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칼럼] ‘경제의 안현수’가 많아지면

김영린 논설실장 / 기사승인 : 2022-02-17 06:3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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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커<사진=플리커>

 

안현수는 대한민국 쇼트트랙의 ‘간판스타’였다. 그 ‘간판스타’가 러시아로 귀화, ‘빅토르 안’이라는 ‘외국 스타’가 되었을 당시 ‘책임론’이 무성했다.

“안현수가 쇼트트랙 팀 해체를 1년 동안 늦춰달라고 요청했는데 거절당했다”, “우리 선수들이 기량을 펼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등의 ‘책임론’이었다. 안현수가 폭행을 당했다는 ‘구타설’도 있었다.

그랬던 안현수가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안셴주’라는 이름으로 등장하고 있다.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기술코치라고 했다.

그 안셴주를 놓고 또 말들이 나오고 있다. 정치판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때문에 안현수가 외국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는 책임론이다. 이 후보 측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네티즌은 안현수를 비난하고 있다. 안현수는 더 이상 안현수가 아니라 ‘빅토르 안’이라고 성토하고 있다. 판정 논란 때문에 더욱 공격하고 있다.

안현수는 자신의 가족까지 비난받는 게 고통스럽다는 글을 올리고 있다. 판정이 안타깝지만 자신의 ‘영역 밖의 일’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따져볼 게 있다. 안현수가 조국을 떠나 ‘빅토르 안’으로 ‘변신’했다고 국민이 먹고사는 게 달라질 리는 없다. ‘메달’이 아쉬울 뿐이다.

반면, ‘경제의 안현수’는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금메달리스트 안현수 같은 ‘거물급 기업’이 해외로 빠져나갈 경우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대기업이 국내에서는 장사하기 어렵다며 영업기반을 해외로 옮겨버리면 가뜩이나 부족한 일자리가 더 줄어들 수 있다. 국내에서 뽑을 수 있을 직원을 해외에서 채용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대기업이 창출하는 ‘양질의 일자리’다.

그런 자료도 있었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지난해 100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임직원 가운데 37%가 해외사업장에서 고용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해외사업장 인력이 60.4%를 차지, 국내사업장보다 더 많았다. 현대자동차는 59.3%가 국내사업장, 나머지 40.%는 해외사업장 소속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것뿐 아니다. 어렵게 쌓아온 ‘노하우’도 함께 빠져나갈 수 있다. ‘경쟁력’을 까먹게 되는 것이다. 안현수도 쇼트트랙 ‘노하우’를 중국 선수들에게 가르쳐주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반기업정서’를 더욱 높일 수도 있다. 안현수에 대한 네티즌의 ‘미운털’이 보여주고 있다.

또, 경제성장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에서 잡힐 매출과 수출이 해외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해외로 나갔던 기업이 돌아올 경우, 생산이 36조2000억 원, 국내총생산(GDP)은 11조4000억 원이 늘어나고, 일자리도 8만6000개가 창출될 수 있다는 전경련 분석도 있었다.

세수도 줄어들 수 있다. 세금을 해외에서 내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래서 해외로 나간 기업의 국내 복귀를 돕겠다며 ‘민관 합동 유턴지원반’이라는 것도 만들었다. 작년에 국내에 복귀한 기업이 26개, 2014년 이후 108개에 달했다는 자료도 내놓고 있다.

그렇지만 애당초 기업들이 밖으로 나갈 생각을 하지 않도록 제도를 구축해 놓았어야 좋았다. 온갖 규제를 쏟아내면서 기업들이 견디지 못하고 밖으로 나가도록 만드는 것부터 고칠 필요가 있다.

 

토요경제 / 김영린 논설실장 youngki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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