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수출 하반기 첫달도 부진...수입 급감 덕 '빛바랜 무역흑자'

조봉환 기자 / 기사승인 : 2023-08-01 16:2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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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7월 수출 16.5%↓수입 25.4%↓…10개월 연속 수출 감소
반도체·對中수출부진 속 3대 에너지 수입 급감에 '불황형 흑자'
車 등 일부 품목만 선방..."특정품목, 특정권역 의존도 줄여야"
▲ 1일 부산항 신선대부대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16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사진=연합뉴스>

 

수출이 7월에도 큰 폭으로 줄어들며 10개월째 부진한 행보를 이어갔다. 수출이 점차 호전될 것이라 기대가 컸지만, 하반기 출발부터 삐그덕대는 모양새다.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수출감소의 고질병이 돼버린 반도체와 대 중국 수출 부진이 빚어낸 결과다. 

 

이에 따라 상반기 부진을 씻고 하반기에 수출을 시작으로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상저하고'에 대한 반전은 또다시 8월 이후를 기약하게 됐다.


무역수지는 두 달째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 부진 속에서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든 덕분이라 빛이 바랬다. 

 

수출과 수입이 동반 하락하며 교역량 감소가 뚜렷, '불황형 흑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수출 부진에 경기 회복과 경제 성장률 둔화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이에따라 수출확대에 총력전을 전개하고, 세일즈외교를 실제 수출증대 효과로 연결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은 이렇다할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 수출 대비 수입 감소율 8.9% 더 커 2연속 무역흑자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7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503억3천만 달러(64조2966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6.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은 총 487억1천만달러로 25.4%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16억3천만달러(2조823억 원) 흑자를 냈다. 수출 감소율에 비해 수입 감소율이 8.9% 가량 더 컸던 덕분이다. 무역수지 흑자가 두 달째 이어졌다.


무역적자는 또 다시 소폭 줄이는데 성공했으나 여전히 올해 누적적자는 248억4천만 달러(31조7530억 원)가 쌓여 있다. 연간 무역수지 흑자 달성 가능성이 더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수출은 작년 10월 이후 10개월 연속 마이너스성장을 지속했다. 2018년 12월∼2020년 1월 이후 가장 긴 연속 수출 감소다. 

 

눈여겨볼 대목은 7월 수출 감소율이 올들어 최대폭이란 점이다. 올들어 수출은 1월(16.4%) 정점을 찍은 후 상반기 내내 들쓱날쓱 했지만 대체로 15% 전후에서 움직였다


지난 6월엔 수출 감소율이 6%대까지 둔화되며 하반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오히려 7월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며 실망감을 안겨줬다.


정부는 7월 수출이 급감한 것에 대해 작년 7월 수출이 역대 최대인 602억 달러를 기록한 것에 따른 기저효과라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의 부진이 계속된 게 근본 원인이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에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34% 줄었다. 반도체 수출감소는 1년을 꽉 채웠다. 업황이 다소 개선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부진한 수요와 평균판매가격(ASP) 하락에 큰 폭의 감소를 면치 못했다.


반도체 못지않게 수출 부진이 심각한 석유제품은 지난달에도 수출이 42% 줄었다. 석유화학(-25%)도 상황은 비슷하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단가하락과 글로벌 경기침체에 직격탄을 맞은 모양새다.

 

 

▲ 7월 수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며 10개월째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다. 지난달 25일 오후 부산항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대 에너지 수입 금감에 월수입액 500억 달러 선 붕괴

반도체 이어 수출규모 2위의 석유화학제품의 수출부진은 최근들어 반도체 부진을 넘는 최악의 침체기 빠져들었다. 

 

반도체 부진을 감내하기 버거운 상황에 석유화학까지 깊은 부진의 늪에 빠지며 전체 수출부진을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7월에도 반도체와 석유화학제품 수출 부진을 만회한 것은 수출효자로 자리잡은 자동차였다. 자동차 수출은 지난달에도 15% 증가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자동차는 수출이 본격적인 하락세를 보이던 작년 4분기 이후 고성장을 거듭, 수출부진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자동차 수출은 지난달에도 59억 달러로 역대 7월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다만 수 개월째 이어져온 월수출 60억 달러 벽이 무너진 데다가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는 등 불안감이 커진 양상이다.


자동차업계에선 미국을 비롯한 주요 수출 시장이 고금리로 수요가 위축되는 것을 우려한다. 여기에 일본 경쟁사들의 부활 움직임과 특히 고성장의 견인차였던 전기차 시장의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점을 잠재적 불안요인으로 분석한다.


7월 수출을 지역별로 보면 미국, 유럽, 중국,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등 주요 지역 수출이 모두 줄어들며 수출감소폭을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최대교역국 중국의 경우 수출이 점차 회복되고 수입도 같이 줄어들면서 무역적자가 12억7천만 달러(1조6243억 원)로 지난 3월(27억1천만 달러 적자)부터 적자 폭이 점차 개선되는 추세다.

 

7월 수입액은 487억1천만 달러로 작년 동월보다 무려 25.4% 감소했다. 3대 에너지 가격 하락에 수입규모가 평균 47% 줄어든 덕분이다.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원유(-46%), 가스(-51%), 석탄(-46%)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액은 50% 안팎 급감하며 수입액을 늘리며 무역흑자 달성에 톡톡히 기여했다.


배터리(2차전지) 생산에 필수 원료인 수산화리튬(+46.8%)·탄산리튬(+52.7%) 수입은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3대 에너지 수입 급감과 반도체, 반도체 장비, 철강제품 주요 품목 수입이 16.6% 감소한 390억 달러(49조8771억 원)를 기록하며 월 수입 500억 달러 벽이 붕괴됐다.

 

▲ 김완기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이 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7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불황형 흑자 계속 전망...'무역영토' 더 넓혀야

수출 부진 속에서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들며 무역흑자를 내는 소위 불황형 흑자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자동차, 배터리, 배터리소재 등 극히 일부 품목을 제외하곤 주요 15대 수출품목 중 유의미한 수출증가가 예상되는 품목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수입감소폭이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에 주력품목인 반도체가 수출 회복세가 상승세를 타고 있어 무역흑자 규모는 갈수록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국제유가를 비롯한 3대 에너지원 가격이 가장 큰 변수지만, OPEC플러스 등 산유국의 감산에도 불구,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위축으로 현재로선 에너지가격이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와 관련 "자동차·일반기계 등 주력 품목의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 있고, 반도체 또한 점진적 회복세에 있어 당분간 무역흑자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첨단 전략 산업에 대한 과감한 지원과 적극적 투자 유치를 통해 수출 확대 기반을 강화하고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구조 정착에 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의 불황형 무역흑자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중국'과 '반도체’라는 2가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나와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즉, 수출 시장과 주력 수출폼목을 더욱 다변화 함으로써 근본적인 수출의 체질 개선해야 한다는 얘기다. 대 중국수출과 반도체 혹한기로 수출 위기에 빠진 가운데 자동차와 미국이 공백을 그나마 메워준 것을 상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동은 원전, 동유럽은 방산 등과 같이 정부가 보다 지역적 특성과 전략 수출품목을 연계한 차별화된 정책지원과 세일즈 외교를 전개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중동 등 성장 여력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무역영토를 넓히는데 더많은 노력을 기울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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