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패권 2라운드 개막…HBM4 출하 앞세운 삼성전자, 독주체제 SK하이닉스에 도전장

이덕형 기자 / 기사승인 : 2026-02-12 17: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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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13Gbps 구현·엔비디아 공급망 변수 부상…수율·생산능력이 승부 가른다
 삼성전자는 이번 설 연휴 직후 HBM4의 양산 출하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고객사와 협의를 거쳐 일정을 1주일가량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삼성전자 HBM4 제품./사진=삼성전자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삼성전자가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양산 출하를 세계 최초로 시작하면서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됐다. 그동안 HBM3E까지 시장을 사실상 장악해 온 SK하이닉스에 맞서 삼성이 최고 속도 구현과 대규모 생산능력을 앞세워 반격에 나선 형국이다. 업계는 이번 HBM4 경쟁이 단순한 제품 출시를 넘어 향후 AI 인프라 패권을 좌우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삼성전자는 1c D램(10나노급 6세대)과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동시 적용해 최대 13Gbps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기준을 상회하는 성능이다. 특히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동시에 보유한 수직통합 구조를 활용해 품질 안정성과 생산 리드타임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탑재될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초기 레퍼런스 확보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이미 HBM3E 시장에서 검증된 수율과 고객사 신뢰를 강점으로 방어전에 나선다. HBM4 역시 1b 공정 기반으로 최고 11.7Gbps 성능을 구현했으며, 엔비디아 물량의 상당 부분을 배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독자 패키징 기술인 어드밴스드 MR-MUF를 통해 대량 양산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점도 차별화 요소다. 업계에서는 “HBM 시장은 최고 속도보다 안정적 공급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축인 엔비디아의 전략도 변수다. 특정 공급사 의존을 줄이기 위한 멀티벤더 전략이 강화될 경우 삼성의 점유율 확대 속도는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 반대로 초기 수율에서 변수가 발생하면 기존 공급망을 유지하려는 관성이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마이크론도 HBM4 양산에 착수하며 경쟁 구도는 3파전으로 확산됐다. 미국 정부의 반도체 지원 정책과 자국 내 공급망 강화 기조가 맞물리면서 기술 경쟁은 산업을 넘어 국가 전략 차원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는 SK하이닉스의 우위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지만, 삼성전자가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점유율을 30~40% 수준까지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HBM 수요가 AI 데이터센터 증설과 함께 급증하는 상황에서 공급 부족 국면이 이어질 경우, 주요 업체들의 가격 협상력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HBM4 대전의 승부처는 수율과 공급 안정성이다. 성능 격차는 점차 축소되고 있으며, 대량 양산과 고객 인증 속도가 시장 판도를 가를 전망이다. 이번 경쟁은 단순한 메모리 신제품 출시를 넘어 글로벌 AI 반도체 패권 구도의 재편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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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형 기자
이덕형 기자 1995년 방송사 기자로 입사한 뒤 사회부,정치부,경제부 등 주요부서를 두루 거쳤습니다. 앵커와 취재기자, 워싱턴 특파원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현장을 누볐고,올해로 기자 생활 31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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