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3사, 해킹 보상 방안 기조 변화…‘몸 낮추기’에서 선별 대응으로

황세림 기자 / 기사승인 : 2026-02-02 18: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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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분쟁조정위 권고안 불수용…“이미 자발적 보상 이행”
KT, 보상 규모 축소·현금성 요금 할인 제외
LG U+, 수사·과징금 가능성 공시… 보상안은 ‘글쎄’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지난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이동통신 3사가 고객 보상을 앞두고 초기와는 다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보상 범위를 제한하거나 축소하는 동시에 정부 권고에 대해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며, 사안마다 선별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SKT·KT·LG U+)는 해킹 사고 이후 이용자 보상과 후속 조치에서 각기 다른 대응 방식을 보이고 있다. 초기보다 보상 범위를 좁히는 방향으로 기조가 이동하는 모습이다.


해킹 사고가 알려진 직후 이동통신사들은 사과와 유감 표명을 포함한 입장을 내고 보안 점검과 재발 방지 조치를 강조했다. 사고 원인과 피해 범위가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보상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여론 관리에 나선 모습이었다.

사고 수습이 이어지며 통신사들은 보상 범위와 책임 기준을 둘러싼 판단을 보다 신중하게 가져가고 있다. 일괄적 보상 확대에 따른 부담과 선례 가능성 등을 감안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 SKT, 분쟁조정위 권고안 불수용…“이미 자발적 보상 이행”
 

▲ SK텔레콤 사옥/사진=SK텔레콤

 

SKT는 지난달 30일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식 전달했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SKT에 대해 1인당 통신요금 5만원 할인과 5만 포인트 지급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SKT는 조정안을 수용할 경우 보상이 전체 가입자에게 적용돼 2조원이 넘는 규모로 확대될 수 있다며 불수용 의사를 밝혔다. 조정안 수용 시 파급 효과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SKT는 이 같은 판단의 배경으로 사고 이후 이미 상당한 수준의 자발적 보상과 보안 강화 조치를 이행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내부 관계자는 “사고 직후 자진 신고와 함께 위약금 면제, 통신요금 50% 할인, 데이터 추가 제공, 멤버십 혜택 등 약 5000억원의 자발적 보상 조치를 선제적으로 이행했고 추가로 약 7000억원의 정보보호 투자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 KT, 보상 규모 축소·현금성 요금 할인 제외

 

▲ KT 광화문 사옥/사진=KT

 

KT는 보안 사고에 따른 이용자 보호 조치는 유지하되 보상 적용 범위와 방식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해킹 사고 이후 고객 보상안을 마련해 발표했지만 보상 범위와 적용 대상은 제한적으로 설정했다. 

 

무단 소액결제 피해에 대해서는 전액 보상을 결정했고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위약금 면제 조치도 포함했다. 다만 통신요금 할인 등 정액 현금성 보상은 이번 보상안에서 제외했다.

 

업계에 따르면 보상 규모 역시 논의 과정에서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내부에서 6000억원대가 거론됐던 보상안은 이사회 논의 과정에서 4000억원대 수준으로 확정됐다.

◆ LG U+, 수사·과징금 가능성 공시… 보상안은 ‘0’

 

▲ LG유플러스 용산 사옥/사진=LG유플러스

 

LG U+는 지난해 7월 해킹 의심 정황이 포착된 이후 관련 조사를 받아왔지만 현재까지 별도의 이용자 보상안은 없는 상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민관합동조사단은 당시 데이터 유출 정황을 확인하고 조사를 진행했으나 해킹이 의심되는 서버가 재설치·폐기되면서 추가 조사가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이에 조사단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고의적인 자료 훼손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아 별도 수사를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LG U+는 지난달 16일 발표한 투자설명서에서 “개인정보 유출 관련 조사에 따라 과징금 부과나 피해 고객 보상 등 민형사상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공시했다.

앞서 해킹 사고를 겪은 SKT와 KT도 각각 지난해 9월과 11월 공시한 투자설명서에 이 같은 위험 요인을 기재한 바 있다.

해킹 사고 이후 이동통신사들의 대응은 초기의 보상 검토 중심에서 책임 범위와 비용을 고려한 판단으로 무게가 옮겨가는 모습이다. 이 같은 대응 기조가 향후 통신업계 전반에서 어떤 기준으로 정착할 지는 추가 사례를 통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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