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K-99' 회의론도 중국위기도 못말리는 초전도체株 광풍

이중배 기자 / 기사승인 : 2023-08-16 16:2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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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잇단 부정론과 증시 급락장세 속 초전도체주 초강세
덕성 등 줄줄이 상한가...코스피 상한가 5종목 중 4개 차지
초전도학회 등 국내외 공식발표까지 주가 급등락 가능성
▲증시에 초전도체주 광풍이 다시 불고 있다. 해외에 잇따른 회의적 코멘트에도 불구, 국내 한 물리학전문가출신의 벤처사업가가가 긍정적의견을 개진하며 관련주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그래픽=연합뉴스제공>

 

중국발 경제위기감과 미국의 긴축계속 가능성이 불거지며 16일 증시가 급락장세를 보인 가운데, 초전도체 테마주가 또다시 증시를 휘젓고 있다.


한국 연구진이 개발한 초전도체 'LK-99'에 대한 진위공방이 뜨거운 상황에 물리학 박사 출신인 김인기 보나사피엔스 대표가 "LK-99는 초전도체"라는 주장을 내놓자마자 관련주가 요동을 친 것이다.


최근 해외 연구소와 학술지 등에서 LK-99를 상온 초전도체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제기하는 등 LK-99에 대한 진위공방이 점차 회의론적 시각이 우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이 초전도체주 등 테마주 관련 허위 풍문 유포에 대해 특별단속반을 통한 집중 점검에 들어갔고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해서는 조사국을 중심으로 철저히 대응하고 있음에도 초전도체 광풍을 제어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여기에 초전도체 테마주가 급등하는 와중에 관련 종목을 보유한 대주주들이 잇달아 주식을 내다팔아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한 방'을 노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초전도체주로 쏠리고 있다.

 

◇ '중국 악재'로 증시부진 딛고 초전도체주 나홀로 급등

급등락을 거듭하며 혼조세를 보이던 초전도체 테마주 열기에 기름을 부은 것은 지난 10일 핀테크 스타트업 보나사피엔스의 김인기 대표가 사회연결망서비스(SNS) 주장이 나오면서부터다.


인하대에서 물리학 석박사학위를 받은 전문가 출신 벤처사업가인 김대표는 SNS에서 "LK-99는 상온 초전도체가 맞고, 새로운 강자성체도 맞다"며 "원저자들은 원래 생각보다 더 대단한 걸 발견했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포스텍 박사후연구원·연구부교수, 연세대 연구교수 등을 역임한 김 대표는 물리학의 열확산 이론을 적용, 위험률 0을 만드는 자산운용 플랫폼을 사업모델을 들도 창업한 터라 LK-99에 대한 긍정적 소견이 초전도체주 투자자들의 투심을 다시 움직인 것이다.


금감원의 '테마주 과열 관리' 소식에 급락세를 보이던 초전도체주는 김 대표의 SNS의견이 알려진 직후부터 다시 널뛰기를 시작했다. 14일에 이어 16일 증시에서 초전도체 관련주는 일제히 초강세를 나타내며 '나홀로 급등'세를 나타냈다.


코스피 종목인 덕성 주가는 16일 장후반 상한가(29.93%)를 찍으며 1만324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같이 상한가를 기록한 덕성우선주와 함께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시총 2천억원대에 진입했다.


서원[29.876%), LS전선아시아(29.95%)도 상한가 대열에 합류했다. 14일 외국인이 집중매도했던 대창도 이날 강세를 보이며 전일대비 16.63% 상승한채 장을 마쳤고 고려제강도 4.42% 상승했다. 이날 코스피가 1,76% 하락마감한 가운데 코스피에서 상한가를 기록한 5개종목중 4개가 초전도체 관련주다.


코스닥시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날 초전도체 테마주는 초강세를 보였다. 코스닥은 이날 전일대비 2.59% 폭락장세를 나타냈으나 초전도체 테마주들은 예외였다.


우선 신성델타테크가 장을 열자마자 상한가로 직행하는 쩜상을 했다. 신성은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후에도 주가 급등세가 지속, 14일 하루 간 거래가 정지됐지만, 이날 거래가 재개되자마자 상한가로 직행했다.

 

▲상온 초전도체를 한국 연구진이 개발했다는 소식에 초전도체 테마주가 들썩이고 있다. 사진은 퀀텀에너지연구소 및 한양대 연구진이 공개한 상온 초전도체 'LK-99'. <사진=연합뉴스제공>

 

◇ 파워로직스 3연속 상한가...LK-99 진위공방선 회의론 우세

파워로직스는 이날도 상한가(29.71%)로 마감하며 3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계속했다. 모비스(29.90%), 서남(29.90%), 인지디스플레(29.90%)도 상한가로 장을 끝냈다.


이처럼 LK-99의 진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주가 급등세는 연일 이어지고 있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해외 학계와 연구소의 견해를 종합하면 LK-99의 초전도체 입증 결과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다소 우세해 보인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가 매우 신중한 입중을 견지하고 있는 가운데, LK-99의 초전도체 진위공방에서 점차 부정적인 기류가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메릴랜드대 응집물질이론센터(CMTC)는 지난 8일 "LK-99는 상온은 커녕 저온에서조차 초전도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저 매우 높은 저항을 가진 저품질의 재료일 뿐"이라며 "진실과 싸우는 건 아무 의미도 없다. 데이터가 그렇게 밝혔다”고 혹평했다.


CMTC는 아예 LK-99가 이전에 없던 새로운 물질일 가능성까지 부인했다. CMTC는 “반자성체이기만 해도 LK-99가 흥미롭지 않겠느냐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LK-99에 들어가는 재료인 구리(Cu), 납(Pb), 인(P)은 반자성이다”고 강조했다.


인도와 중국의 연구기관도 입장은 비슷하다. LK-99가 상온 초전도체가 아니라 강자성체라는 점을 분명히했다. 인도 정부 소속의 한 실험실은 “LK-99에선 초전도성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단지 반자성(diamagnetism)이 조금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중국 베이징대 연구소 역시 LK-99를 강자성체(ferromagnetism)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는 지난 6일 하버드대 소속 연구진이 강자성체를 이용해 LK-99와 유사한 형태의 공중부양 현상을 보여주며 LK-99가 강자성체란 의견을 낸 것과 같은 맥락이다.


중국과학원 물리연구소도 LK-99를 상온 초전도체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제기했다. 여기에 최고 권위의 국제과학학술지 사이언스까지 '상온 초전도체 주장의 짧고 화려한 삶'이라는 논평에서 LK-99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우회적으로 표시했다.

 

▲16일 증시는 중국발 디플레 공포 속에서 오전부터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제공>

 

◇ 국내외 확실한 검증결과 나오기까지 변동성 클 듯

해외 학계와 달리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신중한 입중이다. 초전도학회 검증위원회는 그간 수급에 어려움이 있었던 황산납을 이번주 안에 확보, 본격적인 검증에 나설 방침이다. 대략 2주 정도면 재현 시료가 나온다고 보면, 이달말이나 내달초부터 본격적인 검증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검증위는 LK-99에 대한 보다 명확한 실증을 위해 샘플을 다수 제작, 소속 연구기관들이 교차 측정에 나설 계획이다. 검증위는 고려대 성균관대 서울대 등의 연구실에서도 재현을 위한 연구가 진행 중 이라고 설명했다.


위원회측은 "일단 LK-99의 상온 초전도성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라면서도 "측정 등이 완벽하게 끝날 때까지는 섣부른 결론을 내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LK-99에 대한 진위공방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초전도학회의 가 최종결론이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초전도체 테마 이슈는 앞으로도 변동성을 키우며 국내 증시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관측된다.


초전도체 테마주들의 초강세 속에 배터리 관련주들은 이날 전반적인 증시 부진과 맞물리며 약세를 보였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 등 배터리 빅4가 모두 5% 안팎 하락한 채 장을 마무리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테마주 특성상 한번 세력을 형성하면 관련 테마가 명확하게 상황이 정리되기 까지는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한다"면서 "최근 불안한 증시흐름에도 불구, 당분간 초전도체주가 국내 증시의 최고 이슈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최근 가상자산 시장에서 초전도체 추정 물질인 'LK-99'와 관련된 밈코인이 등장하는 등 초전도체 광풍이 암호화폐시장에 까지 번지고 있다. 

 

밈코인은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이용해 만든 가상자산으로 단순 재미를 목적으로 발행된다. LK99는 현재 바이낸스나 업비트 등 중앙화된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상장되진 않았지만 '탈중앙화 거래소(DEX)'에서 거래되고 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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