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답변 않고 KT "추가 할당 검토"·LGU+ "지연 아쉬워"
<사진=연합뉴스>결국 정부에 달렸다. 당초 이달로 예정됐던 5세대(5G) 통신 주파수 추가 할당 경매 공고가 사실상 무산됐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장관은 17일 5G 이동통신 주파수 추가 할당을 둘러싼 첨예한 갈등을 풀기 위해 통신 3사 CEO들과 만났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주파수 경매를 앞두고 장관이 통신사 수장들을 불러 모으는 것은 이례적이었던 까닭에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졌지만, 각 기업들이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켜 주파수 경매는 문재인 정부의 손을 떠나 차기 정부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논란의 출발은 LG유플러스가 지난해 7월 과기정통부에 5G 투자 촉진과 품질 개선을 위해 3.42~3.7기가헤르츠(㎓) 대역 20메가헤르츠(㎒) 폭 주파수 대역을 할당해달라고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이 대역은 LG유플러스가 사용 중인 5G 주파수 대역에 인접해 있는데, LG유플러스가 경매를 통해 이 대역을 가져가면 5G 서비스 품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는 게 이 회사의 주장이다. 3.5㎓ 대역에서의 경쟁력은 5G 품질 평가에 직결된다.
이에 따라 현 정부는 이달 해당 대역의 경매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SK텔레콤과 KT가 '사실상 LG유플러스를 위한 특혜'라며 반발하고 나서면서 눈치싸움이 본격화됐다.
특히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격하게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며 저항했다. KT 역시 "주파수 추가 할당은 10여년 이어온 주파수 경매 사상 최초의 특정사업자 특혜 경매"라며 반발했다.
이통 3사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또 연간 종합평가를 통해 정부의 5G 품질 성적표를 받기 때문에 '주파수' 문제는 '좋은 속도'로 이어지고 이는 또 곧바로 '순위'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경쟁사들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어쨌든 정부 중재마저 실패로 돌아가면서 5G 주파수 추가 할당을 둘러싼 통신 3사의 갈등은 현재진행형이 됐다. 주파수는 통신사의 본업인 통화 품질부터 미래 산업 경쟁력까지 영향을 미치는 첨예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이들 3사의 전쟁은 더욱 극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혜숙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우체국에서 통신 3사 CEO들과 간담회를 열어 5G 소비자 편익 증진을 위한 투자 확대 방안, 농어촌 공동망 구축, 주파수 공급 등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7월 LG유플러스의 요청을 받아들여 3.40∼3.42㎓ 대역 5G 주파수에 대해 7년간 '1355억원+α'를 최저경쟁가격으로 정해 올해 2월에 공고를 내고 그 후 경매를 실시하겠다는 내용의 할당계획안을 지난달 공개했다.
SKT와 KT는 그러나 이 같은 계획안이 LG유플러스에만 유리하다며 반발했고 이후 SKT가 3.7㎓ 이상 대역 40㎒폭(3.70∼3.74㎓, 20㎒ 폭 2개 대역)도 함께 경매에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이날 구현모 KT 대표는 공정경쟁 차원에서 2013년 정부가 KT에 할당한 주파수에 대해 서비스 시기와 지역을 제한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번에도 할당 조건 부과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SKT가 추가로 제기한 주파수 할당 요청에 대해서는 KT도 수요 제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영상 SKT 대표는 "1위 사업자로서 가장 가입자가 많은데도 다른 사업자에만 주파수가 추가 할당될 경우 역차별이 될 수 있다"며 "국민 편익과 주파수의 공정한 이용환경 등 차원에서 공정한 주파수 배분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농어촌 5G 공동망 구축 시 사별 속도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주파수 추가 할당이 필요하다"며 "SKT가 추가로 제기한 주파수 할당 요청의 경우 LGU+의 요청을 수용해 할당하기로 한 주파수와는 분리해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임 장관은 "정부는 5G 서비스의 품질 제고와 투자 촉진을 주파수 할당의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며 "통신사들이 작년과 올해 계속 제기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종합적인 검토가 진행돼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또한 "정부는 3.4㎓ 20㎒ 폭과, 당초 2023년 이후 할당을 검토할 계획이었던 3.7∼4.0㎓ 주파수는 새로운 수요가 제기된 만큼 국민 편익, 주파수 공정 이용환경, 투자 활성화, 글로벌 5G 주파수 공동 운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할당 방향과 일정을 조속한 시일 내에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통신 3사는 같은날 각자 입장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였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간담회 직후 이 회사의 입장을 묻는 질의에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유 대표는 다만 이달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글로벌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참석해 이 회사의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와 AI 반도체 '사피온', 양자암호사업 등을 글로벌 통신 사업자에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KT 측은 자사에도 주파수를 추가 할당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구현모 KT 대표는 "5G 주파수 3.7㎓ 대역에 대한 수요를 내부적으로 면밀히 검토해 정부에 의견을 제시할 계획"이라며 "추가 조건 등을 고려해 정부가 (주파수 할당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LG유플러스는 정부의 이번 검토 결정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국민 편익 관점에서 조속한 의사 결정이 나와야 하는데 자꾸 지연돼 안타깝다"며 "지역별로 통신 3사가 공동 구축하는 농어촌 공동망의 주파수가 달라 이용자 편익이 저해된다고 판단해 20㎒ 폭 주파수를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김현경 기자 envyhk@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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