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상속세 문제 해결한 넥슨…공고해진 ‘유정현 체제’

최영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5-31 16:2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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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정주 넥슨회장 유족, 지주사지분 30% 정부에 상속세 물납
기재부, 넥슨그룹 2대주주…수면아래로 가라앉은 ‘넥슨매각설’
유이사 이사 등재 이어 상속세 마무리로 독자경영 기반 공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넥슨 사옥. <사진=연합뉴스제공>

 

지난해 2월 별세한 고 김정주 넥슨 회장의 6조원대에 이르는 거대 유산 상속 문제가 넥슨그룹의 지주회사인 NXC의 지분 물납으로 일단락됐다.

이로써 지난 1년여간 게임업계와 M&A(인수합병) 시장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던 넥슨의 매각설은 즉각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천문학적 규모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지분매각과 M&A설이 불거지며 지난 1년여간 다소 어수선했던 넥슨이 빠르게 안정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미망인인 유정현 감사는 앞서 지난 3월 NXC 사내이사로 등재를 마쳐 M&A 대신에 독자경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잇따랐다.

유 이사는 이번에 골치아픈 상속세 문제까지 깔끔하게 해결함으로써 넥슨그룹의 실질적 오너이자 총수로서, 기존의 전문경영 체제는 유지하되 경영 전반을 직접 챙길 것으로 보인다.

■ 물납으로 상속세 문제 해결…독자경영 선택

넥슨그룹의 지주회사인 NXC는 기획재정부가 지난 2월 전체 지분율의 29.3%에 해당하는 85만2190주를 보유, 2대 주주에 올랐다고 31일 공시했다.

고 김정주회장이 남긴 유산에 대한 6조원 가량의 상속세를 지주회사인 NXC지분으로 물납한 것이다. 물납은 상속인이 일정 요건에 따라 현금 대신에 유가증권이나 부동산으로 상속세를 대납할 수 있는 제도다.

NXC의 핵심 자회사로 일본 도쿄증시에 상장한 넥슨과 다양한 분야의 자회사, 그리고 넥슨게임즈 등 한국내 손자회사를 대거 거느린 NXC의 기업가치를 약 20조원으로 평가한 것이다.

NXC측은 “세무 당국이 상속인이 제출한 상속세 신고에 대해 적법하게 가치평가를 진행했고, 이에 따라 NXC 주식 일부를 정부에 물납한 것”이라며 “김 창업자가 남긴 자산 중 NXC주식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만큼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업계 일각에선 고 김정주 회장의 부인인 유정한 이사가 본인과 자녀 2명의 상속 지분을 일부 또는 상당부분을 매각, 경영권을 넘기거나 공동 경영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유이사는 결국 물납으로 세금을 해결하고 독자경영을 택한 셈이다.

이에 따라 고 김정주회장의 배우자 유정현 이사와 두 딸 측이 보유한 NXC 지분 합계는 종전 98.64%에서 69.34%로 30% 가량 줄었다. 유 이사의 지분율은 34%로 기존과 동일하고, 두 자녀의 지분율만 각각 31.46%에서 16.81%로 감소했다.

 

▲지난해 2월 별세한 고 김정주 NXC대표이자 넥슨그룹 창업주. <사진=넥슨제공>

 

■ 대규모 물납에도 유 이사와 두 자녀 지분율 압도적

지난해 9월 김정주 회장의 유족인 유 이사와 두 딸은 김 회장 명의의 NXC 지분 196만3천주(67.49%)를 상속받았다. NXC는 넥슨의 지분 46.2%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기존에 NXC 지분 29.43%를 보유하고 있던 유 이사는 상속을 통해 지분율이 34%로 늘어나며 NXC 최대 주주에 올라섰다. 두 자녀도 89만5305주씩을 상속, 각각 지분율이 0.68%에서 31.46%로 늘어나며 공동 2대주주였다.

유 이사와 두 딸이 이를 상속하면서 6조원의 상속세를 국세청에 신고했다. 이는 10년 동안 매년 5500억원씩 납부해야 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업계에서 고 김회장의 유족이 결국 상속세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이유다.

그러나, 유족들은 NXC 지분 약 30%를 상속세 물납으로 내놨고, 기획재정부가 전체 지분의 29.3%에 해당하는 85만2190주를 보유하며 2대 주주가 된 것이다.

지분을 대거 물납했음에도 고 김 회장의 유족들의 합계 지분율은 특별결의가 가능한 3분의2 이상의 압도적인 지분율을 보유, 넥슨그룹의 지배구조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NXC측은 “상속세 물납 후에도 유 이사 및 자녀들이 70%에 상당하는 지분율을 유지하게돼 경영권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정부가 2대주주이고, 두 자녀의 의결권 등 제반 권리가 모친인 유 이사 측에 모두 위임된 것으로 알려져 넥슨그룹의 당분간 유정현 이사 체제 아래서 장기 성장 기반 마련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넥슨이 고 김정주회장 별세로 인한 상속세 문제를 물납으로 해결, 경영안정을 찾아 유정현체제가 더욱 공고해졌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넥슨 사옥. <사진=연합뉴스제공>

 

■ 고 김회장 철학 계승, 전문경영체제 유지할듯

상속세 문제가 일단락되고 새로운 지배구조가 안정감을 확보함에 따라 이제 업계의 관심은 유정현 체제의 넥슨이 어떤 변화를 추구할 지에 모아지고 있다.

유이사는 작년 2월 김 회장이 미국 하와이에서 별세한 직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특정 기업이나 기업 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동일인으로 지정됐다. 넥슨그룹의 실질적인 총수지위를 물려받은 것이다.

유이사는 일단 고 김회장 못지않은 만만찮은 경영수완을 지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고 김정주회장의 배우자이자 넥슨 공동창업자이다.

넥슨 창업 초기에는 경영지원실장과 넥슨네트웍스 대표이사를 겸임했다. 단순히 내조에 치중하지 않고 넥슨의 경영과 중요한 의사결정에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넥슨이 글로벌 게임업체로 발돋움하고 전문 경영인체제가 확립된 이후엔 감사직만 맡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특유의 경영감각은 남아있을 것이라는게 넥슨 안팎의 분석이다.

유 이사는 그러나, 당분간은 신규 사업을 진행하거나 적극적으로 회사 경영에 참여, 경영구조를 개편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NXC(이재교대표), 넥슨재팬(오웬 마호니대표), 넥슨코리아(이정현 대표) 등이 전문경영인체제가 잘 유지돼있고, 각법인의 전문경영인과 친분이 두텁기 때문이다.

유 이사가 과연 고 김정주 회장의 추구해온 경영철학과 넥슨의 비젼을 그대로 상속받아 발전해 나갈 지, 아니면 유 이사만의 색깔로 변신, 새로운 ‘넥슨 스타일’을 만들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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