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 교체한 ‘3N’… 불황 돌파 인적쇄신 승부수 던졌다

최영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3-27 18: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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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측부터 김택진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사진=엔씨소프트>

 

국내 게임사들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대대적인 경영진 및 조직 개편에 나섰다. 인적 쇄신과 조직개편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경영 효율화도 추진할 예정이다.

2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인 3N·2K(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카카오게임즈·크래프톤) 중 크래프톤을 제외한 게임사가 최고 경영자를 교체하고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게임업계의 이 같은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는 올해 국내 게임 시장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여 위기 극복을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이달 초 발간한 ‘2024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산업 매출액이 지난 2022년 22조2149억원에서 2023년 19조7000억원으로 약 10.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도 매출액은 현재까지 추정치로만 확인할 수 있지만, 게임산업의 전체적인 규모가 ‘역성장’의 모습을 띠는 것은 지난 2013년 이후 10년 만이다. 이에 대한민국 게임산업을 대표하는 이른바 ‘3N(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이 처음으로 공동대표 체제를 시행하고, 대표를 교체하는 등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변화를 꾀했다.

◆엔씨, 창립 최초 공동대표 체제 가동… 김택진 개발, 박병무 M&A

엔씨소프트는 2023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372억원을 달성했다고 지난 22일 공시했다. 이는 직전 연도인 2022년에 달성한 영업이익 5590억과 비교해 약 75% 감소한 수치다.

지속되는 실적 하락에 엔씨소프트는 창립 이래 최초로 공동대표 체제를 출범했다. 게임 본연에 집중하면서도 투자 및 인수합병(M&A)을 통한 내실 다지기까지 동시에 해내기 위해 역할을 나누기로 결정한 것이다.

엔씨는 지난 20일 김택진 대표와 박병무 대표 내정자가 함께 참석한 ‘공동대표 체제 출범 관련 온라인 미디어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에서는 공동대표제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발표했다.

 

▲ 2013∼2022년 국내 게임시장 규모 추이 <자료=한국콘텐츠진흥원>

 

먼저 엔씨의 창업자인 김택진 대표는 엔씨의 핵심인 게임 개발과 사업에 집중한다는 스탠스다.

김 대표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게임 개발과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게임 개발, 게임 개발의 새로운 방법 개척 등 글로벌 게임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개발 환경을 챙기려 한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글로벌 게임 경쟁력을 강화하는 만큼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엔씨는 지난 27일 현재 국내에서만 서비스 중인 MMORPG ‘쓰론 앤 리버티(이하 TL)’의 글로벌 CBT 일정을 발표했다. 아마존게임즈와 손잡고 진행하는 이번 TL CBT와 같이 ‘블레이드 & 소울 2’ 역시 중국 현지 퍼블리셔와 글로벌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어 업계에서 M&A의 귀재로 알려진 박병무 대표 내정자는 전문성을 발휘해 경영을 위한 내실을 다지고 투자 및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내정자는 이날 경영 내실을 다지고 시스템 구축에 주력하기 위한 4가지 핵심 전략을 제시했다. ▲핵심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경영 효율 강화 ▲모든 구성원이 정확하게 상황을 인지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의 시스템 구축 ▲경험의 내재화를 바탕으로 한 세계화 기반 구축 ▲지식재산권(IP) 확보 및 신성장 동력을 위한 투자와 M&A 추진이 이에 해당한다.

특히 IP 및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와 M&A 전략에 대해서는 “엔씨에 부족한 장르의 IP를 확보하기 위한 국내외 게임사 투자를 최우선 과제로 생각한다”며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사업적 시너지’, ‘미래 성장 동력’, ‘재무적 도움’이라는 세 가지 관점에 부합하는 M&A 역시 치열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넥슨, 공동대표로 웹3.0 총괄하던 강대현 내정… 넥슨 유니버스 출격?

넥슨은 어려운 시장 상황에도 2023년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2516억원을 달성하며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이는 직전 연도인 2022년보다 약 30% 늘어난 수치다.

올해로 창사 30주년을 맞이한 넥슨은 27일 이사회를 통해 공동대표 체제로 재편됐다. 공동대표로는 강대현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가 선임됐다. 같은 날 기존 이정헌 대표는 넥슨 일본법인 대표로 선임됐다.

 

▲ 좌측부터 권영식 넷마블 각자대표, 김병규 넷마블 각자대표 <사진=넷마블>

 

그간 김 대표는 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인사와 홍보, 경영지원을 아우르는 커뮤니케이션 전반을 이끌어 왔다.

강 대표는 라이브퍼블리싱 실장와 라이브본부장 등을 맡아 회사의 주요한 개발 전략을 수립하는 등 운영 역량을 선보이며 신사업 또한 담당해왔다.

이 중 주목해야 할 사람은 강 대표다. 그는 직전까지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인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개발 중인 넥슨유니버스의 수장을 맡고 있었다. 이로 미루어 봤을 때, 강 대표가 넥슨코리아의 대표직을 수행하면서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개발에 추진력이 붙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블록체인 게임부터 커뮤니티를 통해 이뤄지는 자발적 IP 생산활동까지 더해진 대체불가토큰(NFT) 게임 생태계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 PC MMORPG ‘메이플스토리 N’과 블록체인 기반 UGC 게임 플랫폼 ‘메이플스토리 N 월드’ 등을 출시할 계획이며, NFT 기반 앱을 개발할 수 있는 ‘메이플스토리 N SDK’ 등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한편, 넥슨은 여러 신작들을 준비 중에 있다. 최근 마비노기 영웅전 IP를 활용한 신작 액션 게임 ‘빈딕투스: 디파일 페이트’를 깜짝 공개하면서 개발력에 대한 검증을 마쳤다.

◆넷마블, 각자대표에 전략기획통 김병규 내정… 해외 진출 정조준

넷마블은 연결기준 2023년 매출액 2조5021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연도인 2022년보다 약 6.4% 감소한 수치다. 다만 지속적인 비용 효율화를 통해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680억원을 기록해 전년 보다 약 37% 줄였다.

넷마블 역시 기존 ‘권영식·도기욱’ 각자대표 체제에서 ‘권영식·김병규’ 체제로 변경된다. 도기욱 대표는 각자대표직을 내려놓고 겸임하던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에 집중할 예정이다.

새로 각자대표직을 맡게 된 김 내정자는 기존 전략기획과 법무, 정책, 해외 계열사 관리 등 넷마블 컴퍼니의 전반적인 업무를 맡아온 ‘전략기획통’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넷마블이 최근 글로벌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신작들을 대거 공개하면서, 해외 계열사 관리를 맡았던 김 내정자를 대표로 선임한 것에 대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더 힘을 쏟기 위함으로 해석하고 있다.

 

▲ 좌측부터 김정욱 넥슨코리아 공동대표, 강대현 넥슨코리아 공동대표 <사진=넥슨>

 

넷마블은 올해 해외에서도 유명한 IP를 활용해 개발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와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을 출시할 예정이다.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미디어 쇼케이스를 통해 올해 5월 중 출시를 예고했으며, 지난 19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전역에서 사전등록을 시작했다. 이후 이틀 만에 사전등록자 수 100만명을 넘어서는 등 큰 기대를 받고 있다.

게임 제작에 활용된 ‘나 혼자만 레벨업’ IP는 글로벌 누적 조회수 143억뷰를 기록한 웹툰을 기반으로 하는 인기 IP다. 해당 IP에 특히 열광했던 태국과 캐나다 지역에서 지난 21일 얼리액세스(앞서해보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곱 개의 대죄’ 역시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만화를 활용한 IP다. 해당 만화는 지난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연재된 인기 만화로 누적 판매 부수 3700만부를 기록했다.

한편, 넷마블은 이번 신작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을 개발하기에 앞서 지난 2019년 해당 IP를 활용해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를 출시했다. 해당 게임은 지난 2월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누적 10억달러(한화 약 1조3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뽑아내는 등 넷마블의 주력 게임으로 당당하게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위메이드, 컴투스, 카카오게임즈도 대표 교체… 체질 개선 절실

이외에도 컴투스,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역시 대표가 교체된다. 특히 위메이드는 창업자인 박관호 이사회 의장이 12년 만에 대표직으로 복귀한다. 이로써 기존 대표직을 맡았던 장현국 대표는 부회장직을 맡으며 박 대표를 지원 사격에 나설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현 조계현 대표의 임기 만료로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한 내정자는 20년 이상의 해외 사업 경험과 이로 다져진 네트워크를 무기로 카카오게임즈의 글로벌 사업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컴투스 역시 남재관 컴투스 사업경영담당(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남 내정자는 기존 경영 전략과 게임 사업 부문을 총괄했으며, 계열사 및 해외법인을 관리하며 신규 투자 업무를 수행해 왔다. 이주환 현 컴투스 대표는 이후 제작총괄대표직을 맡아 역할을 이어간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업계 대표 교체에 대해 “국내 게임업계가 시장 침체로 인해 체질 및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며 “게임업계의 해외 매출 비중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 공략에 최적화된 대표를 선임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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