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발표한 성명의 영어 버전에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을 ‘늙다리 미치광이’라고 비난하면서 ‘dotard’라는 표현을 쓴 게 화제였다.
보도에 따르면, ‘dotard’는 ‘정신적 균형이 쇠퇴해 망령 드는 상태나 기간’이라는 뜻이라고 했다. 현대 영어에서는 좀처럼 쓰이지 않는 단어라고 했다.
그래서 “이런 어려운 단어를 사용한 김정은의 영어 실력이 상당한 것 아니냐”는 등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었다. “김정은이 트럼프보다는 최소한 영어사전을 한 번 더 찾아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었다.
집권 초였던 10년쯤 전에는 김정은이 어렸을 때부터 뛰어난 ‘신동(神童)’이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은 불과 3살 때 김일성 주석의 한문 시조 ‘광명성 찬가’를 붓글씨로 일필휘지하고 있었다. 그것도 ‘약자’가 아니라 어려운 ‘정자’였다고 했다.
김정은은 2년 동안 외국 유학하는 동안에는 영어와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를 익히고 있었다. 또 바쁜 와중에도 7개국의 언어를 완전히 정복하기 위해 중국어와 일본어, 러시아어 등 ‘주변국가’의 말도 학습하고 있었다고 했다. 김정은은 최소한 ‘어학의 천재’가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더 있었다.
김정은이 미곡협동농장의 토양을 개량할 수 있는 새로운 미생물 비료를 생각해냈다는 것이다. 덕분에 이 농장은 정보당 최고 15톤의 벼를 수확하는 ‘기적’을 이룩할 수 있었다고 했었다. 어학뿐 아니라 농업에서도 천재성을 보여준 것이다.
이렇게 뛰어난 지도자를 만난 북한은 경제가 풀려서 잘 먹고 잘사는 나라가 되어야 당연했다. 그런데 현실은 거꾸로다. 되레 ‘심각한 식량난’에 처했다는 소식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21 세계 식량과 농업 연감’에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북한 인구의 42.4%인 1090만 명이 영양부족 상태에 놓였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세계 평균인 8.9%의 5배 가까운 수치라는 것이다.
북한의 영양부족 인구 비율이 아프리카 최빈국으로 꼽히는 르완다의 35.2%, 에티오피아의 16.2%보다도 열악하다고 했다. 북한보다 영양부족 인구 비율 높은 나라는 소말리아 59.5%, 중앙아프리카공화국 48.2%, 아이티 46.8%, 마다가스카르 43.2% 등 손에 꼽을 정도라는 보도다.
또, 북한 성인의 하루 섭취 열량은 2075㎉로 세계 평균인 2950㎉의 70% 수준, 우리나라의 3465㎉에 비해서는 60%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 5세 미만 발육부진 아동의 비율도 18.2%나 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했다.
미국 농무부도 비슷한 자료를 내고 있다. 올해 북한의 쌀 생산량이 작년보다 3만8000t 줄어든 136만t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가뭄과 폭염에 이어 홍수 피해를 겪었고 특히 곡창지대인 황해남북도 지역에 집중된 장마가 쌀 작황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그런데도 김정은에 대한 찬사는 대단했다. 지난 8월 노동신문 보도는 “조선노동당 총비서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였다. 국가정보원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김정은 집권 10년을 맞아 내부적으로 ‘김정은 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었다.
토요경제 / 김영린 논설실장 youngki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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