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주요 무기는 트위터와 블로그 등 소셜미디어(SNS)와 보수언론을 이용한 선전과 법적 고소고발이라 할 수 있다. 그가 정치적 스나이퍼로 등장한 이래 고소고발한 사건이 10여건에 이른다고 한다.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국회의원 되기 참 쉬워요’라고 풍자한 개그맨 최효종씨에 대한 고소도 포함되어 있다.
그가 가장 공들여(?) 공격한 대상은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강 의원은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 전후 박 시장의 학력이며 병역을 타겟으로 삼아 공세를 퍼부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자 이번에는 박 시장의 아들이 현역병 아닌 공익요원으로 근무하게 된 과정을 의심하여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강 의원은 자신에게 동조하는 불특정 네티즌들을 부추겨 시장 아들을 상대로 신상털기를 시도하고 심지어 제보사진 현상공모까지 벌였다. 직접 대응을 자제하던 박원순 시장에게도, 그 가족까지 건드리는 공세는 참기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강 의원이 어디선가 시장 아들의 척추 MRI 사진을 들고 나와 ‘본인의 것이 아닌 바꿔치기 된 사진’일 것이라 주장하며 대중들 사이에서도 ‘의혹’은 공론화되었다. 반전은 여기서 벌어졌다.
박원순 시장 쪽에서 (강 의원 등이 그토록 요구하는) 아들의 MRI 재촬영에 응한 것이다. 국내 유수의 대학병원에 아들이 직접 가서 사진을 찍고, 그 과정에 성향이 다양한 언론매체의 기자들을 입회시켰다. 사진은 거짓이 없었다. 강 의원의 요청에 응하여 의학적 소견을 공표한 한 의사단체와 이를 기다렸다는 듯 대서특필한 보수언론, 개인적으로 강 의원에 동조의사를 공표한 국회의원, 보수단체, 유명 의사에 이르기까지 할 말 잃은 사람이 많다.
결과가 나온 직후 강 의원은 박 시장과 가족들에게 무고하게 고통을 준 사실에 대해 사과하고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른 누가 사퇴를 요구해서가 아니다. 박 시장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하면서 자기 스스로 의원직을 걸겠다고 공표한 데 따른 자폭이다.
스스로 자기 직위를 걸고 소신(?)껏 싸우다가 사퇴한 공직자로는 최근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있었다. 그는 초등학생 전체에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것은 포퓰리즘이라는 확신에 빠져 있었고, 이를 주민투표에 붙이면 당연히 반대의사가 많을 거라고 믿었을 것이다. 최소한 당시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 시장 선거에서 자신을 찍어준 유권자들의 수만큼만 자신을 지지해줘도 이길 수 있다고 추정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도 환상이었다.
프란시스 베이컨의 ‘4대 우상’ 이론에 보면 종족의 우상이라는 말이 나온다. 한 마리 얼룩말을 놓고 백인들은 하얀 몸에 검정색 줄무늬가 있다고 하지만, 흑인들은 검은 몸에 하얀 줄무늬가 있다고 표현한다고 한다. 자기 ‘종족의’ 눈으로 남을 보게 된다는 의미다. 조선 초 이성계와 무학대사가 나눴다는 농담 속에도 있다. “대사는 몸이 돼지 같구려.” “전하는 부처님 같이 보이십니다.” “아니, 그런 아부가 어디 있소. 내가 돼지라고 했으면 그 절반은 받아쳐야지.” “허허, 부처 눈에는 남들도 모두 부처로 보이고 돼지 눈에는 남도 돼지로 보이는 법이옵니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 욕망을 따라 투쟁해야 출세가 가능한 세상을 살아온 사람들은 남이 하는 일도 모두 동기가 같다고 생각하기 쉬울 것이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여기에 있다. 안철수 교수가 사재를 털어 사회에 환원하기 위한 재단을 만들자 거기에도 인기를 얻기 위해서라고 비하하는 소리가 나오는 것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
우리가 걱정할 문제는 그의 사퇴가 아니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의 약점을 만드는 행위가 일반화되다 보면, 사회에서 진실은 실종되고 자치의 혼란이 더욱 가속될 거라는 데 있다. 강 의원 개인에게는 안 된 일이지만, 이번 케이스가 때마침 선거철을 앞두고 있는 출마 후보자들에게 좋은 교훈이 된다면 우리 사회에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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