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하위 매뉴얼 근거 제재, 위법 소지 있다” 반박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잇단 악재에 휘말렸다. 최근 인수한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직원 과로사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대주주로 있는 롯데손해보험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인 ‘경영개선권고’를 내리면서 사모펀드사의 책임경영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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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손해보험 본사 전경/사진=롯데손해보험 |
과로사 의혹은 JKL이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수를 마무리하던 시점에 발생해 직접적인 관리 책임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최근 MBK파트너스의 책임경영 부재 논란 등으로 사모펀드를 둘러싼 부정적 여론이 커지는 가운데 또 다른 사회적 이슈까지 불거지면서 사모펀드 운용사 전반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의 제재까지 겹쳤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일 정례회의에서 롯데손보에 대한 ‘경영개선권고’ 부과를 의결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정기검사와 올해 추가검사 결과를 종합해 롯데손보의 경영실태평가(RAAS) 종합등급을 ‘보통(3등급)’으로 평가했지만, 자본적정성 부문 비계량 평가에서는 ‘취약(4등급)’을 부여했다. 이에 따라 롯데손보는 2개월 내 자본적정성 제고 방안을 담은 경영개선계획을 금감원에 제출하고 금융위 승인 절차를 거쳐 1년간 개선 작업을 이행해야 한다.
롯데손보는 같은 날 곧바로 설명자료를 내고 반박했다. 회사는 “이번 조치는 자체 위험 및 지급여력 평가체계(ORSA) 도입 유예에 따른 조치로 이는 상위 법령에 따른 적법한 절차로 이사회 결의를 거친 사안"이라며 "하위 매뉴얼을 근거로 한 제재는 위법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ORSA는 보험사가 내부적으로 위험을 측정하고 자본적정성을 평가하는 내부모형 제도로 도입에 막대한 비용과 인력이 필요하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전체 53개 보험사 중 절반 이상인 28곳이 제도 시행을 유예하고 있다.
롯데손보는 “보험금 지급 등 본연의 역할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며 “금융당국 통보에 따라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덧붙였다.
재무지표만 놓고 보면 롯데손보의 실적은 오히려 개선세다. 롯데손보는 JKL파트너스가 2019년 인수한 이후 ▲수익증권 매각 ▲안전자산 비중 확대 ▲요구자본 감소 등 ‘투자자산 리밸런싱’을 추진해 수익구조를 안정화했다. 그 결과 장기보장성보험 비중은 2019년 말 52.6%에서 현재 88%로 늘었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293억원, 순이익은 99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5%, 42% 증가했다. 지급여력(K-ICS·킥스)비율도 141.6%로 감독당국 권고 수준(130%)을 상회한다.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치는 향후 롯데손보 매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JKL은 지난 2023년부터 매각 작업을 본격화했으며 초기 희망가 3조원에서 현재 약 2조원 수준으로 몸값이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경영개선권고가 더해지면서 매각 협상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홈플러스 사태와 롯데카드 해킹 사고가 잇따라 불거지며 사모펀드의 경영 관리·책임 체계 전반에 대한 신뢰도 흔들리고 있다. 단기 수익을 중시하는 사모펀드 특유의 경영 방식이 사회적 책임과 내부통제의 사각지대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다시 부각되는 분위기다.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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