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상황에 서민 먹거리마저 큰 가격으로 올라 주머니 사정은 말이 아니다.
대표적 서민음식인 국내산 삼겹살 값은 폭등하여 금겹살로 불리고 있다. 시중 마트에서 100g당 3천600원 선을 크게 웃돌며 장바구니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가뜩이나 수요가 늘어나는 휴가철마저 다가오고 있어 서민들 마음을 짓누른다. 삼겹살 값 상승을 빗대 ‘포크플레이션(porkflation)’이라는 경제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같은 이유로 돼지고기가 새삼 인플레이션 주범으로 주목받고 있다. 돼지고기가 단일품목이지만 가계 지출에 차지하는 비중이 만만치 않아서다. 정부는 부랴부랴 돼지고기 가격잡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올해 말까지 수입돈육 13만 톤을 관세 없이 들여오고, 군납 돈육을 쇠고기로 대체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시장에서의 삼겹살 가격은 요지부동이다.
삼겹살뿐만이 아니다. 돼지고기 부산물이라 할 수 있는 순대 가격 또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시중 노점상이나 분식집 순대 가격이 1인분에 2천원에서 3천원으로 오른 지는 벌써 오래다. 소창, 간등 순대에 사용되는 돼지 부산물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순댓국밥 또한 5천원에서 6천원으로 상승했다. 한동안 구제역 여파로 돼지의 도축이 크게 줄어들었고, 순대 역시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것이 상승의 결정적 이유다. 여기에 국제 식품가격 상승으로 순대의 주 원료인 당면마저 80% 이상 올라 최근 순대 도매가격은 kg당 2천500~2천600원선으로 치솟았다. 순대를 취급하는 음식점들마다 울상이고, 원가 압박에 손님까지 줄어들어 업종전환을 꾀하는 식당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틈에도 몇몇 가게는 가격을 올리지 않고 양을 줄이는 편법을 취해보지만, 야속함에 손님들은 이내 외면하고 만다.
직장인들의 한 끼 식사이자 보양식으로 대접 받는 설렁탕의 가격도 무섭게 상승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5월 달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12곳의 설렁탕 한 그릇 가격이 6천원 이상으로 나왔다. 이 가운데는 7천원에 육박하는 지역도 있다. 설렁탕만을 놓고 보면 1년 전 같은 달 대비 8.8% 오른 수치다. 요즘 같아선 5천원으로는 어디 가서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정유사들의 유가할인 기간도 이달 초면 다 끝나 곧바로 기름값 압박마저 몰려들 태세다. 자동차 굴리기가 겁난다는 말은 공연한 엄살이 아니다. 그런데도 정부와 정유사는 기름값 할인에 대한 근본적 해법마련은 뒷전이고 서로의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
시장경제가 지배하는 자본주의 시장에서 이윤추구가 목적인 기업과 이를 합리적으로 컨트롤 하지 못하는 정부 사이에서 서민들은 그저 힘없는 볼모나 다름없다. 통계청은 최근 소비자물가가 6개월간 연속 4%대 상승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기름값에 의류값에 가공식품 등 전 공산품에 걸쳐 물가상승이 장난이 아니다. 그 고통과 압박은 고스란히 서민들 몫이다.
사정이 이런대도 정부는 “물가안정을 위해 거시와 미시정책을 총동원하겠다”며 여전히 탁상공론만 늘어놓고 있다. 서민들이 고단한 몸을 이끌고 찾아든 선술집에서 소박한 술안주 하나 호기롭게 주문하지 못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제 정부는 말뿐이 아닌 실천하는 물가안정책으로 서민의 시름을 덜어줘야 할 때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민의 한숨 소리에 더 바짝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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