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배당잔치’ 우려‥“이익금 사회적 환원 공유방식 고민해야”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지난 6월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배당 정책을 자율에 맡기겠다고 밝히면서 배당 확대 조짐이 커지고 있다. 당국의 조치에 힘입어 시장반응이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쏠리자, 주가가 반영된 만큼 추가 중간배당 가능성으로도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 속에 지나친 배당잔치로 보여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금융지주사의 주주 환원 경영 위주 정책 개선도 필요하다는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주주환원정책은 이익배당, 자기주식 취득·소각 등을 통해 주주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정책을 말한다. 현재 법이나 회사내부 규정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회사 이익을 통한 배당을 늘리면 이를 주주가 투자수익률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해 통상 ‘주주친화정책’으로 일컫는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그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충격과 불확실성에 대응해 은행그룹의 배당·자사주 매입 등과 관련된 자본배당을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해왔다.
올해 1월 금융위원회는 은행지주회사 및 은행이 자본배당을 6월 말까지 당기순이익의 20% 이내로 실시하도록 권고하는 행정지도를 의결한 바 있다. 이에 금융사들은 일제히 배당확대를 요구하는 주주와 당국 사이에서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다.
당시 금융권 내부에서 은행그룹의 자본적정성과 경제상황을 고래해 자본배당 제한 완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당국의 이같은 권고는 연장 없이 6월말 종료됐다.
이후 금융위는 은행·은행지주가 배당 실시여부 및 수준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지침을 바꿨다. 이는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 등을 고려한 리스크 관리 강화가 명분이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최근 금융지주사 간담회에서 “금리, 수수료, 배당 등 경영판단사항은 금융사 자율적 결정을 최대한 존중할 것”이라며 시장 친화적 정책을 시사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이전 평년 수준의 배당성향을 참고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2016~2019년 은행권 평균 배당성향은 22.7~26.2%였다.
당국의 은행 배당성향 최소 개입 선포에 따라 주주환원 정상화에 대한 가시성도 덩달아 높아졌다. 또 배당 족쇄가 풀린 시중은행들은 배당 확대 의지를 내비쳤다.
실제 4대 금융지주들은 올해 중간배당으로 총 7648억 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호실적을 낸 만큼 주주 가치 제고를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배당 성향이 30%는 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최근 금리인상과 함께 주식시장도 호황으로 접어들면서 외국인 매수세 유입을 통해 예대금리차 확대·수익 기대감을 동시에 가지게 됐다.
이와 관련 SK증권의 한 연구원은 은행주 전망에 대해 “기준금리 상승은 향후 시장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은행의 예대금리차와 NIM(순이자마진)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은행주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 유입은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은행지주사들의 주주환원정책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대부분 금융지주사들이 고배당 성향에만 관심을 두는 반면, 서민금융지원 등 사회적 공헌 투자에는 인색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시중은행들이 최근에는 ESG(환경·사회공헌·지배구조) 경영 분위기에 힘입어 기부나 후원 등 일부 사회적 공헌 투자에 과거보다는 신경을 쓰는 편이지만, 배당성향 확대에 비해서는 소홀한 측면이 강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실제로 ESG 경영을 외치고 있는 은행권이 정작 지난해 사회공헌활동 지출 비용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은행 사회공헌활동’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은행권의 사회공헌활동 금액이 총 1조9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1조1359억원보다 약 400억원 줄어든 규모다.
그간 은행권의 사회공헌활동 지출액을 보면 2017년 7417억원, 2018년 9905억원으로 매년 꾸준히 성장해오던 것이 지난해에는 오히려 감소한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은행연합회 측은 “사회공헌활동 지출액 규모는 최근 3년간의 지원액을 합산하면 총 3조2000억원으로, 연평균 1조원을 상회하는 등 성장 추세는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의 전문가들은 적정 수준의 배당은 기업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수단이지만, 과도한 배당 확대는 ‘지나친 배당 잔치’로 전락할 수 있으므로 주주 친화 배당 정책을 소액 주주로 확대하거나 이익금을 사회적 공유 방향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태준 동덕여대 금융경영학 교수는 “은행은 예대마진율로 이익을 평가할 때 경영진과 실적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대배분 배당이익 구조는 주주환원 정책으로만 간다”고 지적했다.
김태준 교수는 “바람직한 배당제도로 가려면 이러한 실적에 영향을 받지 않는 구조로 개선해야 한다”며 “기업 가치도 높이고 서민들도 도울 수 있는 책임경영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이밖에 은행의 자사주 취득 시 배당이 제한된다는 정보를 투자자들이 알기 쉽게 회계처리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현재 금융·은행지주사 회계처리 기준과 재무제표 표시방법이 관련 이익규모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기업 ROE(자기자본이익률)가 낮아지는 성장둔화기에는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확대로 주주 환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대규모 시설투자 계획이 없다면 배당을 통해 이익유보금을 줄여나가는 방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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