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0선 돌파한 코스피…대형주 독식에 기초체력 ‘경고등’

김소연 기자 / 기사승인 : 2026-02-12 17:4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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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쏠림 심화…삼성전자·SK하이닉스 시총 비중 40% 육박
상승 지속성 관건은 순환매…슈퍼사이클 속 소·부·장 확산 기대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5500선을 돌파하며 한국 증시의 새 역사를 쓰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대형주 쏠림’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 특정 종목군이 시장을 독식하는 구조적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증시의 기초 체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 12일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5500선을 돌파하며 장을 마감했다. 사진은 신한은행 본점 딜링룸 현항판/사진=신한은행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의 합산 시가총액은 180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4560조원)의 39.53%에 달하는 수치다. 사실상 반도체 두 공룡 기업이 국내 증시 전체 몸집의 40% 가까이를 차지하며 대형주가 지수를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 1월 한 달간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개 대형주의 상승률은 26.24%로 코스피 지수 상승률(23.97%)을 상회했다. 반면 중형주는 11.60%, 소형주는 5.28% 상승에 그치며 대형주와 중소형주 간의 수익률 격차는 최대 5배 가까이 벌어졌다.

대형주 독주가 이어지면서 상승 동력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점검 필요성도 제기됐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주 중심으로 자금이 과도하게 집중된 상태로 이 같은 구조가 장기화될 경우 지수 변동성이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지속 가능한 상승을 위해서는 대형주에서 형성된 차익 실현 자금이 중소형주와 소외 업종으로 순환되는 흐름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코스닥의 경우 제약·바이오 비중이 높고 실적 가시성이 낮은 기업이 많아 코스피만큼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기에는 구조적 제약이 있다”고 덧붙였다.

대형주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부담 역시 점검해야 할 요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주도주가 가격 부담 구간에 진입하면 투자자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동일 업종 내 저평가 종목으로 이동하게 된다”며 “이제는 업종 전체를 추종하기보다 기술력과 실적 대비 시가총액이 낮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선별하는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반기부터는 국내 소부장 기업들이 본격적인 ‘낙수효과’를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메모리 업황이 역대급 슈퍼사이클 국면에 진입하면서 대형주 중심의 상승 동력이 업종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AI 데이터 수요 급증으로 메모리 시장이 역대 최대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며 “유례없는 슈퍼사이클이 국내 소부장 기업에도 긍정적 파급 효과를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소부장 내에서도 수혜 속도에 따른 차별화 전략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공장 증설과 라인 구축 단계에서 먼저 발주가 이뤄지는 장비주를 시작으로 이후 가동률 상승에 따라 수요가 늘어나는 부품·소재 기업 순으로 수혜가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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