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분할후 동시 상장' 금지 검토중…SK온, 해외상장 눈돌리나

김자혜 / 기사승인 : 2021-12-17 11: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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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가치 훼손우려 제기…10월 이용우 의원, 제도 개선 제안
한국거래소 검토 소식에 SK이노베이션 주가 상승 움직임도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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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 = 김자혜 기자] 상장한 기업에서 분리된 자회사도 증권시장에 상장하는 ‘분할 후 동시상장’ 제도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증시에 다양한 셈법이 작용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최근 ‘분할 후 동시상장’ 관련 제도의 개선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할 후 동시상장이란 이미 증권시장에 상장돼있는 기업이 모회사와 자회사로 물적분할하고 난 후 자회사까지 나란히 상장하는 것을 말한다.


물적분할은 회사가 특정 사업부를 별도 법인으로 만들고 해당법인을 기존 회사의 100% 자회사로 만드는 방식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차입, 증자 등 자본조달이 가능하고 기업 규모 확장에 유리해 선호하는 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유리하나 일반투자자 입장에서는 선호가 어렵다.


모기업에 모여 있던 가치가 자회사와 나뉘거나 알짜배기 수익원을 자회사가 가져가는 경우가 있어서다.


해당 모기업에 주식투자자들은 자신이 가진 주식 가치가 떨어진다고 판단하면서 주식을 매도한다.


실제로 지난 10월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이 제시한 사례를 보면 SK이노베이션은 한때 주당 지난 7월1일부터 8월19일까지 한 달 20일 만에 주가가 22.17% 폭락했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와 E&P사업부문을 물적분할 하겠다고 공식화한 것은 8월 4일인데 공식화가 되기도 전에 주주들은 주식을 미리 매도했다.


과거에도 유사 사례가 있었다.


지난 2019년 현대중공업이 한국조선해양으로 사명을 바꾸고 한국조선해양이 지주사, 현대중공업은 비상장 물적분할회사가 됐다. 이후 현대중공업이 증권시장에 상장하자 분할 전 현대중공업 주식을 보유해온 소액주주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실제로 당시 한국조선해양 주가는 물적분할 된 현대중공업 상장일 10.97%까지 하락한 후 이전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LG화학의 배터리사업부 물적 분할도 주가하락의 결과를 보였다.


이러한 분할 후 상장을 두고 이용우 의원은 “영국 5%, 미국 0%, 일본 7% 정도”라며 “해외에서는 이해상충과 소송에 대한 우려로 물적분할 후 자회사를 쪼개기 상장하는 모자회사가 동시 상장의 경우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문제제기에 당시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전문가의견을 들어보고 검토하겠다”고 답했고 한국거래소가 본격적인 제도 점검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이 의원은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주주에게 자회사 주식을 배정하거나 공모단계에 신주인수권을 주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거래소 상장 규정을 개정해 물적분할 이후 자회사 상장행위를 금지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분할 후 상장이 검토된다는 소식에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지난 16일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8.33% 상승한 22만7500원에 마감했다.


한국거래소가 분할 후 상장행위를 금지하는 방향으로 규정을 개정한다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 8월에 예고한 배터리 사업 법인 국내증시 상장을 할 수 없다.


이렇게 될 경우 대안은 나스닥 등 해외주식시장 상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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