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 급매 위주 소화되며 낙폭 줄어...규제완화 효과 분석
매매심리도 8개월만에 100 넘어...일각선 "시기상조" 신중론
| ▲ 집값 하락세가 두달연속 둔화하자 집값 바닥론이 일고 있다.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제공> |
집값 하락세가 2월에도 계속됐다. 그러나 하락폭이 두 달 연속 줄어들었다.
급매물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량이 최근 눈에 띄게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일부에선 비록 호가 위주로 집값이 상승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정부의 잇따른 규제완화 정책이 어는 정도 약발이 듣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이에 따라 최근 부동산 시장에선 집값 '바닥론'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머지않아 추락하던 집값이 바닥을 찍고 서서히 반등할 것이란 '낙관론'과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해볼 때 아직 집값의 바닥을 논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신중론'이 엇갈리고 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거래량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거래량과 집값은 상관관계가 크기 때문에 주목할만한 현상이다. 주택수요자들의 집값 전망지표인 매매심리가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 1·3대책 발표 후 소비심리 호전돼 낙폭 둔화세 뚜렷
급매물 위주로 최근 주택 거래가 늘면서 전국 주택가격 하락폭이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주택(아파트·단독·연립) 가격은 전월(-1.49%) 대비 1.15% 하락했다.
부동산원 조사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1.98% 떨어진 이후 두 달 연속 낙폭이 줄어든 것이다. 서울의 주택 가격 역시 지난달 0.80% 내려 두달 연속 하락폭이 줄었다. 연초 규제지역 해제로 급매물이 소화되고 일부 지역은 호가도 오르면서 낙폭이 둔화했다는게 부동산원측의 분석이다.
아파트는 전국이 1.62%, 서울이 1.08% 떨어져 역시 두달 연속 낙폭이 줄었다. 단독주택은 전국이 0.10%, 서울이 0.12% 내려 두달 연속 하락폭이 감소했지만 아파트보다는 낙폭도 작았다.
전세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봄 이사철을 앞두고 지난달 거래가 늘면서 전국의 전세가격은 지난 1월 -2.29%에서 1월에는 -1.80%로 낙폭이 둔화했다.
지난 1월 2.95% 하락했던 서울 주택 전셋값은 2월들어 이 보다 더 감소한 2.16%까지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월 대비 3.34% 떨어져 두달 연속 낙폭을 좁혔다.
월세는 전국 주택 기준으로 지난 1월 -0.33%에서 2월에는 -0.29%로 낙폭이 감소했고, 서울은 1월과 같은 -0.33%의 하락폭을 유지했다. 전국의 아파트 월세는 0.42% 떨어져 전월(-0.46%)보다 낙폭이 감소했으나 서울의 아파트 월세는 1월 -0.52%에서 2월 -0.53%로 하락폭이 다소 커졌다.
전월세 전환율은 전국 아파트가 지난해 12월 5.0%에서 올해 1월에는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5.1% 올랐다. 서울의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지난해 12월 4.4%에서 1월 4.5%로 높아졌다.
부동산업계에선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 금리인상 기조가 멈출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은데다가 정부가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규제지역을 해제하는 내용을 담은 1·3대책 발표 이후 시장 심리가 호전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 서울 아파트 거래량 16개월만에 2천건 돌파
거래량이 눈에띄게 늘고 있는 것도 주목할만하다. 특히 서울아파트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다. 1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서울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073건으로 집계된다. 1년4개월 만에 2000건을 돌파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미국 연준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시장 경색으로 작년 10월 559건까지 급락했다가 4개월 만에 네 배 가까이로 증가한 셈이다.
부동산 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규제완화 덕택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대적인 규제지역 해제와 각종 세금, 대출, 거래 관련 규제가 완화된 것이 주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정부가 작년 12월부터 규제지역 내 무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50%로 높였고, 15억원이 넘어도 주담대를 허용한 것이 거래가 살아나는데 적지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 매수심리도 눈에띄게 호전되고 있다. 역설적으로 '집값 바닥론'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는 얘기다. 지난달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주택 매수심리가 호전되면서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가 100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소비자들이 향후 집값이 오르고 거래가 늘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15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가 발표한 '2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2.1을 기록했다. 전달 91.5 보다 10.6포인트(p) 오른 것이다. 7개월 만에 100을 돌파한 것이다.
서울이 93.8에서 105.2로 크게 올랐다. 인천은 92.6에서 105.3으로, 경기는 92.1에서 103.5로 각각 점프했다. 비수도권 지역 역시 90.3에서 99.9로 올라 100선에 다가섰다. 제주가 111.8로 가장 높았다.
주택 매매심리지수는 0∼95는 하강 국면, 95∼114는 보합 국면, 115∼200은 상승 국면으로 구분한다. 이런 점에서 아직은 보합세로 보는 게 맞지만, 날개를 잃은 듯 추락하는 소비자 심리지수가 100을 넘은 것만으로도 의미는 크다는게 중론이다.
■ 거래절벽과 경착륙 우려 해소...단기 반등 기대는 금물
이처럼 급매물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며 집값 하락폭이 둔화되고, 소비자들의 매매심리지수가 100을 넘어서자 최근 집값 바닥론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특히 시장에서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늘어나는 것에 주목한다. 아파트는 향후 집값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 선행지표로 통한다.
그러나 거래량 회복과 소비자 심리의 변화만으로 집값 반등을 얘기하기엔 변수가 너무 많다는게 중론이다. 거래량이 눈에띄게 늘어났다고는 하나 그간 금리 폭등으로 인한 거래량 급감, 즉 '거래절벽'으로 인한 기저효과일뿐, 큰 의미를 두지 말아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행도 지난 9일 공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높아진 금리 수준과 주택가격 하락 기대, 주택경기 순환 주기 등을 고려할 때 올해 주택가격은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집값 바닥론을 일축했다.
한은 측은 주택가격 기대심리의 높은 지속성을 고려할 때 향후 하락 기대 심리가 상당 기간 이어지면서 주택가격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도 "규제완화로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있는데, 경기 둔화 우려가 여전해 앞으로 급매물 소진 후 국지적으로 가격이 반짝 오르면 거래가 다시 주춤해지는 양상이 지속될 것"이라며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한동안 박스권 내 하락 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 하나는 주택시장의 '거래절벽'이 점차 해소되며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으로 인해 부동산시장의 경착륙 우려감이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극도로 경색됐던 주택 시장이 정부의 경착륙 방지를 위한 과감한 1·3대책 이후 조금씩 풀어지는 분위기인 것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경기회복이 늦어지고, 고금리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은 주택거래량이 늘어도 집값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이다.
토요경제 / 조은미 기자 amy1122@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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