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명 ‘인도’ 에 100달러 에어컨 승부수 던진 ‘LG전자’

최영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4-07 17:5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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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전쟁에 회심의 카드…인도에 생산·판매·브랜드 모두 집중
100달러 에어컨·B2B 가전으로 ‘인도형 성장모델’ 구축
▲ 주주총회에서 경영 성과 설명하는 조주완 LG전자 CEO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LG전자가 인도법인 기업공개(IPO)를 통해 최대 15억달러(약 2조2000억원)를 조달한다. 인도 증권당국의 승인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다음달 초 현지 증시에 상장될 예정이다. 조달 자금은 인도 맞춤형 초저가 제품 개발과 제3공장 신축, 인수합병(M&A), 주주환원 등에 폭넓게 투입된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인도법인 지분 15%를 시장에 내놓고, 5월 초를 상장 시점으로 잡았다. IPO 일정에 맞춰 조주완 대표도 인도 출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회사는 이번 상장을 인도 내 입지를 ‘국민 브랜드’로 끌어올리는 전환점으로 삼고 있다.

핵심은 초저가형 전략 제품이며 대표 모델은 약 14만5000원에 해당하는 ‘100달러 에어컨’이다. 열대 기후에도 보급률이 12%에 그치는 인도 시장 특성을 고려해 단순한 냉방 기능에 집중한 제품이다. LG전자는 중산층과 저소득층 수요를 모두 겨냥하며, 에어컨은 물론 세탁기와 정수기 등 현지 맞춤형 가전 라인업도 연이어 출시할 계획이다.

신공장은 인도 남동부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시티에 들어선다. LG전자는 해당 부지에 최소 5억달러(약 7300억원)를 투입해 3공장을 설립하고,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착공에 돌입한다. 기존 노이다·푸네 공장과 함께 삼각 생산 거점을 구축하게 된다.

IPO 자금은 LG전자 전체 재무 구조와 글로벌 전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회사는 일부 자금을 로봇, 웹OS 등 미래 사업에 투입하고, 조달액의 약 20%는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에 활용할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IPO로 수익 기반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래 경쟁력을 선제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이번 상장을 미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LG전자의 전략적 대응으로 본다. 최근 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25%, 인도 제품에 26%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산업계 일각에선 인도 상장 연기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LG전자는 오히려 인도 시장 공략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는 입장을 보이며 관측을 일축했다.

LG전자는 지난 2006년 푸네 공장 이후 약 20년 만에 인도에서 신규 생산시설을 건설하게 된다. 작년 말 기준 LG전자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2000억원 수준. IPO를 통해 이보다 많은 현금을 단숨에 확보하는 셈이다.

인도 내 시장 점유율도 LG의 자신감을 뒷받침한다. 업계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기준 LG전자는 세탁기(33.5%), 냉장고(28.7%), TV(25.8%), 에어컨(19.4%) 등 주요 가전 시장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인도 가전시장 확대의 최대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조주완 CEO가 ‘국민 브랜드가 되겠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LG는 인도법인 IPO 이후 B2C 외에도 B2B 확장,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다방면에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인도 가전 보급률은 현재 20~30%대 수준이지만, 향후 70~80%까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블룸버그는 LG전자 인도법인의 상장 후 시가총액이 약 130억달러(1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4일 기준 LG전자 본사 시가총액(11조9136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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