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의 질타가 적지 않았다는 소식이다.
보도에 따르면, 야당은 “한국은행도 부동산값 폭등에 큰 책임이 있다”며 “부동산정책 실패에 관해서 그동안 무슨 지적을 했는가” 이주열 총재에게 따졌다고 한다. “한국은행이 29번째 부동산정책 실패의 주역”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기획재정부가 정권 눈치를 본다고 제구실을 못하면 한은이라도 전문가 집단으로서 중심을 잡고 서민경제의 길잡이로서 목소리를 내줘야 한다”는 쓴소리도 나오고 있었다.
비판을 받을 만했다. 한국은행이 돈을 지나치게 많이 풀었고, 과다하게 풀린 돈이 결국 부동산값을 폭등시킨 원인 가운데 하나가 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8월중 통화 및 유동성’만 봐도 알 수 있다. 8월중 통화량(M2)은 3494조4000억 원으로 한 달 사이에 50조5000억 원이나 늘었다고 했다. 작년 8월과 비교한 증가율이 12.5%에 달했다.
통화량은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통화의 유통속도 등을 고려해야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렇지만 통화량은 아랑곳없이 늘어나고 있다.
그것도 ‘평잔’, ‘평균잔액’이라고 했다. 무려 ‘3500조’가 항상 풀려 있는 셈이다. 한마디로 돈이 ‘홍수처럼’ 풀린 것이다. 그렇게 풀려나간 돈 가운데 일부는 부동산으로, 또 일부는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이는 집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증권시장에는 뭉칫돈이 몰리면서 어떤 기업이 공개를 하면, 청약자금이 몇 조를 넘어 몇 십조에 이르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으로도 돈이 이동하고 있다.
풀려나간 돈이 집값을 올린다는 지적은 벌써 있었다. 작년 11월 한국개발연구원(KDI)가 내놓은 ‘통화 공급 증가의 파급 효과와 코로나19 경제 위기’라는 자료다. KDI는 통화량이 1% 증가할 때 주택가격이 1년에 걸쳐 0.9% 정도 상승하는 결과가 확인되었다고 밝히고 있었다.
이 총재가 모를 리 없다. 이 총재는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회복세에 맞춰 통화정책을 정상화시키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늦게나마 ‘돈줄’을 조일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계속 풀리고 있었다. 그랬다가 갑작스럽게 대출을 억제하겠다는 바람에 ‘전세대출 파동’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여당의 환영을 받고 있는 것도 아니다. 여당은 아직도 돈을 더 풀어야 한다고 압박이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지난달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한국은행에 시중은행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대출채권을 매입하라고 요구했다는 보도다. 지난 4월에는 “한국은행이 좀 더 적극적으로 다른 나라 중앙은행처럼 양적 완화뿐 아니라 질적 완화, 나아가서는 조금 더 포용적 금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때 금융이 더욱더 위기 극복의 중요한 기관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고도 했었다.
한국은행이 마치 ‘동네북’처럼 여야 모두의 쓴소리, 잔소리를 듣는 이유는 뭘까. ‘중앙은행 독립성’이 무시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 한국은행은 ‘재무부의 남대문출장소’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들은 적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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