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칼럼] 한은 총재, 한국은행장

김영린 논설실장 / 기사승인 : 2022-03-26 08: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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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옛 재무부, 오늘날의 기획재정부의 ‘남대문 출장소’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은 시절이 있었다. ‘군사정권’ 때였다. 당시에는 정부가 통화신용정책을 노골적으로 주무르고 있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운영’이라는 두 글자를 더 보태서 금융통화‘운영’위원회로 ‘평가절하’되고 있었다.

금융통화위원도 ‘운영’을 붙여서 금융통화‘운영’위원이었다. 금융통화정책을 ‘수립’하는 게 아니라, 정권이 시키는 대로 ‘운영’이나 하라던 시절이었다. 그 바람에 ‘금융통화위원회’는 금융‘통과’위원회라는 얘기를 듣고 있었다. 군사정권은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의 독립 따위에는 관심이 없었다.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었다.

그랬던 시절, 최창락 총재의 ‘폭탄 발언’이 군사정권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한국은행 간부들이 모두 모인 가운데 열린 ‘확대연석회의’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을 강도 높게 촉구한 것이다. 군사정권의 서슬이 시퍼렇던 당시였다. 말 한마디 삐끗하면 목이 달아날 수도 있었다. 그런 살벌한 시절에 최 총재는 ‘감히’ 중앙은행의 독립을 주장한 것이다.

‘공무원’ 출신인 최 총재가 자신의 발언 때문에 어떤 불이익이 닥칠지 몰랐을 리 없었다. 그런데도 중앙은행의 독립을 주장했고 그 발언은 온 나라에 보도되었다. 한국은행에는 이렇게 대쪽 같은 총재도 있었다.

반면, 어떤 총재의 경우는 “한국은행도 정부”라고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 그 바람에 ‘한국은행 총재’가 아닌 ‘한국은행장’이라는 공격을 받기도 했다.
 

임기가 곧 끝나는 이주열 총재는 어땠나.


임기 막판에 통화를 환수한다고는 하지만, 이 총재는 돈을 ‘엄청’ 풀었다. 한은이 매달 발표하는 통화량은 번번이 ‘사상 최대’였을 정도다.

물론, 코로나19 사태라는 ‘특수상황’은 있었다. 돈을 풀어서 경기를 부추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돈은 코로나19 이전에도 많이 풀렸다. 우리나라의 통화량이 국내총생산(GDP)의 1.5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세계은행의 분석이 있을 정도였다. 2018년 말 현재 명목 GDP에 대한 통화량의 비율이 151.1%에 달했다는 분석이었다.

세계은행은 경제 규모와 비교한 통화량이 홍콩, 일본, 중국 다음으로 많았다고 지적하고 있었다. 세계에서 4번째로 돈을 많이 푼 셈이었다. 그 풀린 돈 가운데 일부가 부동산으로 흘러가면서 집값을 치솟도록 만들기도 했다. 한은이 통화량을 어느 정도만 억제했더라면 부동산값 폭등은 아마도 덜할 수 있었을 것이었다.
 

과다하게 풀린 돈은 궁극적으로 화폐의 가치, ‘돈값’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그러면 국민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최근의 물가 오름세가 그렇다.

그런데도 한은은 돈을 많이 풀었다. 문재인 정부의 확장재정과 마치 보조라도 맞추는 모양새처럼 보이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 한은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담당 국장을 지명하면서 정치권이 요란해지고 있다. 그래서 돌이켜보는 한국은행 총재의 ‘과거사’다.

 

토요경제 / 김영린 논설실장 youngki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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