계 ‘경계’에 준하는 휴업을 시행한다고 했으나, 보건복지부는 ‘주의’ 단계를 유지해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들로선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정부조차 ‘주의’ 단계가 충분치 않다는 입장이란 판단을 내비친 것으로 볼 수 있다.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는 먼저 이번 사태를 매우 엄중한 위기 상황으로 인식해야 한다. 첫째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해야 하고, 둘째는 우리 경제와 국가 이미지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우리정부의 안전의식이 세월호 참사 이전과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 위중한 상황에서 청와대와 정치권의 국회법을 둘러싼 날선 공방에 국민들은 아연할 따름이다.


이번 메르스 확산에 대한 큰 책임은 보건복지부에 있다. 유감스럽게도 문형표 장관은 경제학자이자 연금 전문가다. 국민보건과 연관 지으면 미덥지 못하다. 정부, 나아가 청와대가 메르스의 파괴력을 간과한 것 또한 이와 관련짓지 않을 수 없다. 연금전문가를 장관으로 임명했다고 보건정책이 소홀해진다고 믿지는 않지만,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에 대한 좌표 재설정이 필요하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빠른 때’라는 말이 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메르스가 무서운 건 질병에 대한 공포로 발생하는 사회적 혼란과 위기다. 메르스 차단과 경제 후폭풍에 대해 박 대통령과 정부가 책임성을 가지고 긴장감을 높이면서 제대로 된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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