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전 국정신문 편집장
그는 말했다. 우리경제현실을 두고 한 말이다.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야한다."
"이제는 더 이상 고도성장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저물가 현상을 좋아할 때가 아니다."
"청년실업문제가 무엇보다 심각하다."
그가 우리나라경제정책의 최고책임자가 된지는 최근이다. 집권여당의 중진이었던 그가 정부로 자리를 옮긴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세미나석상에서 한 그의 발언은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어찌 보면 그의 솔직한 고백이 아니겠는가. 정치인이 본업이었던 그가 그 본업에 얽혀 거짓말을 했다고 해보자.
이를테면 '우리나라경제가 당장은 어렵지만 머지않은 장래에 회복세에 이를 것이다."라든가 "세계경제의 장기적인 침체국면이 풀리는 것과 궤를 같이해서 국내경기도 곧 풀릴 것이다." 등등 말장난을 했다고 하면 어떠했을까를 상상하면, 그의 이번 고백은 어쩌면 다행이라고 할 것이다.
문제는 그의 '솔직한 고백'을 듣는 국민의 심정이다. 절벽과 마주한 알피니스트의 심사가 아니겠는가. 그것도 첩첩산중을 헤쳐 온 등산가가 마지막인줄 알았던 등로(登路)에서 까마득한 절벽과 마주했을 때의 그 절망감 말이다.
그는 국민의 경제적 심리상태에 대해서도 충고(?)를 했다. 우리국민들은 아직도 고도성장시절의 향수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작금의 낮은 성장률에 대해 적잖은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럴듯한 지적이다. 고도성장, 압축성장에 길 들여져 있는 대중으로서는 성장세를 이끌지 못하는 정권에 대해 불만을 갖지 않을 턱이 있겠는가.
그러나 많은 국민들의 몰이해를 이해 못하는 위정자들의 몰이해에 대해 대중은 안타까워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하여 심각한 경제상황에서의 탈출구 모색을 위해 얼마나 애쓰는 모습을 보여줬는가를 되묻는 것이다.
경제수장의 배기투항(?)을 두고 당장 나오는 소리가 있다. '일본의 20년 불황'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일찍이 일본이 부동산버블로 헛바람 새는 소리와 함께 침체국면에 접어들면서 우리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소리를 해댔다.
적어도 우리나라는 그 지경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는 일본경제의 전철을 거의 고스란히 따라왔다. 배울 것이 많았다. 욕을 하면서도 따라했다. 우리나라 최고재벌의 총수는 틈만 나면 현해탄을 건너가 몇날며칠을 묵어가면서 배우고 익히기에 열심이었다.
그랬던 나라가 침체국면에서 헤매기를 십 수 년 하는 동안 세계적인 기업들이 추락하는 등 경제지형이 크게 바뀌는 사태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봉착한 것이다.
바로 그런 상황을 우리는 피해가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퍼지기도 했다. 그러던 것이 이제 경제수장의 진단대로 우리경제는 어쩌지 못하는 난국에 이르렀다. 그리고 걱정한 대로 일본이 걸어온 바로 그 길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빼도 박도 못하는 경제난국'이 대한민국의 경제적 상황이라는 진단 앞에서 국민의 심정은 미어지고 있는 것이다. 과연 다른 수가 없다는 말인가. 다만 하늘만 처다 볼 수밖에 없다는 말인가.
경제수장은 말했다. 세계경제의 상승 국면만이 우리경제가 살길이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우리스스로는 이 난국을 헤쳐 나갈 방법이 없다는 진단이다. 그때가 언제인지는 그도 모른다.
과연 그럴까. 아니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이 난국을 슬기롭게 넘기는 지혜를 구해야한다. 그게 정부가 할 일이다. 그리고 이 정부는 꼭 해낼 것으로 국민은 기대한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