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당장은 쓰더라도 훗날 약이 되게 하라

조봉환 기자 / 기사승인 : 2022-06-20 19: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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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가스 요금 인상안에 부쳐

<조봉환 토요경제신문사 발행인>

 

전기요금 인상안을 놓고 윤석열 정부가 깊은 시름에 빠졌다. 각종 원자잿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전기요금을 올려야 하지만 민생 안정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집권 2개월차에 접어든 새 정부로선 그야말로 ‘대략 난감’이다.

 

상황은 난감해도 소폭인상 쪽으로 가닥을 잡는 듯하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며 전기요금의 소폭 인상안을 꺼내며 ‘최소화’라는 단서까지 달며 인상안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물가 안정을 위해 현 요금을 억제할 순 있지만, 그럴 경우 시장의 기능 자체가 왜곡될 수 있는 것을 우려한 발언이다.


사실 다급한 건 당사자인 한전이다. 지난 1분기만 7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으니 이런 추세면 올해 누적적자는 30조원에 달할 것이다.

사실 전기요금은 대표적인 공공요금이다. 2020년 생산원가를 요금에 반영하는 원가연동제를 만들어 2021년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 제도대로라면 지금의 전기요금은 훨씬 높아야 했다. 하지만 문재인정부 시절 6차례의 연료비 조정단가 조정 과정이 있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4차례나 동결됐다. 나름 문재인정부의 고육지책이었다고 항변하지만 일각에선 대선을 염두한 정치적 판단이라는 불편한 지적도 한다.

인상 시기를 놓쳤으니 인상 폭도 관건이다. 여론을 의식, 현실은 한전의 요구분인 kWh당 3원보다 다소 낮춰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단체 등이 주장하는 서민들의 물가부담을 고려, 일정 사용량까지는 요금을 동결하는 누진요금을 채택할 개연성도 있다. 가스공사도 다음달부터 민수용(주택용·일반용) 가스요금의 원료비 정산단가를 메가줄(MJ·가스 사용 열량 단위)당 1.90원으로 기존보다 0.67원 인상하겠다고 했다. 어찌 됐건 이런 전기나 가스요금 인상은 다른 물가상승에 여러모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물가 안정 최후의 보루로 인식돼왔던 전기, 가스 등의 인상은 이제 카운트다운에 들어갈 날만 남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출근길에 "국민들 숨이 넘어가는 상황"이라며 "어떻게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결국 어려운 시기는 국민과 함께 고충을 나누며 넘어야 한다. 이제 정치의 결단만 남았다. 선택하고 집행해야 한다면 원칙과 소신으로 하길 바란다. 그것이 정치권의 상황을 고려하는 소신이나 원칙 되면 안 된다. 당장의 편의나 사의를 위한 결정은 지금은 달더라도 나중엔 쓰다.

 

이해와 설득의 장도 마련해야 한다. 일방적인 결정이나 집행은 두고두고 탈이 될 수 있다. 다시 강조하지만 당장의 박수를 위한 결정이나 집행은 훗날 큰 회초리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토요경제 / 조봉환 발행인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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