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시장인 ‘간편결제’사업 뺏길라 우려해 프레임 의도 강해”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카드업계가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 두고 갈등이 심화된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의 공격적인 플랫폼 간편결제사업에 대응하고자 공동으로 구성한 ‘모바일협의체’ 전략 확장에도 문제가 번질까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수수료 인하 재산정 논의로 인한 갈등으로 그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까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그간 독점해오던 간편결제 시장을 경쟁자로 급부상한 빅테크 기업에 뺏기자 위기에 대응하고자 2017년부터 시작해 상생 카르텔(ICT 등 기업연합)로 확장하려던 공동페이 등 모바일사업 계획을 추진해왔다.
카드사들이 이렇듯 연합전선을 구축한 사업의 배경은 ICT기업의 지급결제플랫폼 대형화에 대비한 안정적인 수익기반 창출과 기술개발 비용 절감에 기여하기 위해서였다.
최근에는 간편결제시스템 개방 원칙적 합의를 하고 앱 하나로 다양한 카드가 결제가 가능하도록 합의가 이뤄졌다.
실제로 지난5월 신한·KB·현대·하나·롯데·우리 등 6개 전업 카드사와 BC카드, 농협은행 NH농협카드 등이 간편결제시스템 개방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바 있다.
현재 각 카드사의 ‘페이’ 애플리케이션은 자사 카드 결제용으로만 쓰인다.
예를 들어 KB국민카드의 KB페이는 KB국민카드 결제용으로 신한카드 결제에는 이용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신한페이판 앱으로 KB국민카드 결제는 불가능하다.
카드업계는 앱 개방성이 확대되면 현재 자사의 카드 결제용으로만 쓰였던 각 카드사의 ‘페이’ 앱에 경쟁사의 디지털 카드도 등록만 하면 사용할 수 있게 되므로 사용자 편의성이 훨씬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도 모바일협의체 계획 중 ‘공동페이’구축도 있다. 지난8월 여신금융협회는 카드사 간 상호 호환 등록을 위한 연동규격 및 표준 API(응용프로그램환경) 개발 추진 사업에 대한 입찰 공고를 내고, 지난달 말 개발업체 1곳을 우선 협상자로 선정했다.
이달 우선협상대상자와 계약이 이뤄지면 업체는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카드사들이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에 대항하기 위해 오픈페이 개발에 나선 것이다. 향후 오픈뱅킹에 이어 오픈페이까지 구축, 카드사들끼리 동맹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선포하기도 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빅테크·핀테크의 공세에 상호개방 시스템 구축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오픈페이 표준규격을 개발하자는 데에 카드사들이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며 “규격이 개발된 이후 이를 선택해 적용할 것인지 여부는 각사의 전략적 선택이 주요하게 작용할 것”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다시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재산정 논란이 불거지면서 빅테크의 간편결제 수수료 형평성 문제와 함께 카드업계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사업 계획에 까지 지장이 있을까 우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카드업계는 빅테크 가맹점 수수료에 대해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을 적용해 카드사와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며 문제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3년마다 적격비용 재산정을 통해 수수료율을 조정해야 한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보다 간편결제 수수료가 더 과도하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카드사는 여신금융전문법에 따라 수수료율을 포함한 세세한 부분까지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고 있지만 간편결제는 별도 규제가 없다”면서 “간편결제에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을 적용해 빅테크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카드업계가 주장하는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주장의 핵심은 간편결제와 카드사가 동일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카드업계가 엄격한 규제에 놓인 반면 전자금융거래법을 적용받는 빅테크는 관련 조항이 없어 수수료율을 회사가 임의로 정할 수 있다보니 역차별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의 이러한 주장 속 이면에는 빅테크 과열 경쟁에서 질까 우려해 ‘동일규제·동일기능’이라는 프레임 여론을 형성해 시장 독점을 유지하고 싶은 바램이 숨어있는 의도가 있다고 풀이하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이번에 추가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 인하를 하게 되면 카드업계에서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모바일 결제사업과 빅테크 간의 수수료율 면에서 이로울 게 없다고 판단돼 빅테크간의 형평성 문제를 운운하며 ‘동일기능·동일규제’를 외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전문가는 “애초부터 빅테크와 경쟁한다는 것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하겠다는 것 밖에 안된 꼴”이라며 “본래 독점하던 간편결제 시장을 다시 카드업계가 카르텔을 형성하고자 핀테크의 시장진출을 막겠다는 의도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간편결제 수수료는 카드사보다 네이버 등 빅테크사들이 2~3배가량 많은 수수료를 챙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연 매출 3억원 이하인 영세 가맹점 수수료가 신용카드는 0.8%에 불과한 반면 네이버페이(주문관리)는 2.2%, 카카오페이(온라인)는 2.0%에 달해 카드사보다 2~3배가량 많은 수수료를 챙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세 가맹점 입장에선 같은 서비스와 상품을 판매하는데도 결제 수단에 따라 수수료가 몇 배씩 차이가 난다는 얘기다.
김한정 의원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의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빅테크 결제 수수료 인하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면서 “감독당국은 과도한 수수료 폭리를 시정하는 등 빅테크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maya4yo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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