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대중 수출 부진 계속...무역수지 마저 큰폭의 적자
8월그린북 수출물량 회복 6개월만에 경기둔화 완화 진단
| ▲수출이 8월들어서도 부진한 행보를 이어갔다. 반도체와 대 중국수출 부진이 주요인이다. 사진은 부산항 모습. <사진=연합뉴스제공> |
수출이 8월 들어서도 출발이 좋지 않다. 이달들어 10일까지 수출이 또다시 15%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부진'과 '대중(對中)수출 감소'라는 대한민국 수출 침체의 두가지 고질적 요인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수출이 8월 초순에도 삐거덕 거리면서 수출플러스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졌다. 작년 10월부터 무려 10개월간 이어져온 월 수출 감소기록을 11개월로 늘릴 것으로 우려된다.
대한민국이 수출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음에도 정부는 경기둔화세가 누그러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수출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감안하면 정부의 경기둔화 완화 진단의 현실감을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 車·선박 제외 주요 품목 대부분 수출 마이너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8월 1∼10일까지 누적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은 132억18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3% 줄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도 같은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월간 수출은 작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내리 10개월째 감소세다. 이달 초순에도 역성장을 이어감에 따라 월간 수출 감소의 달갑지 않은 기록은 11개월로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역시 반도체의 부진이 크게 작용했다. 반도체 수출은 감소폭은 줄고 있으나, 이달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1% 줄었다. 수출 부진의 주요인인 반도체 수출 감소는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이달까지 포함하면 13개월째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반도체 수출 금액이 24억5천만달러로 월 초순 기준으로 올들어 가장 많았다는 사실이다. 반도체 경기가 다소 느리기는 해도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반도체 못지않게 하락폭이 큰 석유제품은 이달 들어서도 전년 동기 대비 37.8%나 쪼그라들었다. 반도체의 부진에 상대적으로 가려있지만, 사실 석유제품의 부진이 전체 수출부진에 기름을 붓고 있는 형국이 수개월째 지속되는 상황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위축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여 있는 가전제품(-18.8%), 컴퓨터주변기기(-21.2%) 등은 이달에도 부진한 행보를 계속했다.
수출 부진 속에서 선전을 거듭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승용차(27.2%)와 선박(182.8%)은 이달에도 고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선박은 전년 동기 대비 3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선박은 수주 잔량이 3년 이상 쌓여있고, 조선업계의 주력 수출품목이 LNG운반선,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 선박에 집중돼 있어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 ▲국내 최대 항구인 부산항이 컨테이너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8월초순에도 수출과 수입은 동반 부진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 美中 수출 동반 급감...수입도 30% 이상 줄어
국가별로는 중국 수출이 또다시 25.9% 줄었다. 대중 수출 감소는 지난달까지 14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최
근 중국이 내수진작을 위한 공격적인 정책으로 전환했고, 한한령을 전격 해제하며 해빙 무드를 조성, 향후 대 중 수출의 회복될 기대감이 커진 것은 주목할만한 변수다.
미국(-0.8%)과 유럽연합(EU·-22.7%) 등도 감소한 가운데, 베트남(3.7%) 수츨은 다소 늘었다. 최근 윤석열대통령과 대규모 경제사절단의 베트남 방문을 계기로 한-베트남 경제협력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어 향후 대 베트남수출 활성화가 기대된다.
수입은 더 부진했다. 이달 1∼10일 수입액은 162억3200만달러로 30.5% 줄었다. 수출감소율의 두배가 넘는다. 원유(-45.9%), 가스(-57.1%), 석탄(-46.4%)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이 크게 줄어들며 전체 수입이 감소되는 흐름이 고착화되는 양상이다. 반도체(-23.6%), 석유제품(-16.1%) 등의 수입도 자릿수의 높은 감소율을 나타냈다.
국가별로는 중국(-27.9%), 미국(-31.7%), EU(-13.1%) 등 주요국이 큰 폭으로 수입이 줄었다. 대한민국 교역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들 주요국의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급감하며, 세계 6위의 무역대국이라던 대한민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무역수지는 30억14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6, 7월 두달간 수출 부진보다 수입부진의 폭이 더 큰 탓에 무역수지만큼은 흑자를 보였으나 이달엔 무역수지까지 큰 폭의 적자를 냈다.
이는 3대 에너지원 수입 급감에도 불구, 작년 같은기간에 워낙 에너지류 수입 규모가 컸던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올들어 누적 무역적자는 278억5200만달러로 늘어났다.
| ▲이승한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이 1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8월 최근경제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 그린북 8월호, 수출 회복·경기둔화세 완화 양상
수출이 이처럼 8월들어서도 삐거덕 거리고 있으나 정부는 올해 내내 이어진 경제의 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됐다는 진단을 내놨다.
수출 절대 물량 회복과 경제 심리 개선으로 하방 위험이 줄어들면서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인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는 11일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 8월호에서 월별 변동성은 있겠지만 경기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그린북에서 처음 한국경제를 둔화 국면으로 판단한 후 계속 '경기 둔화 지속' 진단을 내리다가 6개월 만에 처음 '경기 둔화 완화'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기재부는 수출 회복과 경제 심리 및 고용 개선이 되고 있어 전반적인 추세가 완만한 개선 흐름으로고 분석했다.
실제 수출은 지난달 작년 같은 달보다 16.5% 감소한 503억3천만달러를 기록했지만,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수입이 25.4% 감소하며 16억3천만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6월 이후 16개월 만에 흑자 전환한 이후 2개월 연속 무역흑자다.
정부는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품목의 수출 물량 회복 흐름에 주목했다. 3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가 계속되던 수출물량이 6월 들어 7.5% 늘며 증가세로 전환했다. 반도체 역시 수출 물량이 5월 8.1%, 6월 21.6% 각각 증가했다.
정부는 다만 "대외적으로 IT업황 개선 기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경제활동 재개 효과에 대한 기대감과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며 "통화 긴축, 러-우 전쟁 영향, 원자재가격 변동성 등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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