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50년주담대·특례론 대수술...정부, '대출 조이기' 시동

장연정 기자 / 기사승인 : 2023-09-13 17: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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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가계부채점검회의 개최...DSR산정기준 40년으로 제한
DSR특혜 특례보금자리론 기준도 대폭 강화...일반형 중단키로
지난달 가계부채 3년6개월만에 최대폭 증가..."추가 대책 마련"
▲금융당국이 급증하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50년만기 주담대와 특례보급자리론의 대출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정부가 본격적인 대출조이기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결국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50년 주담대)과 특례보금자리론에 대해 칼을 댄다. 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데 영향을 미친 곳부터 수술대에 올린 셈이다.


한국 경제의 최대 '뇌관'이라는 가계부채 문제의 심각성이 나날이 고조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조이기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은행권 주담대가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으며 은행 가계대출 역시 5개월 연속 증가했다. 잔액 기준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정부 입장에선 이같은 가계부채 문제를 더이상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며, 이에따라 1차적으로 가계부채 급증의 주요인으로 평가받는 50년 주담대와 특례보금자리론부터 수술에 들어간 것이다.

 

▲최근 가계대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금융당국이 50년 만기 주담대를 주요 관리 대상으로 지목하자 NH농협은행은 지난 19일 해당 상품 판매를 이달 말 종료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50년주담대 DSR산정 만기 40년으로 제한...오늘부터 시행

금융당국은 우선 가계부채 증가의 주범으로 지목된 50년주담대에 대한 규제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이세훈 사무처장 주재로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주택금융공사, 은행연합회, 금융연구원 등 관계기관과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를 갖고 50년주담대에 대한 대수술에 들어갔다.


금융위는 일단 50년 주담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우회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대출 전 기간에 걸쳐 상환 능력이 입증되기 어려운 경우 DSR 산정만기를 최대 40년으로 제한키로 했다. 시행일도 전격적으로 13일부터 적용키로 했다.


그렇다고 50년 주담대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개별 차주별로 상환 능력이 명백히 입증되는 경우에 한해 만기 50년을 기준으로 대출이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놨다.


김태훈 금융위원회 거시금융팀장은 "40년 만기 적용이란 제도적인 한도를 둔다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며 상환능력 입증 등은 금융감독원을 통해 은행권과 협의를 통해 좀 더 구체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50년주담대 취급 과정에서 나타난 느슨한 대출 행태를 바로잡기 위해선 차주의 상환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검증과 함께 일선 은행들이 과잉 대출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심히 관리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이에 따라 은행권이 자체적으로도 장기 대출 상품을 취급할 경우 과잉대출이나 투기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집단 대출이나 다주택자, 생활 안정 자금 등 가계부채 확대 위험이 높은 부문의 경우 취급에 주의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7월에 이어 8월에도 주택거래 회복세가 이어져 은행권 주담대 등을 필두로 5~6조원 가량의 증가세가 지속되는 상황으로 진단하고, 향후 가계부채 증가세가 더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면밀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금융당국이 50년주담대와 특례보금자리론에 대한 대상기준을 강화함에 따라 은행권의 관련 대출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일반형 특례론 26일 중단...우대형은 한도 넘어도 계속

금융위는 이를 계기로 시중은행의 가계 대출 관리 강화를 위해 장기 주담대가 '상환 능력 내 대출'이라는 원칙을 훼손하지 않도록 단계적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변동금리 대출에 대해선 향후 금리 상승 가능성을 고려, 엄격한 수준의 DSR 규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DSR 산정 시 일정 수준의 가산 금리를 적용하는 '스트레스(Stress)DSR 제도'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스트레스DSR이 적용되면 연 소득 5천만원인 차주가 금리 4.5%로 DSR 40%에 50년 만기로 대출할 경우 가산금리 1%포인트(p)가 적용되면 기존에 4억원이던 대출 가능액이 3억4천억원으로 줄어든다.


이날 회의에선 또 집단대출 등을 통해 50년 만기 대출을 대규모로 취급한 특수은행 등에 대해 DSR 대출규제 특례가 제대로 운용되는 지 점검하는 한편 금감원을 통해 가계대출 취급이 많은 은행의 취급 실태 파악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위는 과잉 대출 여지가 많은 특례보금자리론에 대한 기준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가계부채가 5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정책금융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은 은행권 초장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함께 대출 증가의 주요인으로 지적돼왔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지난 8일 기준 대출 신청이 37조6천억원에 달하며 올해 공급목표(39조6천억원)의 95.1%에 도달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HF)는 이와관련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공급을 중단하고 우대형의 경우만 올해 공급 한도(39조6천억원)를 초과하더라도 공급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1년간 한시적으로 공급키로 했던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 상품의 지원 대상자와 일시적 2주택자는 오는 26일까지만 신청이 가능하다. 부부합산 연 소득 1억원 초과 차주 또는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주택 매입자가 이에 해당한다.


주금공에 따르면 8일 기준 유효 신청 현황을 보면 우대형이 21조4천965억원으로 전체 공급액(37조6천억원)의 57.1%이고 일반형이 16조1천517억원으로 42.9%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급증의 주원인으로 50년 주담대와 특례보금자리론을 지목하고, 대수술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 적지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은행 주담대 7조 증가…3년6개월 만에 최대폭

금융위는 특례보금자리론의 대상 범위를 좁히는 대신 서민이나 실수요층에 지원을 집중할 방침이다. 서민·실수요층에 해당하는 우대형(부부합산 연 소득 1억원 이하 및 주택가격 6억원 이하) 특례보금자리론은 계속 공급하겠다는 얘기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이세훈 금융위 사무처장은 "느슨한 대출행태를 바로잡으려면 은행 등 금융권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당국도 제도개선과 기준 마련에 더욱 힘써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가계부채 증가의 주요인이자, 차즈들로부터 큰 인기를 모았던 50년주담대와 특례보금자리론에 대해 본격적인 규제에 나선 것은 최근 가계부채 증가의 심각성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8월 말 기준 1천75조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9천억원 증가했다. 잔액 기준으로는 지난달에 이어 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은행권 가계대출 역시 올들어 지난 3월까지 감소세를 보이다가 4월(+2조3천억원) 증가세로 돌아선 뒤 5월(+4조2천억원)과 6월(+5조8천억원), 7월(+5조9천억원), 8월(+6조9천억원)까지 다섯 달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8월 가계대출 증가 폭은 2021년 7월(+9조7천억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컸다.


문제는 가계 대출의 증가세를 주담대가 견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8월 은행 주담대는 주택구입 관련 자금 수요가 지속되면서 7조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증가 폭은 2020년 2월(+7조8천억원)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대다. 주담대는 올들어 2월(-3천억원) 반짝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3월부터 6개월 연속 증가세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부동산시장 연착륙이란 명목아래 부동산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특례보금자리론과 50년주담대란 상품을 내놓으면서 가계대출 크게 증가했다"면서 "부동산시장이 연착륙이 아니라 급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다양한 대출규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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