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만나이 통일' 시행...그래도 남는 보험나이·연나이

조봉환 기자 / 기사승인 : 2023-06-28 1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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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처 '만나이통일법' 28부터 시행...법적으로 대부분 통용
취학 등엔 연나이 사용..보험업계 적용 보험나이 당분간 잔존
▲만 나이 통일법 시행을 하루 앞둔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청에 법 시행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태어난 날을 시작으로 나이를 정하는 '만 나이', 이른바 미국식 나이가 28일부터 공식 시행에 들어갔다.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사항으로 추진돼온 '만 나이 통일법'이 이날부로 발효된 것이다.


나이 계산을 ‘만(滿) 나이’로 통일하는 내용을 골자로하는 민법 및 행정기본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2022년 12월 8일 국회를 통과한 데 이어 12월27일 공표됐고, 이로부터 6개월이 지난 이달 28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국제적으로도 통용되는 ‘만 나이’가 시행에 들어감에 따라 전 국민의 공식적인 나이는 한 두살씩 어려지게됐다. 특히 그간 '한국나이', '만 나이'에 '호적 나이'까지 혼용돼 겪어야했던 혼란이 줄어들 전망이다.


관공서 등 여러분야에선 이미 기존에도 만 나이를 주로 사용했던 만큼 큰 변화는 없다. 그러나 오랫동안 '한국 나이'를 써왔던 관습을 고려하면, 만 나이가 완벽하게 자리잡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법적으로 나이가 만 나이로 통일됐음에도 취학, 입대 등에선 연 나이가 그대로 사용되고, 일부 금융기관에선 개별적인 나이 계산법이 적용돼 당분간 혼란이 완전히 사그러들지는 않을 전망이다.

■ 28일부터 법적 연령 대부분 ‘만 나이’로 명시

28일부터 국내에서 법적으로 쓰이는 연령이 대부분 ‘만 나이’로 명시된다. 그간 해가 바뀌어 1월1일이 되면 1살을 더하는 ‘세는 나이’(한국 나이)가 사회적으로 자주 쓰였는데, 이번 ‘만 나이 통일법’ 시행에 따라 나이를 세는 문화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가령 미국과 마찬가지로 태어난 지 2년3개월이 지났다면, 2.3세로 불리는 사례가 자리잡을 수 있다.


만 나이는 다소 복잡한 것 같지만, 조금만 신경쓰면 단순하다. 법제처가 소개한 ‘만 나이 통일법’ 자료를 보면, 만 나이는 올해 생일이 지난 사람의 경우 현재 연도에서 출생연도를 빼면 되고,생일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2를 뺀다. 28일을 기준으로 같은 2000년생이라도 생일이 6월27일이면 23세이고, 6월29일이면 22세이다.


이렇다보니 당분간은 나이를 놓고 사회적인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초중고의 동급생들이 과거엔 나이가 다 같았지만, 앞으로는 생일이 따라 나이차가 나는 일이 비일비재하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생일에 따라 나이가 한살 차이가나기에 학생들 사이에서 나이를 둘러싸고 다투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지만, 이는 만 나이가 사회적으로 자리잡을때까지 어쩔수 없이 거쳐야할 일이다.


만 나이 통일을 반기는 계층도 적지않다. 서울 신정동에 거주하는 가정주부 A씨는 "올해 5학년(50대를 칭하는 속어)에 진입했는데, 만 나이가 시행돼 48세로 4학년으로 다시 내려왔다"면서 "가뜩이나 나이먹는게 서러운데, 만 나이 시행으로 한 두살 어려지게돼 나쁠게 없다"고 말했다.


만 나이로 통일돼 시행 초기엔 여러가지 에피소드와 갈등이 빚어지겠지만, 법적·사회적 나이 기준이 통일되고 보다 뚜렷해진다는 점에선 그 의미가 있다. 올해부터 행정 기본법과 민법에 만 나이 계산 및 표시 원칙이 명시된다. 앞으로는 계약서, 법령, 조례 등에서 사용되는 나이는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만 나이로 통일된다.  

 

▲이완규 법제처장이 '만 나이' 통일법 시행을 이틀 앞둔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나이 계산법과 적용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금융당국 마지막 남은 '보험 나이'도 일원화 검토

다행히 주요 행정기관등에선 이미 오래전부터 관행적으로 만 만 나이가 적용돼왔기에 큰 혼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직장 등에서도 대부분 만 나이가 적용돼왔기에 특별히 달라질게 없다. 연금 수급 시기도 마찬가지다. 기존에도 법령상 나이는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만 나이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류·담배 구매할때와 병역, 초등학교 입학 등 분야에선 부득이하게 '연 나이’가 적용된다. 연 나이는 생일까지 고려하는 만 나이와 달리 현재 연도에서 출생연도만 뺀 나이를 말한다. 즉, 2000년 1월1일생부터 2000년12월31일생까지 만 나이는 시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연 나이는 모두 23세이다. 기존 한국나이로는 24세이다.


금융기관도 업종에 따라 일부 개별 나이가 사용된다. 일단 은행과 카드사 등은 이미 대부분 만 나이를 적용해 상품 등을 운용하고 있어 기존과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보험업계는 만 나이 통일에도 불구, 기존의 별도 '보험 나이'가 그대로 적용된다.


보험 나이는 계약일에 만 나이를 기준으로 6개월 미만이면 끝수를 버리고 6개월 이상이면 끝수를 1년으로 계산하는 방식이다. 예컨데 1996년 10월 9일생과 1997년 4월 9일생은 만 나이가 26세로 같지만 이날 기준으로 보험에 가입할 경우 보험 나이는 각각 27세, 26세로 다르다.


보험 나이에 따라 보험상품 가입 시 보험료가 달라질 수 있어 반드시 개별 약관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보험 나이에 따라 가입을 늦추거나 앞당기는게 유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업계에선 보험 나이가 증가하면 보험료가 높아지는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소비자는 보험 계약일이 만 나이 기준 6개월이 지나기 전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금융당국은 소비자가 보험 가입 시 만 나이와 보험 나이를 혼동해 불편을 겪을 수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보험 나이를 만 나이로 일원화하는 방안에 대해서 검토에 들어가 보험 나이 역시 머지않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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