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계 사태, 하나금융의 인수로 일단락
“구단주들의 적극적 투자 없이는 안돼”
재밌는 농구·유소년 지원·국제대회 강화
지난 4월 전 부천 신세계가 전격해체해 각종 문제가 돌출, 사실상 마비 상태나 다름없던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다시 뭔가 해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 7월에 열린 임시총회에서 5개 구단 구단주들의 추대를 받아 어려운 때에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제6대 총재를 맡게 된 최경환(57) 신임 총재는 한국여자농구의 문제점을 찾아내고 이를 해결할 방안을 찾겠다는 커다란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신세계 사태와 더불어 1999년부터 제2대 총재로 부임해 작년 6월 4선에 성공했던 김원길(69) 전 총재가 사퇴했다. 여기에 김동욱 전무이사의 사표가 수리됐고, 이명호 사무국장도 정년퇴직했다. 여기에 여자농구대표팀이 런던올림픽행 티켓을 따내는데 실패하는 이른바 ‘터키참사’까지 벌어졌다. 한국여자농구는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다.
총재로 선임된 지 한 달 뒤인 지난달 27일 공식 취임식을 가진 최 총재는 신세계 구단 인수 소식을 전하는 동시에 팬들에게 세 가지 목표를 제시하며 여자농구의 부활을 약속했다.
어려운 시기에 WKBL을 맡은 최 총재는 선임된 뒤 “총재직을 고사해오다가 여자대표팀이 런던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일본에 지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 총재직을 맡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일단 신세계 구단을 인수할 기업을 찾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연맹 측에서 지원을 해서라도 6개 구단으로 리그가 운영되도록 할 것”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 신세계, 하나금융으로 ‘재탄생’
최경환 총재가 총재직을 맡은 뒤 해결해야 했던 가장 어려운 과제는 바로 신세계 인수 문제였다. 신세계는 지난 4월 “현재 신세계를 제외한 5개 팀 모두가 금융팀으로 구성된 상황이다. 금융팀 중심의 리그 운영에서 한계를 느꼈다”며 돌연 해체를 선언해 리그의 파행 운영이 우려되던 상황이었다.
이에 3선 의원이며 2009년부터 작년 1월까지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내기도 했던 최 총재는 물밑 작업을 벌여왔고, 드디어 새 주인을 찾았다. 최 총재는 자신의 공식 취임식에서 하나금융그룹이 신세계농구단을 인수한다고 당당하게 발표했다.
총재를 맡은 뒤 공식 취임식이 열리기 전까지 한 달 넘게 걸린 것을 생각하면 최 총재는 반드시 문제를 해결하고 공식 취임식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 총재는 “인수와 관련해 그룹 최고 경영진들의 의사 결정은 이미 끝난 상태다. 실무적인 사항이 남아있지만 대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나금융그룹 농구단은 기존에 신세계가 연고지로 삼았던 부천을 떠날 전망이다. 최 총재는 “부천과의 관계는 정리됐다. 2012~2013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시작 전에 연고지가 결정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서울 근교나 서울 시내에 있는 구장을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사실을 발표하면서 각 구단들의 연고지를 대대적으로 개편할 생각도 드러냈다. 최 총재는 “구단 연고지가 중소도시 위주다. 나름대로 장점이 있지만 대도시로의 이동 내지는 연고지 광역화도 검토해야 한다는 내부의 문제제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 “총재직 걸고 투자약속 받아냈다”
최경환 총재는 선임 직후에도, 공식 취임식에서도 각 구단 구단주들에게 ‘투자’를 강조했다. 그는 앞서 5개 구단 구단주의 추대를 수락한 후에도 “구단주들의 적극적 투자 없이는 총재직을 맡지 않겠다고 했다”며 “여기에 약속을 해주셔서 총재직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또 취임식에서는 “적극적인 투자를 하지 않으면 여자농구의 발전은 없다”고 재차 다짐했다.
최 총재는 그러면서 세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여자농구를 재미있게 만들겠다는 것, 유소년 육성 및 지원, 국제대회 경쟁력 향상이 그가 제시한 세 가지 목표다. 먼저 “관중이 없으면 선수들에게는 고역”이라며 “재미있는 농구로 관중이 늘어야 한다”고 규정 변화를 예고했다.
외국인선수 제도 부활이 가장 큰 변화가 될 전망이다. 1999년 출범한 여자프로농구는 2000년 여름리그부터 외국인선수 제도를 시행했지만 당시 중국 선수들만을 대상으로 해 효과는 미비했다. 그러나 2002년 겨울리그부터 전 세계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자유계약제로 외국인선수 제도가 시행되면서 외국인선수들이 리그를 휘저었다. 이는 2007년 겨울리그를 마지막으로 사라졌다.
최 총재는 외국인선수 제도를 2012~2013시즌 4라운드 이후부터 적용할 방침을 드러냈다. 그는 “선수수급 상황을 고려했을 때 한시적으로라도 외국인선수 제도를 시행해 선수 보강을 이뤄야 재미있는 농구를 할 수 있다”며 “부작용으로 중단됐는데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실적으로 시즌 초반부터는 불가능하다 4라운드께 가능하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재미있는 리그를 위해 주말에 2경기를 실시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최 총재는 두 번째 목표로 내건 유소년 육성 및 지원을 위해서는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7~8년 후를 보고 꾸준하게 초·중·고 선수들에게 지원하겠다”며 “이전에 농구팀이 있는 명문대가 많아 대학 진학을 위해 농구를 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대학농구연맹과 협의해 대학리그 활성화도 꾀하겠다”고 설명했다.
최 총재는 국제대회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 시행할 제도로 인센티브 제도, 규정 손질 등을 내밀었다. 최 총재는 “각 구단에서 적극적으로 선수 차출에 협조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제도 등을 강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만큼의 보상을 줘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뛰는 것에 더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또 그는 “프로농구 경기 규정 가운데 국제 규정과 다른 것들을 손질해 국제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총재의 취임 후 조금씩 제 궤도를 찾아가고 있는 WKBL이다. 최 총재가 자신이 제시한 세 가지 약속을 모두 지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 총재의 임기는 2015년 임시 총회가 열리기 전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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