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진당 12년집권 새역사...美中대리전 승리, 양안 긴장 커질듯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된 대만 총통 선거에서 대만 국민은 친미 성향의 라이칭더 후보를 선택했다.
13일 저년 개표가 완료된 제16대 대만 총통 선거에서 라이칭더는 친중 성향의 제1 야당 후보인 허우유를 여유있게 따돌리며 승리했다.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은 정권 재창출에 성공하며 1996년 직선제 도입 이후 처음으로 '12년 연속 집권'이란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됐다.
| ▲대만 총통 선거에서 승리한 집권 민진당 라이칭더 총통 당선인이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 라이칭더 "지구촌 첫 대선서 민주주의 승리" 강조
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13일 저녁 9시57분(현지시간) 총통 선거 개표를 완료한 결과, 민진당 소속 라이칭더와 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가 총 558만6천표, 득표율 40.05%로 대권을 차지했다.
친중 제1 야당 국민당 허우유이 총통·자오사오캉 부총통 후보는 467만1천표(33.49%)를 머무르며 6.56% 차이로 분루를 삼켰다.
제2 야당인 중도 민중당 커원저 총통·우신잉 부총통 후보는 2030세대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26.46%의 득표율로 존재감을 보였다.
현 부총통인 라이칭더 당선인은 친미 반중 성향의 민진당 내에서도 독립 성향이 유달리 강한 인물로 꼽린다. 라이칭더는 차이잉원 현 총통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5월20일 새 총통에 취임한다.
라이칭더 당선인은 타이베이의 선거 캠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올해 지구촌 첫 대선서 대만이 민주진영의 첫 번째 승리를 가져왔다"면서 국제 민주주의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민심이 중국이 아닌 미국을 선택함에 따라 대만과 미국과의 협력 관계는 지금보다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만-미국의 연합과 중국과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성명에서 "민주주의 가치에 기반한 미국과 대만 관계는 경제, 문화, 인적 교류 등 다방면에 걸쳐 확장되고 깊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을 자극시키지 않으려는 듯, 라이칭더 후보의 차기 총통 당선 확정 이후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번 대선에서 친미성향이 강한 라이칭더에 대해 '평화와 안정을 깨는 트러블 메이커', '독립분자'라며 맹비난했던 중국은 즉각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앞서 중국은 이번 선거에서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될 경우 대만해협의 전쟁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 노골적으로 경고한 바 있다.
중국 관영 통신들은 대만 내 '친미 정권 연장' 소식을 거의 다루지 않았다. 다만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천빈화 대변인은 "선거 결과는 민진당이 섬(대만) 안의 주류 민의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대만은 '중국의 대만'이다"라고 주장했다.
| ▲13일 밤 대만 대선에서 집권 민진당이 승리하자 지지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中, 대만 압박 높일듯...세계 경제 불확실성 커져
전문가들은 차이잉원 정권 8년에 이어 라이청더의 대선 승리로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 갈등과 중국의 무력 시위의 파고가 높아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총통 취임식이 치러지는 오는 5월20일까지 중국이 군사훈련 등을 명분으로 대만을 겨냥한 대규모 무력위협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은 특히 대만 경제에 대한 타격을 노리고 세금 감면 중단, 특정 제품 수입 중단 등의 보다 더 강도높은 경제제재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켄턴 티보 애틀랜틱카운슬 디지털포렌식연구소 중국 선임연구원은 "경제적 강압, 안보영역 긴장 고조, 미국과 민진당이 아태 지역을 불안정하게 한다는 서사의 전략적 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 경제에도 새로운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국이 만약 대만 봉쇄에 나선다면 우크라이나전쟁과 중동 긴장 고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 경제에 또다른 악성 변수가 될 것이란 의미다.
대만은 특히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 부문의 절대강자 TSMC를 필두로 전 세계 반도체칩 생산의 63%를 점유하고 있다. 중국의 부분적인 해상 봉쇄만으로도 반도체 가격과 국제 공급망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최근 "중국이 대만과의 전쟁이 없이 해상 봉쇄에 나선다면 세계경제 국내총생산(GDP)이 5% 거량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대만과 여러분야에서 협력과 경쟁 관계인 대한민국도 적지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라이칭더 정권 출범을 계기로 TSMC의 대미 투자 확대를 비롯, 한미일 경제동맹에 대만을 포함될 경우 국제정세 변화와 공급망 재편이 불가피하다.
국내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대만 대선 결과와 향후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간의 갈등 등에 탄력적인 대응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편 민진당은 대선과 같이 실시된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 113석 중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향후 국정 운영에 적지않은 부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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