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재의 경제별곡] 기업들, 말뿐인 '노블리스오블리제' 언제까지?

이완재 / 기사승인 : 2011-07-11 13:4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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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보도를 통해 국내 순수 일반법인이 보유한 1억원 이상 수입차가 1만466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차값을 모두 합하면 총 1조5421억원 이라는 엄청난 액수다.


이는 국회 국토해양위 소속 한나라당 안홍준 의원이 국토해양부로부터 제출받은 '1억원 이상 외제차 소유 법인 현황'에서 밝혀졌다.


최고급 외제승용차를 소유한 법인 중에는 삼성, CJ제일제당을 비롯한 국내 굴지의 기업은 물론 복지법인과 학교법인, 종교단체, 연구단체, 의료법인 등 비영리법인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고가차량 소유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들의 일면은 하나같이 이 사회 지도층이자 부유층이다. 이른바 노블리스오블리제(Noblesse oblige) 실천이 요구되는 그룹이다. 프랑스에서 유래된 이 말은 잘 알려져 있듯, 사회지도층의 사회에 대한 책임이나 국민의 의무를 의미한다. 이번 조사결과를 보며 이 말이 한국에서는 여전히 공허한 메아리로 머물고 있다는 느낌이다.



특히 기업의 노블리스오블리제 실천은 아직도 멀었음을 실감한다. 대기업 CEO들의 고가 외제차 보유현황은 일반인의 혀를 내두르게 한다. 모두가 의전차량이라는 명분으로 장만한 차들이라고 보기엔 하나 같이 고가 일색이다. 10억원에 육박하는 세계3대 명차라는 롤스로이스, 벤쯔 마이바흐, 밴틀리를 소유한 기업 CEO들도 여럿 확인됐다. 태광실업과 삼성전자가 각각 7억9600만원, 7억9100만원 짜리 벤츠 마이바흐62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밖에 벤츠 마이마흐를 보유한 법인은 모두 49곳이나 된다. 1억원 이상 수입차를 3대 이상 보유하고 있는 법인 수만 모두 63곳으로 조사됐다.


10대를 보유하고 있는 곳은 삼성전자·씨제이제일제당·세종·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등 모두 4곳으로, 2곳은 대기업 2곳은 법무법인이었다. 4대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 신세계, 대한유화공업, 한국타이어 등 11곳이었으며, 3대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 비자금 의혹으로 구속된 담철곤 회장이 오리온을 비롯해 한진·삼천리·한국야쿠르트·키이스트 등 모두 43곳으로 나타났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이 부의 상징이랄 수 있는 마이바흐를 각종 경제행사에 끌고나와 수 차례 세간의 관심을 끈 바 있다. 일부 오리온 같은 그룹은 의전차량으로 쓰이기엔 부적절한, 수 억 원대의 고급 스포츠카를 구입해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심각한 것은 이들 기업인들이 이용하는 법인보유 차량은 자동차 유지와 세금을 회사돈으로 처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도덕적 해이와 함께 세금부과의 형평성 논란 문제로 이어질 공산이 커 또 다른 문제가 되고 있다.



언제부턴가 기업마다 그룹 내 사회공헌팀을 두고 사회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같은 조치는 기업이 지나친 부 축적으로 인해 쌓인 국민의 반기업 정서를 불식시키고, 기업의 이미지를 쇄신하는 긍정의 기능을 한다. 바람직한 사회환원 활동이 주는 힘이다. 그럼에도 기업들이 자동차 같은 사치품 장만에는 여전히 생각을 달리하지 않는 모습에 한숨만 나올 뿐이다.


기업의 노블리스오블리제, 이제 허언이 아닌 실천이 요구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인들의 보다 확고한 도덕 재무장과 윤리의식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기부금 몇 푼에 일시적으로 국민의 마음을 사고 눈을 현혹하는 방식은 이제는 낡은 방식이다.


CEO·기업인 모두 일상부터 검소함으로 모범을 보이고, 사회를 위해서는 그 절약한 돈으로 통 큰 봉사를 할 때만이 진정한 국민기업으로 대접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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