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칼럼] 중소기업 ‘하위 연봉’도 공개하면

김영린 / 기사승인 : 2021-08-23 05: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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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올해도 ‘대기업’ 임원의 연봉 공개에 관한 보도가 잇따르고 있었다. ▲‘연봉 킹’이 누구다 ▲퇴직금이 ‘몇 백억’이다 ▲상여금이 ‘몇 십억’이다 ▲어떤 회장님은 연봉 받은 계열기업이 여러 개다 ▲스톡옵션 ‘대박’ 터진 임직원 등등 이다.


더 있었다. ▲어떤 회장님은 연봉이 ‘몇 억’ 올랐다 ▲어떤 회장님은 연봉이 ‘몇 억’ 깎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또 연봉이 ‘제로’라는데 무슨 돈으로 생활하나 등등이다.


‘억’은 월급쟁이들이 꿈꾸는 연봉이다. 그런데 공개된 연봉에는 ‘몇 백억’도 있고, ‘몇 십억’도 있었다. 그것도 ‘상반기 연봉’이 그랬다. 하반기까지 합쳐 연간으로 계산하면 그 ‘갑절’이 될 것이다.


몇 십억, 몇 백억은 서민들이 ‘로또’복권에 당첨되어도 만져보기 어려운 거금이다. 그것도 ‘한 자릿수’가 아닌 ‘두 자릿수’ 이상 로또복권에 당첨되어야 가능할 거금이다.


돌이켜보면, 대기업 임원의 연봉을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면서 말들이 많았다.


경제단체들은 공개적으로 반대하기도 했다. “위화감을 조성하게 될 것이다, 사생활 침해다” 등등이었다. 심지어는 “범죄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연봉 공개를 껄끄러워한 것이다.


“임금협상 때 노조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수도 있다”는 말도 빠뜨리지 않았다. 회장님 보수는 ‘엄청’ 높여도, 노조에게 더 많은 임금을 줄 수는 없었다.


문제는 연봉 공개가 가뜩이나 심각한 반(反)기업정서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몇 억, 몇 십억에 달하는 연봉이 공개될 때마다 ‘없는 자’, 또는 ‘못 가진 자’는 좌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연봉 공개 ‘의무화’는 대기업을 싫어하는 정권으로서는 ‘성공한 정책’이 될 것이었다.


그렇지만, ‘실패한 정책’이 될 수도 있었다. 중소기업을 주눅 들게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중소기업 직원의 연봉은 대기업의 ‘절반’ 정도에 지나지 않고 있다. 많이 잡아도 ‘3분의 2’가 고작이다.


임원도 다를 것 없다. 명함만 'CEO'일 뿐 연봉은 형편없는 중소기업 사장님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추석과 설날이 되면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챙겨주기 위해 고심하는 중소기업이 상당수다. 어렵게 자금을 마련,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하면서 자신은 포기하는 중소기업 임원의 이야기도 심심치 않다.


그런 중소기업은 대기업 연봉이 발표될 때마다 기가 꺾일 수밖에 없다. 극단적으로는 차라리 문을 닫고 싶도록 만들 수도 있다.


코로나19로 허덕이는 소상공인은 말할 것도 없다. 오죽했으면 직원들을 모두 내보내고 ‘나 홀로 사장님’을 하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 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 가운데 42.5%가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 근무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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