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칼럼] 월급쟁이는 소주도 커피도 끊어라?

김영린 논설실장 / 기사승인 : 2022-02-21 06: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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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사진=픽사베이>

 

영어를 떠듬거린 영국 여왕이 있었다. 빅토리아 여왕이다. 독일 출신 어머니 밑에서 성장하는 바람에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도 나라를 다스리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는지, 64년 동안이나 ‘장기집권’을 하면서 이른바 ‘빅토리아 시대’를 이룬 여왕이었다.

그 빅토리아 여왕에게 어떤 장관이 건의했다. 맥주에 붙이는 ‘맥주세’를 올리자는 건의였다. 국가의 재정 수입을 늘리자는 건의였기 때문에 장관은 칭찬이라도 들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장관은 오히려 목을 움츠려야 했다. 칭찬은커녕, 여왕의 호통이 떨어진 것이다.

“내가 내 백성의 맥주를 빼앗으라는 말인가!”

21세기 대한민국은 어떤가. 정부가 ‘세법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이라는 것을 내놓으면서 했던 말이다.

“술값 인상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탁주와 맥주가 전체 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봤을 때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보도였다. 대한민국 정부는 영국과 달랐다.

맥주에 붙는 세금은 오는 4월부터 ℓ당 20.8원 오른다고 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맥주값도 ‘오른 세금+α’ 정도 인상되게 생겼다.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쉽게 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소주값은 선거 이전인데도 오르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23일부터 소주제품의 출고가격을 7.9% 인상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인상 이유는 다른 여러 제품의 가격을 올릴 때와 다를 것 없었다.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공병 취급수수료 등의 상승에 따라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인상률을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가격을 올리면 롯데칠성음료도 ‘처음처럼’ 값을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막걸리값도 벌써 올랐다.

술값뿐 아니다. 월급쟁이들의 ‘생필품’이라고 할 수 있는 커피값도 인상되고 있다.

덕분에 월급쟁이들은 출근시간에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하루 업무를 시작하는데 부담을 느끼게 되었다. 퇴근 후 소주 한 잔, 또는 집에서 ‘혼술’을 하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쉽지 않아졌다. 이는 업무 능률에도 ‘마이너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각종 물가가 치솟는 이유는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등 ‘해외요인’ 때문일 수 있다. 그렇지만 돈이 지나치게 풀렸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통화량은 매달 ‘사상 최대’ 기록을 바꾸고 있다. 엄청나게 풀려나간 돈이 결국 물가를 자극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정부 부문에서라도 아껴야 좋았다. 하지만 정부는 그럴 마음이 없다. 가뜩이나 600조 원 넘는 ‘슈퍼예산’을 편성하고도 ‘추경’까지 보태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10차례다. 미국 등 선진국은 물가 불안 때문에 코로나19 사태로 풀었던 돈을 빨아들이고 있는데 문재인 정부는 예외다.

선거판은 한술 더 뜨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경우 “대통령에 당선되면 “50조 원 이상의 긴급 재정명령을 통해서 우리 국민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게 첫 번째 과제”라고 하기도 했다. 돈을 더 풀겠다는 얘기다.

 

토요경제 / 김영린 논설실장 youngki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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