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분과 세븐브로이,레시피 도용 문제로 분쟁
수제맥주 신화 파트너 갈등 업계 발전 저해 우려
‘곰표 맥주’ 제조법 도용 여부 등을 두고 세븐브로이와 다툼을 벌이고 있는 대한제분이 지난 21일 ‘곰표밀맥주 시즌 2 ’제품을 내놓으면서 양 사 간 분쟁의 골이 한층 깊어지게 됐다.
이들 회사 간 다툼은 곰표 밀맥주 상표권자인 대한제분이 지난 3월 말 기존 제조사인 세븐브로이즈와의 상표권 계약을 끝낸 뒤 제주맥주와 손잡고 후속 제품 준비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대한제분의 곰표 밀맥주 시즌2 출시를 계기로 두 회사 간 공방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앞서 세븐브로이는 대한제분이 제주맥주를 새 제조사로 끌어들여 신제품을 내놓았지만 기존 곰표 밀맥주와 “레시피가 유사하고 맛도 같다”는 점 등을 들어 법원에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 해 놓은 상태다.
더욱이 곰표 밀맥주 시즌 2 출시로 당분간 시장에서는 기존 곰표 밀맥주와 연관된 3개 제품이 동시에 판매 경쟁을 벌여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 곰표 밀맥주 외 세븐브로이가 대한제분과의 계약 종료 이후 4월 말 ‘대표 밀맥주’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양 사는 분쟁과는 별개로 각자가 출시한 신규 제품 판촉에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하지만 법원의 가처분 소송과 공정위 제소 문제가 어떻게 결론이 날 지에 따라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대한제분은 양 사 간 갈등 해소를 위해 소통에 나서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세븐브로이 측이 요구하는 빈 캔 및 빈 병과 술 저장 분에 대한 보상 건을 놓고도 양측 입장이 팽팽해 갈 길이 먼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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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제븐과 세븐브로이 간 제조법 도용 분쟁이 일고 있는 곰표 밀맥주<사진=연합뉴스 제공> |
■ 수제맥주 시장 돌풍 주역 간 적대적 관계
대한제분과 세븐브로이의 다툼은 우선 기존 곰표 밀맥주와 곰표 밀맥주 시즌2 제품 간 레시피 유사성 문제에서 출발한다. 문제는 이에 대한 양 사 간 주장은 극명하게 엇갈린다는 점이다.
세븐브로이는 대한제분이 이날 곰표 밀맥주 시즌2 제품을 출시하기 전부터 기존 곰표 밀맥주 레시피를 베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회사는 입장문을 통해 “수출을 원하는 대한제분의 요구로 제조 핵심 기술인 품목 제조보고서를 전달했는데,유통사에 납품된 곰표밀맥주 시즌2 실물에 표기돼 있는 원재료 목록과 함량 비율 등이 곰표 밀맥주와 매우 유사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를 근거로 지난달 법원에 곰표 밀맥주 시즌2 제품의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데 이어 대한제분을 공정거래위원회에도 제소했다.
세븐브로이는 또 대한제분이 곰표 밀맥주 시즌2를 출시한 날짜도 문제 삼는다. 대한제분과 함께 만든 곰표 밀맥주 재고 소진 기간을 오는 9월 말로 정했음에도 대한제분 측이 계약을 종료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타 제조사를 끌어들여 상표를 바꾼 뒤 이번에 신제품을 내놓은 것은 상 도의에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반면 대한제분은 세븐브로이가 제기한 의혹을 반박하며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해 법적 조치 등을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레시피 도용 주장은 허위라며 제주맥주의 독자적 레시피로 만든 제품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또 상표권 계약기간 종료에 앞서 모든 제조사를 참여토록 해 공개적인 제안 과정을 거친 뒤 제주맥주를 선정한 만큼 일방적으로 계약을 종료하고 제조사를 변경했다는 주장도 근거가 없다고 반박한다.
■ ‘곰표’ 대 ‘호랑이표’ 싸움에서 누가 웃을까
대한제분의 곰표 밀맥주 시즌2와 호랑이를 캐릭터한 세븐브로이의 대표 밀맥주 중 소비자입맛은 누구 손을 들어줄까.
무엇보다 ‘곰표’ 브랜드로 편의점 수제 맥주 붐을 일으켰던 밀맥주가 ‘대표’로 바뀐 이름으로 예전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 지가 관심사 다.
곰표 밀맥주 시즌2는 기존 곰표 밀맥주에 풍부함과 깊이를 더하고 청량감을 높였다는 게 대한제분 측의 설명이다. 대표 밀맥주는 곰표 밀맥주 맛에 충실하면서도 과일 추출물을 조합해 수제 맥주의 매력을 강화했다는 것인데,소비자들의 반응에 이목이 쏠린다.
대표 밀맥주는 지난 4월부터 편의점 CU에서 판매되면서 출시 이후 5월 말까지 한 달 간 누적 판매량이 40만 캔에 이를 만큼 호평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기존 곰표 밀맥주를 9월 말까지 판매하기로 돼 있어 신구 제품이 겹친다는 점은 세븐브로이측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그렇지만 기존 재고가 소진되고 나면 판매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반해 곰표 밀맥주 시즌2는 21일 판매에 들어간지 22일 현재 하루 밖에 지나지 않아 실적 집계는 안되고 있지만 일단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것이 제주맥주 쪽 얘기다. 따라서 두 제품 간 실적 비교는 적어도 다음달 이후에서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표 밀맥주는 CU 편의점에서만 판매되고 있는 데 반해 곰표 밀맥주 시즌2는 CU를 포함한 5개 편의점 모두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 같은 판매망의 차이를 감안하면 두 제품을 판매량 자체로만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세븐브로이가 앞으로 대표 밀맥주 후속 제품으로 라거와 로제 등 후속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어서 두 회사 간 밀맥주 전쟁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 양 사 간 분쟁 맥주 시장 성장에 걸림돌
대한제분은 세븐브로이의 법원 가처가분 신청과 공정위 제소에 대해서는 법리적 검토와 함께 사실과 다른 내용은 바로 잡아 나가겠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도 사태가 확산되는 것은 내심 바라지 않는 분위기다. 대한제분의 한 관계자는 “양 사 간 소모적 분쟁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세븐브로이와 소통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분쟁과는 별개로 세븐브로이가 현재 200만개에 달하는 빈 캔과 빈병 재고 분과 한 달 분 저장술에 대한 보상 요구 문제도 장애물로 꼽인다. 대한제분은 계약 종료일인 3월 말까지 만들어진 완제품만 보상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세븐브로이는 술은 숙성을 위해 적어도 한 달 전에 제조하고, 부자재도 일정량을 사전에 확보할 수밖에 없는 만큼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020년 5월 출시 이후 무려 6천만 캔 가까이 팔려 편의점 수제맥주 시장에 금자탑을 쌓았던 곰표 밀맥주가 제조사와 상표권자 간 다툼으로 법적· 행정적 문제로까지 비화하게 된 것은 맥주업계로서는 불행한 일이다.
물론 한 때 사업 동반자가 서로 등을 돌리는 것은 다반사이기는 하지만 레시피 도용 진위를 두고 법적 다툼을 벌이는 것은 볼썽사납다. 맥주업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토요경제/이승섭 대기자 sslee7@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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