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픽사베이>
"청춘(靑春)!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우보 민태원(閔泰瑗. 1894∼1934)의 수필 '청춘예찬'은 이렇게 시작되고 있다. 우리는 학창시절에 교과서에서 이 ‘청춘예찬’을 밑줄 쳐가며 익혔다. 그래서 아직도 첫 문장 정도는 기억하고 있다.
민태원은 ‘청춘의 끓는 피’를 강조했다. 청춘의 피는 심장을 ‘거선(巨船)의 기관(汽罐)’과 같이 힘 있게 만들고, 이것이 ‘인류의 역사를 꾸며 내려온 동력’이라고 했다.
인터넷 사전은 ‘청춘’을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이라는 뜻으로, 10대 후반에서 20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나이 또는 그런 시절을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청춘은 열정과 패기,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한 ‘좋은 시절’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청춘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 21세기 대한민국의 청춘은 주눅이 잔뜩 들어 있을 뿐이다.
차라리 ‘청춘예찬’의 첫 문장을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찢어지는 말이다”로 수정해야 할 판이다. ‘청춘예찬’이라는 제목은 ‘청춘애탄(哀歎)’으로 고치게 생겼다. ‘애타는 탄식’이다.
그런 자료가 또 나왔다. 청춘은 대학에 입학하면서부터 빚이라는 자료다.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대학생 572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24.3%가 갚아야 할 ‘빚’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1학년과 2학년은 그 비율이 19%, 24.1%였는데 3학년은 33%, 4학년은 32%로 조사되었다. 갈수록 빚이 늘어나는 것이다.
이들 대학생의 빚은 평균 753만6000원이었다. 1학년은 666만2000원, 2학년 637만4000원, 3학년 994만8000원, 4학년은 810만 원으로 많아지고 있었다.
졸업을 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구한다면 빚을 갚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한국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대학을 졸업한 청년 가운데 ‘그냥 쉬는 비율’이 20.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국가 중에서 3번째로 높았다고 했다. 청년 대졸자 고용률은 75.2%로 31위였다.
상반기 청년층의 체감경제고통지수는 27.2%로 2015년 집계 이후 최고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되었다. 청년 체감 실업률은 2015년 21.9%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25.4%로 높아지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20대의 우울증 진료가 크게 늘었다는 국민건강연금공단 자료도 있었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20대가 전체 연령대 가운데 가장 많았다는 통계도 있었다.
이런데도 “문재인 정부의 청년정책은 정책의 본격 추진을 위한 뼈대를 세우고 제도화한 첫 정부”라고 자찬하고 있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지난달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는 글이다. ▲청년기본법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청년정책추진단 ▲청년정책책임관 등을 설치했다고 밝히고 있었다.
그런데, 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청년부’ 신설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대통령실을 비롯한 모든 부처에 ‘청년 보좌역’을 배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게 하겠다”고 했다.
‘돈’도 약속하고 있다. 청년기본대출과 청년기본소득, 청년도약보장금 등이다. ‘표’ 때문일 것이다.
토요경제 / 김영린 논설실장 youngki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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