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韓 R&D투자의 절반은 삼성 몫...'톱5' 쏠림현상 심화

장연정 기자 / 기사승인 : 2023-07-25 16: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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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세계 2500대기업 R&D현황 분석, 美·中이 전체의 50% 차지
韓기업 53개, 전체의 2.1% 불과...삼성 총48조중 49% 압도적 1위
미국1위기업은 단 6.3%, 일본은 7.6%...R&D도 삼성의존도 심각
▲우리나라 전체 R&D투자중 삼성전자 등 상위 5개기업의 점유율이 75%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동의 1위 삼성전자를 바롯해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업체들의 R&D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사진=연합뉴스제공>

 

대한민국 경제에서 삼성그룹, 특히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R&D(연구개발)투자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 전체 R&D투자액은 삼성전자의 몫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를 포함, SK하이닉스·LG전자·현대자동차·LG화학 등 TOP5기업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전체 R&D투자액의 무려 75%를 차지한다.


R&D투자액 기준 상위 5개 기업의 합계가 나머지 전체 기업을 합친 금액의 무려 3배에 달한다는 얘기다. 

 

이는 상위 5개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초대형기업으로서 막대한 매출과 수익을 바탕으로 R&D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는 방증인 동시에 일부 대기업 쏠림현상이 R&D에서도 심화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 톱5 제외 기업 R&D규모 전체의 25%도 채 안돼

25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21년 12월 말 기준 R&D 투자 상위 2500개 글로벌 기업의 국가별 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 상위 5대기업의 R&D 투자 비중이 주요 5개국(G5)과 중국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나라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현대자동차, LG화학 등 상위 5개기업이 전체 R&D 투자의 4분의 3이 넘는 75.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톱5를 제외한 기업 전체 R&D규모가 25%도 채 안된다는 얘기와 같다.

 

▲2021년 기준 주요국 R&D 상위기업의 투자비 집중도. <자료=전경련>

 

경쟁국들은 상위 5개 기업 의존도가 우리나라보다는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톱5기업 의존도는 23.7%였으며, 중국 22.2%, 일본 26.1% 수준이었다.


이는 우리나라의 R&D 투자 집중도가 G5 및 중국 등 주요국에 비해 3배가 넘는 것으로 밝혀져 특정 대기업 편중현상이 심각한 수준임이 다시한번 증명됐다.


특히 R&D투자 1위 삼성전자의 비중은 무려 49.1%로 나타나, 삼성 의존도가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반면 미국의 경우 1위 기업 집중도가 6.3%에 불과하다. 중국(10.0%), 독일(17.1%), 일본(7.6%), 영국(21.7%), 프랑스(19.8%) 등 우리나라 보다는 현저히 낮다.


이같은 현상은 상위 5대기업이 반도체(삼성전자, SK하이닉스), 종합전자(LG전자), 자동차(현대차), 케미컬(LG화학) 등 대규모 R&D 투자를 필요로하는 업종을 영위하는 데다가 이들 기업이 글로벌 시장지배력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매년 R&D투자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글로벌 R&D 2500대 기업 중 韓기업 2.1% 불과...중국은 27%

그러나 이는 역설적으로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R&D 투자 규모가 경쟁국에 비해 미미하다는 얘기이다. 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업종이 몇몇 분야에 치우쳐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막대한 R&D투자가 요구되는 4차산업의 부상과 주요 강대국간의 기술패권 전쟁의 틈바구니에서 국내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선 R&D투자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전제하며 "몇몇 대기업에 R&D가 쏠리는 불균형적 구조는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또다른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련 추광호 경제산업본부장은 "산업 전반에 걸친 R&D 투자 활성화와 1위 기업에 대한 쏠림 현상 완화를 위해 정부 차원의 인센티브 확대 정책 등 적극적인 R&D 투자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대기업 편중현상은 R&D투자 상위 2500대기업 분포 현황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글로벌 R&D 투자 상위 2500개 기업의 국가별 현황을 분석한 결과 미국 기업이 822개로 32.9%를 차지한 가운데, 한국 기업은 53개로 전체의 2.1%로 9위에 그쳤다.


첨단산업 전부문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천문학적인 R&D자본을 쏟아붓고 있는 중국은 2500대기업에 687개를 올려놓으며 점유율 27.1%에 달하며 R&D에서도 G2체제를 확고히했다. 


투자액을 기준으로 해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상위 2500개 기업의 2021년 R&D 투자액은 2020년 말 대비 16.9% 증가한 약 1조2032억 달러(약 1546조 원)였으며 이중 미국이 약 4837억 달러(약 621조6000억 원)로 무려 40.2%를 차지했다. 

 

▲ 삼성전자가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R&D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삼성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 정부 차원의 파격적 R&D 장려정책 마련 서둘러야


한국 기업의 총 R&D 투자액은 약 377억 달러(약 48조5000억 원)로 전체 대비 3.1% 수준으로 미국의 10분의 1도 안된다. 2500대기업에 명함을 내민 총 41개국 중 6위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한국 기업의 R&D 투자액 증가율이 주요 경쟁국에 비해 뒤쳐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이 글로벌 R&D 상위 2500개 기업 집계를 시작한 2013년 대비 2021년말까지 한국기업의 R&D 투자총액은 약 1.7배 증가했으나 중국은 무려 9.6배 증가했다. 미국도 같은 기간 2.3배 늘어났다.


국내총생산(GDP)에서 R&D 투자액 비중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2021년 말 기준 2.1% 수준으로, 2013년 말 대비 0.5%p 증가했으나 중국은 GDP 대비 R&D 투자액이 같은 기간 동안 1.2%p 증가했다.


미국과 독일은 각 0.8%p, 일본은 0.7%p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의 주요 경쟁국들이 GDP 절대규모도 크고, GDP 대비 R&D투자의 상대적 비중도 크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R&D의 양적, 질적면에서 모두 경쟁국에 밀리는 구조가 계속 이어진다면, 결국 날로 가열되고 있는 기술패권전쟁에서도 입지 약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정부가 R&D투자 세액공제율을 대폭 상향 조정, 공제 한도를 확대하는 등 이제까지와는 다른 파격적인 민간 R&D 장려 정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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