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배포한 대한상의…최태원 ‘재발 방지’ 수습에도 정부 ‘엄정 조치’

양지욱 기자 / 기사승인 : 2026-02-08 20:19:25
  • -
  • +
  • 인쇄
대한상의, ‘한국 고액 자산가 해외 유출’자료 배포… 검증 없는 자의적 해석에 비판 확산
이 대통령 “공식 단체인 ‘대한상의’가 가짜뉴스를 배포한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질타
주무부처 감사 착수·행정조치 예고… 사과문 낸 ‘대한상의’ 사실상 사면초가

경제계 최고 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가 배포한 ‘한국 고액 자산가 해외 유출’ 보도자료가 가짜뉴스 논란에 휩싸이며 대한상의가 사실상 사면초가 위기에 놓였다.

 

▲ 대한상공회의소/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정부와 여당은 해당 사안을 단순 해프닝이 아닌 최고 공신력을 가진 경제단체의 중대한 책임 문제로 규정하며 대한상의에 대해 강경 대응 방침을 분명히 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한상의는 공신력 없고 사실 확인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정보를 유통함으로써 국민과 시장, 정부 정책 전반에 심각한 혼선을 초래했다“라며 “이는 명백한 가짜뉴스에 해당한다”고 직격했다.

그는 “관계 기관 및 주요 경제단체와 협력해 검증되지 않은 정보나 가짜뉴스가 유통되는 구조 자체를 차단하기 위한 제도적·행정적 조치도 적극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대한상의의 보도자료 작성·배포 경위를 전면 조사하고, 결과에 따라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제도적·행정적 조치까지 검토 대상에 올랐다.

이번 가짜뉴스 논란은 대한상의가 지난 3일 배포한 “상속세수 전망 분석 및 납부 방식 다양화 효과 연구” 보도자료 때문이다.

자료에는 2025년 한국을 떠난 고액 자산가가 2400여 명으로 전년보다 2배 증가했고 세계에서 4번째로 많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50%를 넘는 상속세 부담이 이들의 해외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어 상속세 납부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았다.

대한상의는 이에 대한 근거로 영국 이민 컨설팅사 핸리앤파트너스의 조사를 인용했다.

하지만 헨리앤파트너스의 조사 방식이 부실해 결과를 신뢰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원문 어디에도 ‘상속세 때문에 한국을 떠난다’는 인과관계가 명시되지 않았음에도 대한상의가 자의적으로 해석해 정책적 메시지로 포장했다는 비판으로 확대됐다.

급기야 이재명 대통령은 7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한 언론사 칼럼을 첨부하며 “법률에 의한 공식 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런 짓을 공개적으로 벌인다니 믿어지지가 않는다”라며 “주권자 국민의 판단을 흐리려는 고의적 가짜뉴스는 민주주의의 적”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의 질타 이후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책임있는 기관으로서 데이터 검증에 소홀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대한상의에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상의 또한 8일 공식 사과문을 통해 외부 통계를 충분히 검증하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여당도 공세에 가세했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공신력 없는 정보 유통으로 사회적 혼란을 초래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며 “주무 부처의 철저한 조사와 함께, 이를 검증 없이 받아쓴 일부 언론의 행태 역시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대응을 두고 “비이성적 대처”라고 반발했지만, 여권은 “가짜뉴스를 바로잡는 것을 정치 공세로 왜곡하지 말라”며 맞받았다.

 

▲ 이재명 대통령 X 게시글/사진=연합뉴스

정부 감사 착수, 대통령 공개 질타, 여당의 전면 압박까지 이어지면서 대한상의는 창립 이후 유례없는 정치·행정적 압박에 직면한 상황이다. 단순한 해명이나 사과로는 수습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 안팎에서는 “대한상의의 정책 발언과 자료 신뢰도 전반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