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분쟁은 마무리됐지만 직접 교섭 문제는 여전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8년간 이어져 온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노사 갈등이 최근 변화의 국면에 들어섰다. 최근 손해배상 소송 철회와 임금·성과급 조정 합의가 이뤄지며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과 직접 교섭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어 이번 변화가 장기적 해소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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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사진=한화오션 |
◆ 대우조선해양 시기 노사 갈등의 형성과 장기화
한화오션과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간 갈등은 2017년 하청노조 결성을 계기로 본격화돼 약 8년간 이어져 왔다. 이 분쟁은 2022년 대규모 파업과 손해배상 소송과 올해 고공농성에 이르기까지 여러 국면을 거치며 장기화됐다.
갈등의 배경에는 대우조선해양 시절부터 유지돼 온 조선업 특유의 하도급 구조가 있었다. 외주화된 생산 체계 속에서 하청 노동자들은 임금과 고용 안정성, 산업안전 측면에서 정규직과 격차를 겪어 왔고 2010년대 중반 조선업 불황 이후 임금 삭감·동결과 하청업체 폐업에 따른 임금 체불도 누적됐다.
이에 하청 노동자들은 2017년 금속노조 산하 조선하청지회를 결성해 단체교섭과 처우 개선을 요구했으나 원청은 법적 고용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직접 교섭에 응하지 않았다.
갈등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것은 2022년 6월 옥포조선소 파업이었다. 도크 점거 농성은 51일간 이어졌고 생산 차질과 공권력 투입 논란 속에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같은 해 7월 임금 인상 등에 합의했지만 원청의 직접 교섭 참여는 포함되지 않았고 이후 약 4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과 형사 절차가 이어지며 갈등은 법적 분쟁으로 확대됐다.
◆ 한화오션 출범 이후 변화
2023년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회사는 한화오션으로 재출범했다. 이후 하청 노동자에 대한 성과급 지급률 인상 방안이 추진되면서 원·하청 간 처우 격차를 완화하려는 변화가 나타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노사 관계의 긴장 상태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지난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이 장기간 교착 상태에 빠졌고 이에 따라 현장 농성과 본사 앞 집회 등이 이어졌다.
또한 2022년 하청노동자 파업과 관련해 제기된 형사 사건에서 하청지회 간부들이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갈등은 더욱 증폭됐다. 이 판결은 노조 측의 반발을 불러왔고 이후 교섭 환경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3월 하청지회는 서울 한화 본사 앞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하며 교섭 재개와 손해배상 소송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이 농성은 약 97일간 지속됐으며 그 과정에서 지난해 임금·단체협약이 타결됐다. 합의에 따라 하청 노동자 성과급 지급률은 원청 정규직과 동일한 비율로 적용하기로 했다.
이어 지난 10월 한화오션과 하청지회는 2022년 파업과 관련해 제기됐던 약 4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전면 취하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수년간 이어졌던 민사상 법적 분쟁은 일단락됐다.
손해배상 소송 철회와 임금·성과급 조정으로 갈등은 이전보다 완화된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원청의 법적 사용자성 인정과 직접 교섭 참여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향후 노조법 개정 시행 여부와 실제 교섭 구조 변화가 노사 관계의 방향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한화오션과 하청지회의 갈등은 개별 사업장을 넘어 조선업 전반의 하도급 구조와 노사 관계의 한계를 드러낸 사례로 남아 있다. 최근 합의가 장기적 안정으로 이어질지 혹은 새로운 갈등 국면으로 전환될지는 향후 제도 변화와 교섭 방식에 달려 있다.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lg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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